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그리고 또 다른 만남
보스톤코리아  2006-06-11, 00:03:46 
나고 헤어짐은 우리의 삶 가운데 가장 행복하면서 어쩌면 제일 가슴아픔일지도 모른다. 한 가정에서 사랑하는 부모로부터 태어나는 새 생명을 생각하면 더 없는 축복이고 감사이고 기쁨이다. 또한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펴주고 곁에서 사랑을 베풀어주시던 부모님을 보내는 아픔을 생각하면 가슴이 메어오는 슬픔이기도 하다. 어디 이뿐일까.

엊그제는 딸아이와 가깝게 지내던 교회의 친구가 졸업을 하기에 고등학교 졸업식(high school graduation)을 다녀왔다. 약 470여 명의 졸업자들과 학교 선생님들 그리고 가족과 친지들이 모인 가운데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축하의 장이 마련되었다. 서로가 즐겁고 행복한 모습들로 졸업식장은 떠들썩했다. 그리고 식순에 따라 행사가 시작되고 정들었던 선생님들과 친구들과 헤어져야 하는 아쉬움과 슬픔이 함께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오래 전 우리가 졸업을 하던 20여 년 전에는 '작별'이라는 노래를 불렀다."(1)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작별이란 웬 말인가 가야만 하는가/어디간 들 잊으리요 두터운 우리 정/다시 만날 그 날 위해 노래를 부르자 (2)잘 가시오 잘 있으오 서로 손목 잡고/석별의 정 잊지 못해 눈물도 흘리네/이 자리를 이 마음을 길이 간직하고/다시 만날 그 날 위해 노래를 부르자" 이 노래의 끝을 마무리해야 할 때쯤이면 서로의 얼굴에는 눈물이 고였었다. 정말 영영 만나지 못할 사람들처럼, 그때는 그랬었다. 자주 만나기도 한 친구들도 많지만, 정말 그 노래 이후 영영 지금까지 만나지 못하고 지내는 친구들도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기 마련이라는 뜻의 회자정리(會者定離)의 귀한 옛 글이 있다. 졸업식장을 다녀오면서 많은 생각들을 갖게 했다. 지난 동안의 내 자신의 어릴 적 기억들과 지금까지 살아왔던 날들 그리고 또 살아가야 할 날들에 대해서 얼마만큼의 인연들과 함께 했을까. 또한 그 만남의 인연 속에서 지금까지 곁에 있는 인연들은 얼마나 될까.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깊은 명상을 하는 듯 차분해 옴을 느껴본다. 가끔씩 자신에게 물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아이들이 자라며 유아원,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그리고 사회로의 첫 발걸음마다 남는 졸업과 함께 하는 새로운 진학이 있게 마련이다.

늘 우리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늘 동전의 양면처럼 늘 안과 밖이 함께 있기 마련이다. 햇살이 있어 그림자가 있듯이 말이다. 기쁨과 슬픔, 환희와 고통, 만남과 이별, 행복과 불행 등 우리의 생활 가운데서 늘 함께 하는 단어들이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삶 속에서 대나무의 마디처럼 단단한 마디가 되어 앞으로의 힘(에너지)을 모아준다는 생각을 한다. 살면서 어려움이나 고통, 불행이 꼭, 나쁜 것만이 아님을 마음으로 만날 수 있다면 더 없는 큰 축복의 준비임을 깨닫는 때가 있었다. 바로 삶의 마디가 되어 큰 힘이 되어준다는 것을 말이다.

사람이든 일이든 살면서 만나는 그 어떤 관계에 있어서 우리에게는 이렇듯 새로운 만남을 만들기도 하고 또한 헤어져야 하는 아쉬움과 슬픔을 주기도 한다. 늘 안정적인 것을, 편안한 것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새로운 곳에 대한 설레임도 있지만 그 속에는 두려움이 함께 자리하기 때문일 게다. 아이들이 졸업을 하고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그러하듯이 우리의 삶 가운데도 많은 일들이 이처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會者定離(회자정리)의 때,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기 마련이라는 귀한 글귀 속에는 우리의 삶의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 우리는 무한하지 않은 존재임을, 유한적인 존재임을 깨닫고 순리에 역행하지 않는 하루의 삶을 살기를 또 마음으로 묵상해 보는 시간이리라...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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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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