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지키는게 무슨 죄라고?'
양미아의 심리치료 현장에서
보스톤코리아  2017-03-06, 11:36:02 
드디어 대통령의 탄핵을 조사하는 특검조사가 끝났다. 조사 과정을 통해 한국에서 난다 긴다하는 '난사람', '든 사람'들을 아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잘 나가던 사람들이 왜  위기 앞에서 하나같이 '두가지'의 말,  "나는 모르는 일입니다."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만 반복했던 걸까? 이 말은 사실, "나는 죄가 없습니다"라는 말을 교묘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여태것 애지 중지 지켜온 '이고(Ego)'를 버린다는 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수가 없다는 듯이 위기의 순간 자신보다 더 철저하게 복종해왔던 '상관'을 아주 당연한 듯 버렸다. 하지만 이 행동은 면밀히 말해서 용기없는 진실을 끝에 보이는 '비겁한 배반'이다. 그들도 사실 상관과 같이 나쁜 짓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이 위기에 몰리자 하나같이 자신의 이고만을 지키려 자신은 그저 '높은 분'이 시켜서 한 일이라고 발뺌을 했다.  물론, 그들의 높은 분들의 그릇된 판단과 행동은 처벌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위기앞에서 그들은 높은 분앞에서 보여준 '충신'의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간신배'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자신의 이고를 지키려 '자기방어(Ego Defence)'한 것이다. 사람의 마음에는 무한대의 감정(Id)과 현실에 대항하는 이고(Ego),  살아가면서 따라야하는 세상 법칙이 (Super Ego) 있다. 가정교육, 종교, 도덕성, 사회가 요구하는 법칙을 말한다. 자아(Ego)는 이 두개의 마음의 구조안에서 갈등한다. '조윤선'의 방어를 살펴보도록 하자. 그녀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사법고시, 23기 사법연수원을 거쳐 그 유명한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콜럼비아 로스쿨, 36세에 정단 대변인, 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대변인, 제 3대 여성부 장관, 청와대 정무수석, 문체부장관등을 걸치며  외모, 실력, 경력 무엇하나 빠지지 않던 성공의 아이콘이었다. 청문회에서 그녀는 자신의 거짓말을 설득력있게 차분하게 방어했다. 그녀가 하는 말 장난에 국회의원들과 많은 시민은 흥분했다.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려는 그녀의 태도에는 부끄러움도 미안함도 없었다. 시종일관 꼿꼿하고, 도도하고, 가끔씩 비웃는 듯한 미소와 한숨마져 지어가며 거짓말을 했다. 적반하장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박근혜 대통령과 닮은 젊이 매우 많다. 첫 번째, 차분한 목소리톤으로 자신도 이해 못하는 말을 자기 생각처럼 기가막히게 이야기를 잘  하는 모습이다. 드러난 대로 최순실이 써 준 국정 연설문을 폼 나게 읽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자기생각이 없이 시키는 대로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하나의 민간인 최순실이 시키는대로 정사를 하다 세상을 뒤집어 놓았다. 청문회 중 조윤선이 시선을 아래로 두고 휴대폰 SNS 메시지를 확인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담겼다. 그녀는 남편인 박성엽 김앤장 변호사와 메세지를 주고받으며 남편이 시키는대로 "보고 받았나" 등 구체적 질문엔 "죄송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제 상황상 더 상세히 보고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미 큰 틀에서 말씀 다 드린 것 같습니다"라고 답변을 했다고 한다. 한 나라의 장관이 위기가 오자 한국 유교의 부창부수(夫唱婦隨)의 미덕을 따라 남편이 주장하는 대로 조신한 아내가 된것이다. 자신이 위기가 오자 자신의 이고를 방어하기위해 자신의 죄는 상관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하면서  갑자기 사회가 요구하는 말 잘듣는 어린아이, 순종하는 아내로 변했다.  위증죄로 감옥에 들어가게되자 김기춘에게 자신의 죄를 뒤집어 씌우며 자신의 죄를 회피했다.  

세 번째로, 조윤선과 박근혜 대통령의 부자유스러운 운기의 얼굴을 말한다. 보톡스를 맞으면 얼굴의 근육을 마비시키므로 자신의 뇌 속의 감정의 회로가 변하여 자연스런 감정을 차단한다는 학설이 있다(Joshua Ian Davis, ect, Emotion, June 2010). 자본주의 시대의 새 흐름 루키즘(Lookism)을 부추기고 있다. 그들은 마치 나이를 거꾸로 먹어가 듯 젊은 회춘의 미소가 있다 하지만 마치 로보트처럼 미소가 획일화되어있어, 그들의 미소는 왠지 부자연스럽고 경직되어 있다. 루키즘이란 우리말로는 외모지상주의·외모차별주의를 말한다. 뉴욕 타임즈의 칼럼니스트인 새파이어(William Safire)가 2000년 8월 인종·성별·종교·이념 등에 이어 새롭게 등장한 차별 요소로 지목하면서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외모(용모)가 개인간의 우열뿐 아니라 인생의 성패까지 좌우한다고 믿어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 또는 그러한 사회 풍조를 말하는 것이다. 이 루키즘은 남에게 보여주면서 오는 자기 도취, 나르시즘 쾌락에 빠지게 한다. 더 젊어지려, 더 예뻐지려 마약의 중독성을 갖게한다. 돈이 있으면 무엇이든 지 할 수 있다는 자본주의의 재력을 자랑하게한다. 나이를 거부하는 '퇴행(Regression)', 자기도취의 나르시스틱 자아방어 인것이다. 

청문회를 통해, 자신의 이고를 지키는 '자기방어(Ego Defence)'가 단단한것이 '튼튼한 자아'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연히 드러났다. 한결같이 세상이 부러워 할 만큼 권력, 재력이 막강한 '간신배'의 무리들이 무너지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모두 기가막히게 말을 잘하고, 스펙도 장난이 아니고, 이것저것 통달한 것이 많은 사람들로서 그동안  자신의 죄를 요리조리 잘 피해나가는 '자기방어'에 철저했다. 세상에서 쉽게 가질 수 없는 것을 많이 갖고 있으므로 자신의 자존심을 지켜왔고 그렇게 이번에도 자신의 위기를 빠져나갈 수 있다고 믿었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 이유가 무얼까? 

그들은 자신의 존재만으로도 사랑받는 경험을 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착하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했고, 말 잘듣지 않으면 외면 당했고, 성공하지 않으면 무시당했고, 그러면서 돈과 권력이 그들이 사랑을 느끼는 유일한 수단이 되었다. 그러면서 세상이 요구하는 일을 아주 잘 하게되었다. 그 결과,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보다 자신보다 잘난 사람, 높은 사람에게 인정받는 일, 관심받는 일에 집착하며 '자기방어'를 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한국에서 제일 높은 분이 자신의 존재만으로도 자신이 너무 훌륭하게 하는 자존감이 아닌 자기방어에 집착하는 자존심을 지키며 살아왔다는 이 부끄러운 진실을 보았다. 자존감이 아닌 자신의 자존심만을 지키려 하다보니 그분은 옳은 말을 해주는 충신보다 감언이설을 하는 간신을 선호하게 되었다. 이 교훈을 통해 나의 존재만으로도 너무 훌륭하다고 나를 보듬어주는 너의 존재만으로도 너무 훌륭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푸근한 세상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우리 아이들의 실수와 실패를 질책보다 먼저 보듬어주고, 어른인 우리 자신의 실패도 너그럽게 받아준다면 우리의 존재 만으로도 너무나 훌륭하다 인정해주는 공평하고 진실한 세상이 더 가까이 다가오지 않을까?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Private Practice: 1330 Beacon St. Brookline, MA 02446
37 Fruit St. Worcester, MA 01609,
508-728-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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