한담객설閑談客說: 브르투스여, 너마저 날?
보스톤코리아  2017-03-06, 11:39:38 
   배신자背信者. 옛적 가수 배호가 부른거다. 낮은 목소리에 잔잔히 흘렀다. 비내리는 명동거리에 어울릴 듯 하다. ‘더벅머리 사나이에 상처를 주고/너혼자 미련없이/돌아서서 가는가/배신자여 배신자여/사랑의 배신자여.’ 배신의 역사가 깊은 곳은 남녀간의 사랑일 수있다. 배신자라는 이름을 가진 분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노래제목이다. 요샌 ‘배신 때린다’고 자주 말하는 모양이다. 

  정치판만큼 배신이 빛을 내는 곳도 없지 싶다. 로마시대이다. 시저가 브루투스의 칼에 찔릴 적이다. ‘브루투스여, 너마저 날?’ 브르투스의 변명이 이어진다. ‘시저보다 로마를 더 사랑했노라’  말言들이 처절하고 칼날처럼 날카롭다. 차라리 연극 대사인 양 하다. 

  두어 해 전이다. 한국 대통령과 여당 원내대표가 의견이 달랐던 모양이다.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 라 했다. 쓴 웃음이 나왔는데, 결국 여당 원내대표는 그 자리를 물러났다. 그 대표도 한때는 대통령측근이라 했다. 대통령도 섭섭했을 테지만, 대통령이 오히려 국민을 향해 ‘배신 때린’것 처럼 보인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가? 역시 정치판에서 배신은 식은 죽 먹기인 모양이다.

  한국 대통령에게 우산까지 받쳐주던 정치인이 있다. 그 정치인은 일찍이 대통령과 갈라섰다. 그녀가 한국을 더 사랑했기 때문에 배신한 것 같지는 않다. 정치적으로 가야하는 길이 달랐던가? 아니면 맺힌게 많아 그런가?  그녀가 이제 세상을 다시 만난 모양 시끄럽다. 그 사람은 친한 친구 글을 빼돌려 제 책인양 썼다는 사람이다. 행동거지가 깔끔해 보이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유난히 배신背信알레르기가 있는듯 싶다. 어려서 부터 지조를 익혔고, 화和보다는 척斥을 우선시 해서 그런가. 아니면 불사이군不事二君 을 귀에 딱지 앉게 들어서 그런가. 조용필의 노래 가사이다. 

‘너를 용서 않으니/내가 괴로워 안 되겠다.
나의 용서는 너를 잊는것/그대를 이제는 내가 보낸다.’ 

  배신은 쉽다. 멋진 배신은 눈물겹다. 그나저나 내가 역겹고 싫어서 안되겠다. 잊어야 겠고 보내야 겠다. 

내 이름을 배반하지 아니하였도다 (요한 계시록 3:8)

1. 이 말은 브루투스의 말이 아니란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플라톤에 대해 했던 말이다. 세익스피어가 인용했단다. 아리스토 텔레스가 질문을 받았다. 플라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플라톤을 사랑한다. 그러나, 진리를 더 사랑한다.’ 역시 수사학의 대가 답다. 
2. 불사이군不事二君: (네이버) 두임금을 섬기지 아니함.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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