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와 미국의 교차로에서(31) : 일본의 대지진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심정(3) |
보스톤코리아 2011-06-13, 14:39:35 |
니가타에서 두번째 겪은 지진
2004년에 니가타에서 큰 지진으로 고생했는데 3년 후인 2007년에 니가타의 중부지방에 또 한번 큰 지진이 발생했다. 2007년 7월16일 오전에 내가 살고 있던 니가타현의 나가오카(長岡)에서 집밖에 나가서 운동을 하는데 불시에 땅이 세차게 흔들리면서 전선대가 기울어졌다. 가까운 곳의 유리병공장에 쌓아놓은 유리병들이 와르르하면서 깨지는 소리가 들려 처음에는 그 공장에서 사고가 생겼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땅이 계속 흔들리기에 아, 지진이구나하고 판단됐다. 생각밖으로 이번에는 내가 거주하는 나가오카가 지진의 중심지가 아니고 내가 근무하는 대학교가 있는 기사와자키(柏崎)가 진원지가 됐다. 그날은 공휴일이어서 대학교가 휴식을 했는데 이튿날에 대학교에 나가려는데 나가오카에서 가시와자키에 이르는 철로, 고속도로가 다 파괴되어 통과할 수가 없었다. 나가오카에 거주하는 대학동료의 자가용차로 평소 차들이 잘 안다니는 산길을 통하여 겨우 대학교에 나갔다. 그러나 그런 산길을 통하기도 위험했다. 지진때문에 산도 뒤흔들렸기에 산사태가 발생하기 쉬웠다. 대학교는 정전이 되어 건물마다 컴컴해지고 수도도 끊기어 물을 쓸 수가 없었다. 7월중순 한 여름철에 대학교 직원들이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는 건물안에서 줄땀을 흘리면서 대학교내 안전체크를 하고 있었다. 마침 지진이 발생한 날이 일본의 공휴일이었기에 대학교내의 인명피해는 없었고 건물이 여러 곳이 파괴되었다. 대학교의 나의 연구실에 들어서니 책장과 문서궤가 여지없이 무너져내려 책과 자료들이 연구실에 어지럽게 널려져 있었다. 지진이 발생한 당시 내가 연구실에 있었더라면 아마 크게 상했을 것이다. 그 지진으로하여 니가타현의 중부지역에서 15명이 사망하고 건물 수천채가 붕괴되거나 손상을 입었다. 지진의 중심지에서는 전기, 수도, 가스가 일주일 넘게 끊겨버려 무더운 날에 대단히 불편한 생활을 했다. 내가 있는 대학교 가까이에 도쿄전력회사의 원자력발전소가 있었는데 거기서 화재가 발생하고 소량의 방사능이 유출되어 일부 원자로가 지금도 정지된 상태이다. 고속도로, 철도가 한번 크게 파괴를 당하니 그것이 제대로 복구되기까지 적지않은 시간이 걸렸다. 니가타현 중부지역에서 2007년의 지진피해를 복구하는데 수년의 시간이 걸렸다. 2004년 지진, 2007년 지진에서 집을 잃은 사람들은 공원이나 주차장에 설치한 임시주택에서 몇년씩 힘든 생활을 해 왔다. 두차려 니가타에서 지진피해를 직접겪어보니 이런 긴급상황에서 일본인들이 비교적 차분하게 행동하고 물건사재기 같은 소동이 쉽게 안 일어나는 사실도 확인했다. 일본에서는 자연재해가 많이 일어나기에 집집마다 비상식품이나 도구들을 준비해두고 있어 제일 어려운 초기대응을 하기 쉬운 편이다. 2007년 지진때는 내가 근무하는 대학교 교수들의 연구실의 책장이나 문서궤가 많이 무너져내렸는데 누가 하나 원성이 없이, 또 누구의 도움도 청하기 않고 다 자기 책과 문서들을 재정리했다. 김광림 Professor, Niigata Sangyo University Visiting Scholar, Fairbank Center for Chinese Studies, Harvard Univesity E-mail:[email protected]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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