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힘들다면 배상문 이야기를 들어보라”
보스톤코리아  2015-09-03, 22:06:29 
편/집/국/에/서/

한국은 미국을 위대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나라가 됐다. 군입대를 앞둔 프로골퍼 배상문이 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주연 배우다. 뉴욕 포스트의 칼럼니스트 마크 캐니자로(MARK CANNIZZARO)는 칼럼에서 그렇게 적었다. 그는 삶이 힘든 미국인들은 배상문을 보며 위로를 받으라고 충고했다. 또한 배상문을 통해서 미국이 위대한 나라인 것이 증명됐다고 그는 믿고 있다. 

올해 29세인 배상문이 프로 절정기에 한국의 군대에 2년간 의무 복무 해야 하는 현실이 미국 칼럼니스트에게는 결코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단순하게 소득을 계산하는 산수로 미국의 위대함 논거했다. 배상문은 PGA투어 올 시즌들어 한 차례 우승을 포함 $2,110,462 상금(바클레이 상금 제외)을 획득했다. 지난 2011년 미국 PGA에 진출한 이래 총 $5,746,516의 소득을 올렸다. 이런 선수가 한국의 군대에 입대하면 2년동안 총 $3,320을 받게 된다. 

마크가 미국이 위대하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이유는 현재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선두주자인 도날드 트럼프 때문이다. 트럼프는 온갖 막말에도 불구하고 미국내 보수의 열정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의 대선 유세 행보는 거침이 없다. 지난 주 막을 내린 바클레이 클래식 골프토터먼트 마지막 날에 참가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들고 홍보했다. 

마크는 트럼프가 적어도 이날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배상문의 경우 미국이 잠시라도 위대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는지 이해시키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는 미국이 위대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에게 배상문을 소개하고 싶단다. 

한국의 병역법으로 인해 배상문은 골프 인생에 있어 가장 황금기에 군에 입대해야 하며 입대를 앞두고 아주 제한된 시간을 통해 PGA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 7월 대구지법은 배상문의 행정소송을 각하하고 군입대를 결정했다. 골프프로인 그는 골프채 대신 총을 잡아야 한다. 

미국은 배상문이 가장 사랑하는 골프를 할 수 있게 하는 나라였다. 그러나 그의 조국은 PGA 절정기를 보내고 있는 배상문이 사랑하는 모든 것을 앗아갈 예정이라는게 마크의 견해다. 배상문은 삶이 고단한 미국인들에게 위안을 주며 한국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어 버렸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한국의 병역법과 국민정서법이다. 과거 유승준으로 인해 촉발된 국민정서법은 연예인 및 스포츠 스타들의 병역 기피를 절대 용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법원도 국민의 눈치를 보며 여론에 따라 법을 집행하고 있다. 국민 정서법 밑바탕에 깔린 의식은 ‘내가 고생했으니 너도 반드시’라는 일괄적인 고생 부담의 원칙이다. 또 그것이 평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분단 국가인 한국의 모든 남성은 국방의무를 져야한다. 그리고 법 적용은 공평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그러나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공평한 것인지는 고민해야 한다. 

벼락맞을 확률보다 더 희박한 확률이 PGA 투어에서 우승하는 일일 것이다. 그것을 해낸 선수가 배상문이다. 한국은 최고 절정기를 맞고 있는 PGA 프로 선수 한 명을 총을 잡게 하고 있다. 얼마나 비효율적인 법 적용인가. 

한국이 외환위기로 많은 사람이 실직했었던 IMF 위기 시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박세리의 LPGA 활약을 보며 위로를 받았던가. 비록 배상문의 그것이 당시의 박세리의 독보적이었던 활약보다 적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좋은 플레이를 보며 얼마나 많은 한국의 4포, 7포 세대의 젊은이들은 희망을 갖고 위로를 얻게 될 것인지 생각해보자. 배상문이 군복무를 하는 것보다 PGA에서 활약을 펼쳐주는 것이 훨씬 더 많은 한국인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다. 또한 얼마나 많은 미국의 한인들과 2,3세들이 자랑스러워 하겠는가. 배상문도, 국민도, 외화를 벌어들이는 국가도 모두 이기는 윈윈 전략이다. 

배상문을 군에 복무하게 하는 것은 국민 정서법을 충족시킬지 몰라도 결코 한국의 젊은이들과 한국인들에게 위로가 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군대에 입대하고 나면 금방 그의 존재를 잊어 버릴 것이다. 29세인 배상문은 2년 군대 생활, 그리고 PGA 자격 시험 통과 등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훌쩍 전성기를 넘긴 33대 중반의 나이로 들어서게 된다. 

군에 입대하는 배상문은 삶이 곤궁한 미국인들에게 ‘적어도 그보다 나쁘지 않다’라는 위로를 주는 골퍼로서 남을 뿐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미국을 위대하게 보이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결코 고마워하지 않을 것이다. 결코 한국인의 기분도 나아지지 않는다. 안보가 강화된 것도 아니다. 무엇을 위한 입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골프 선수는 골프를 하고 군인은 자신의 일에 자긍심을 갖게 하는 것이 이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장명술  l  보스톤코리아 편집장 editor@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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