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 개 같은 소리? |
보스톤코리아 2011-06-13, 16:24:15 |
편 / 집 / 국 / 에 / 서 :
똑똑해지려면 착해져라. 극심한 경쟁으로 영민함을 중요시하는 한국사회에서는 이해가 안되는 소리일 것이다. 경쟁시대에서는 살아남는 자가 아름다움이요 미덕이었다. 그렇게 달려온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인정받는 국가중의 하나의 대열에 섰으니 그럴 만도 하다. 착함보다는 나쁜 남자의 미덕이 우리사회에서 매력으로 자리했다. ‘나쁜 남자’가 매력적인 이 세상에서 모두들 착하게 키우기 보다는 똑똑하게 키우는 데 마음이 간다. ‘그게 어디 착한 것이냐 바보스러운 것이다’라는 말이 있듯 착함은 한국사회에서 바보스러움과 동격으로 위치해 버렸다. 최근 한 연구 결과 개가 여러 가지 면에서 침팬지보다 똑똑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왠 ‘개 같은 소리냐’고 반문할 지 모른다. 듀크 대학의 과학자 브라이언 해어 박사가 발표한 새로운 이론에 따르면 그렇다. 그가 이 같은 이론을 착안하게 된 것은 침팬지 지능의 한계를 논의 하면서이다. 침팬지는 지능이 인간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인간이 원하는 단순한 가리킴 등의 기본적인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를 보여왔다. 어린 아이들은 손가락이 가리키는 것을 쫓아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한다. 이 같은 인지단계는 엄청난 인지적 도약이 필요하다. 왜냐면 자신과 또 다른 동물이 존재한다는 인지능력과 다른 동물이 내가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 또한 그 대상은 나와 소통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하기 때문이다. 해어 박사는 문득 개라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으며, 개들은 해어 박사가 가리키는 것을 쉽게 인지해 시험에 통과했다. 이후 개들은 많은 경우 침팬지보다 똑똑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예를 들면 두 사람 중 한 사람의 눈을 가리고 어떤 사람에게 음식을 요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개는 쉽게 눈을 뜬 사람을 찾는 등 질문을 이해했다. 해어 박사는 어디서 이런 능력이 오는지 궁금해졌다. 그는 곧 1959년 시베리아 드미트리 벨리에프의 실험에서 이를 깨달을 수 있었다. 드미트리는 여우를 잡아 2개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거의 야생상태로, 다른 한 그룹은 애정을 갖고 키웠다. 애정으로 키운 여우 중 인간에 대한 두려움이 없이 접근하는 착한 여우가 결국은 가축으로 남았다. 해어박사는 2003년 시베리아를 방문해 야생적으로 키운 여우에게 가리키는 실험을 했으나 실패했고 착한 여우들에게 실험해 성공했다. 결국 여우들도 침팬지의 이해력을 뛰어 넘은 것이다. 해어 박사는 수천년을 거치며 늑대 중에 두려움이 없고 착한 늑대가 많은 음식을 얻어 먹으면서 결국 개가 된 것으로 결론지었다. 해어박사와 벨리에프의 실험에서 정말 중요한 점은 선택의 과정이 지능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바로 착함을 바탕으로 했다는 것이다. 착해진 이후 지능도 자연적으로 발전된 것이다. 실제적 지능에서 뛰어난 침팬지는 폭발적인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 소통을 통한 협력이 거의 불가능하다. 인간의 지적능력은 새로운 지식의 누적이라고 기술되지만 인간이 서로를 참아주는 등 감정을 제어하는 능력 없이 이룰 수 없었던 것이라고 해어 박사는 보고 있다. 친철하고 참을성 있었을 때 인간은 서로 협력했고 이는 결국 언어, 도구 그리고 마침내 문명사회를 이룰 수 있었다. 최근 스티브 잡스는6일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세계개발자대회(WWDC)를 개최하고 '아이클라우드'를 전격 발표했다. 아이클라우드란 아이폰 등으로 찍은 사진 등 콘텐츠들이 데이터 센터에 자동으로 저장되고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 운영체제를 탑재한 기계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클라우드는 애플이 처음 꺼내 든 기술이 아니다. 그럼에도 애플은 먼저 출발한 경쟁자들을 추월해 새로운 사업세계를 창출한다. 아이팟을 출시할 때 이미MP3플레이어가 없었던 것이 아니었다. MP3플레이어를 통해 소니의 워크맨을 대체하는데 주력을 기울였던 우리나라 업체와는 달리 애플은 아이튠스를 통해 불법복제에 고민하던 음반사들의 시름을 덜어줬다. 또한 소비자들도 음악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음반사는 반대급부로 수익을 보장 받았다. 우리나라 전자회사들은 최고의 기기를 생산하면서도 외부개발자나 파트너 그리고 주변 환경들과의 협력에는 서툴다. 경쟁사를 주시하며 앞만 보고 달려온 경영자들은 성적표가 중요하지 협력과 상생 소비자가 중요하지 않았다. 친절하게 참아주는 것은 미덕이 아니니 어쩔 수 없다. 침팬지와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에서 쫓겨나는 등 혼란의 시기를 거치며 다른 산업에 대한 관심과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착한 개가 인간과 소통하며 지능을 개발하듯 다른 산업에 대한 배려와 소비자에 대한 배려로 소통하며 시장을 개발하고 새로운 시장체계를 만들어 온 것이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해주는 착함이 어느 순간 소통이란 인지적 도약을 만들고 아주 중요한 지적 능력을 배양케 한다.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 고민이 순식간에 해결된다. 경쟁에서 잘하기 보다는 친근감이 있는 착한 아이로 키우면 결국 똑똑함에 따라오게 된다. 물론 지금도 똑똑한 침팬지들은 이렇게 반문할지 모른다. 왠 개소리냐구. 장명술 l 보스톤코리아 편집장 [email protected]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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