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궁합(宮合)
보스톤코리아  2007-01-14, 00:56:36 
신년을 맞는 이맘때가 되면 한국의 웹 지면에서는 「토정비결(土亭秘訣)」이나 「궁합(宮合)」의 홍수를 만난다" "그 옛날에는 궁합(宮合)은 혼인을 앞둔 양가집에서 신랑과 신부의 출생 생년월일시를 보아서 길흉을 점치는 혼인의례였으며, 신랑집에서 사주를 보내면, 신부집에서는 신부의 부모나 친척이 신랑의 사주를 펼쳐본 후 신랑의 앞날을 점쳐 보기도 했던 것이다" 헌데, 요즘은 시대가 많이 변해서일까. 궁합(宮合)이라는 말을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쉬이 주고받는 말이 되었다. 생년월일(띠별)의 궁합뿐만 아니라, 별자리 궁합, 혈액형 궁합까지 쉬이 만날 수 있는 오늘을 만나는 것이다. 굳이 크리스천이라고 해서 보지 말아야겠다고 작정을 하면 모를까 말이다.

가끔 옛 어른들이 가까이 했던 전통이나 문화에 관심을 가질 때면 '궁합(宮合)'이란 것에 깊은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궁합(宮合)이라는 것을 꼭 '혼인'에 관해서 만이 아닌 다른 '인간관계'로 풀이를 하고 싶은 것이다. 예를 들면, '지면이니 메스컴'등을 통해서 발표되는 여러 가지 건강에 관한 좋은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유난히 '커피'를 즐기는 필자로서는 '커피'가 몸에 좋다, 나쁘다라는 것 외에 그저 좋아서 놓지 못하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필요로 하기에 끌리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샌가, 어느 곳의 발표에 의해 '커피가 몸에 좋은 이유'가 가득 실린다. 또 어느 날은 '커피가 몸에 해로운 이유'가 실리는 것이다. "어디에 마음을 맞출까?" 생각을 하다가 혼자서 결론을 내린다. "그래, 바로 이거야! 처음 만난 사람도 그 사람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지만, 마음이 유난히 끌리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주는 것 없이 정이 안가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 것이다" 이런 것처럼, 몸에서 당기는 것이 내 몸에 필요하다는 생각 말이다. 조금은 낙후된 생각일 테지만...

아무렴 어떠랴, 어차피 모두가 자기의 몫의 분량대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리란 생각이다. 하늘이 주신대로 제 색깔과 모양 그리고 제 소리를 내며 살 수 있다면 이처럼 행복한 일이 세상에 또 있을까. 낙천지명(樂天知命)의 삶을 살 수 있다면 축복 받은 삶인 것이리라. 오늘도 소망하는 마음으로 있다. 이렇게 살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를 올리는 것이다. 인명은 재천(人命在天)이라고 믿고 살기에 그 어느 것 하나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며, 내 마음대로 살 수 있을까. 다만 내게 다가온 인연들을 잘 맞이하고 귀히 여길 수 있는 마음이길 소원하는 것이다. 진정 살면서 만나는 모든 것(사람이든, 일이든 그 어떤 관계)들과 조화(하모니)를 잘 이룰 수 있는 일이 곧 나를 살리는 길임을 깨닫는 날이다. 아마도 그 조화(하모니)가 '21세기의 궁합(宮合)'이라는 생각이다. 바람처럼, 물처럼, 구름처럼 빨리 흘러가는 현대 디지털 시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서로의 '감각(sensation)'을 얼마만큼 빨리, 깊이 느낄 수 있는가?"에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하기에 궁합(宮合)은 서로를 위해서 필요한 나눔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손자병법 중에 "知彼知己(지피지기)면 百戰百勝(백전백승):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백 번 모두 이길 수 있다 라는 말"이 있다. 때로는 상대방을 전혀 모르고 어떤 일을 시작하는 것보다는 나와 성격이나 그 외의 많은 것들이 잘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를 생각한다면 아마도 실수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왕이면 상대방과 내가 마음이 잘 맞으면 계획했던 사업 구상이나, 그 어떤 공동체의 모임 안에서도 서로간의 맞는 마음으로 쉬이 성사시킬 수 있지 않을까. 이왕이면 궁합(宮合)이 잘 맞는 상대라면 '결혼의 생활'이나 '사회 생활'이나 그 '어떤 관계'에서도 서로에게 큰 꿈과 용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초록은 동색'이라는 속담처럼 '끼리끼리의 만남'과는 구분이 지어져야 할 것이다. 통한다는 것은 서로에게 배려할 수 있는 공간을 줄 수 있기에 더욱 더 활력을 줄 수 있는 것이리라. 21세기를 향해 걸어가는 우리들에게는 이렇듯 궁합(宮合)이 잘 맞는 것을 찾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무작정 달려드는 어리석음보다는 지혜롭게 기다릴 줄 아는 현명한 사람 말이다.

세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교육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무작정 부모가 원하는 공부를 하길 바라기보다는 그 아이에게 무슨 장점이 있으며 단점이 있는가를 파악하는 일이 우선 인 것이다. 그 아이에게 제일 적합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는 일이 바로 부모의 역할이란 생각을 해본다. 일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또한 해보기도 한다. "잘하는 일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면 능률은 곱이 될 것이다" 하지만, 어찌 하고 싶은 일들을 골라할 수 있을까. 다만, 아이들에게는 그런 기회를 마련해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인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앞으로 열심히 달려가는 일도 중요하지만,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달려갈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새로운 깨달음을 요즘 느끼고 있는 것이다. 내 가정에서 내 남편과, 아내와의 좋은 궁합(宮合)을 위해 노력하는 일이 우선 순위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과 그 외 가족들과의 궁합(宮合)을 위해서도 그리고 사회 속에서 만나는 여러 관계들에서의 궁합(宮合)을 위해 잠시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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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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