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헨더슨 CEO 돌연 사퇴
보스톤코리아  2009-12-07, 09:04:58 
새 CEO를 선임할 때까지 당분간 GM을 이끌게 될 에드워드 휘태커 주니어 GM 회장.
새 CEO를 선임할 때까지 당분간 GM을 이끌게 될 에드워드 휘태커 주니어 GM 회장.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 정성일 기자 = GM의 프리츠 헨더슨 CEO가 취임 8개월 만에 돌연 사임했다. 헨더슨의 사임은 GM의 변화를 위해 그가 충분한 일을 해내지 못했다는 GM 이사회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헨더슨의 사임에 따라 지난 6월 미 재무부가 임명한 에드워드 휘태커 주니어 GM 회장이 새 CEO 임명 전까지 CEO 업무를 임시로 맡게 됐다.

휘태커 회장은 지난 1일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이사회 회의에 참석한 뒤,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운 CEO를 즉각적으로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취임한 헨더슨은 임기 중인 지난 6월1일 GM의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그러나 한 달 여 뒤인 7월10일 GM은 연방정부로부터 500억 달러 구제 금융 자금을 지원 받아 파산 보호에서 벗어났다. 이어 미국과 캐나다 정부로부터 330억 달러를 지원받고, 연방 정부의 구제 금융 자금 가운데 67억 달러를 조기 상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휘태커 회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헨더슨은 도전의 시기를 거치는 동안 회사를 이끌며 주목할 만한 일을 해왔고, 지난 수개월 동안 추진력이 만들어졌다”면서도 “그러나 GM이사회는 앞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 모두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휘태커 회장은 이날 갑작스런 헨더슨의 사임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았다.

헨더슨의 사임은 업계에서도 뜻밖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헨더슨이 그동안 GM의 파산 보호 신청과 구조 조정 작업 등을 도맡으며 어느 정도 회생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아직 구조 조정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사회의 전격 결정 뒤에 GM 지분 61%를 소유한 대주주인 미 재무부의 압력이 있었지 않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지만, 재무부 측은 “GM의 CEO 교체 결정을 사전 통보 받기는 했지만 사임 결정 과정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GM 안팎에서는 헨더슨 CEO의 구조 조정 방식에 불만을 품은 이사회가 그의 사임을 주도적으로 결정했다는 분석이 많다. 휘태커 회장을 비롯한 이사회 측은 GM이 새로운 회사로 변신하기를 바라지만, 내부에서 승진한 헨더슨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와 함께 헨더슨이 주도한 새턴, 유럽 오펠, 사브 등 GM 브랜드 매각 협상이 줄줄이 무산된 점도 이사회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 오펠을 매각하려는 헨더슨의 구조 조정 계획이 이사회에 의해 최종 단계에서 좌절되는 등 갈등이 계속되면서 결국 물러나게 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휘태커 회장은 매출을 희생하면서까지 수익을 늘리려는 헨더슨의 태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해 왔다. 휘태커 회장은 이미 지난 여름부터 헨더슨의 정책에 반발하며 매출 증대와 시장 점유율 개선이 최우선 목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휘태커 회장은 지난 8월부터 공공연하게 헨더슨이 이끄는 경영진에게 미국 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지난 11월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줄어들자 강하게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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