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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에서 생활용품까지… 아시안 업체들이 보스턴 상권 바꾼다

보스턴글로브, 아시안 사업체들 다운타운 잇단 개점

K팝에 익숙하고 소셜미디어 세대가 이끄는 주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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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스톤 작성일 26-07-3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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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퀸지의 H마트 개장일에 고객들이 몰려들어 쇼핑을 하고 있다. H마트는 이후에도 브루클라인점과 데이비스스퀘어점을 추가로 오픈했으며 이제는 6호점 개장을 앞두고 있다
2022년 8월 퀸지의 H마트 개장일에 고객들이 몰려들어 쇼핑을 하고 있다. H마트는 이후에도 브루클라인점과 데이비스스퀘어점을 추가로 오픈했으며 이제는 6호점 개장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과 이민자, 일부 애호가에게만 통하던 아시안 상품과 식품이 이제 주류로 올라서며 보스턴 상권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보스턴글로브가 28일 소개했다.


포에버21이 문을 닫은 뒤 5년간 비어 있던 다운타운 크로싱의 대형 점포에 올봄 테소 라이프(Teso Life)가 들어섰다.  테소는 한국 화장품부터 과자까지 파는 2층짜리 아시아 라이프스타일 마켓이다. 


바로 인근에는 일본 의류 대기업 유니클로가 20년간 비어 있던 자리에 들어서, 개점 당일 다이코 북 공연과 함께 인파를 끌어모았다. 뉴베리 스트리트에서는 미니멀한 일본 생활용품 브랜드 무지를 둘러보고, 모어펀(MoreFun)에서 장난감을 구경하고, 메모리샵(Memory Shop)에 들러 한국식 포토부스를 체험할 수 있다. 팝업에서 카페로 자리를 잡은 바이채(byChae)에서는 곧 말차 라테도 마실 수 있게 된다.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새로 진입한 업체들은 빈 점포를 되살리려는 건물주들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았다. 아시안 업체들은 소셜미디어와 애니메이션, K팝, 세계 각국 음식을 접하며 자란 젊은 세대라는 열성적인 소비층을 대상으로 한다. 


노스이스턴대 마케팅 교수 에이미 페이는 소셜미디어 덕분에 세계적 유행이 훨씬 빠르게 이동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친구를 통해서나 해외여행 중에 한국 스킨케어를 처음 접했다면, 이제는 인플루언서의 스킨케어 루틴 영상과 제품 리뷰, 하우스 투어를 통해 먼저 알게 된다. 매장이 문을 열 무렵에는 이미 수요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소비자들의 관심은 음식에서 패션과 예술, 뷰티 등으로 확장됐다. 건물주와 부동산 중개인들은 이를 기회로 본다.


뉴턴에 본사를 둔 블랙라인 리테일 그룹의 파트너 세라 테일러는 "전반적으로 리테일 시장이 새로운 콘셉트에 굶주려 있다. 그래서 이런 신규 업체들의 진입을 모두가 반긴다"고 말했다. 그는 테소 라이프가 다운타운에 10년 임대 계약을 맺는 과정을 중개했다.


수요는 보스턴에 국한되지 않는다. 리서치 투자은행 자문사 BDA 파트너스에 따르면 미국 내 아시아 식품 시장만 현재 370억 달러 규모로, 식품 산업 전체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31년에는 51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보스턴글로브는 H마트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2014년 보스턴 지역 1호점을 연 뒤 20억 달러 규모 기업으로 성장한 H마트는 현재 벌링턴에서 퀸지까지 이 지역에 다섯 개 슈퍼마켓을 운영한다. H마켓은 이미 메드포드에6호점을 준비 중에 있다. 


하시마켓 같은 신규 업체는 올해 케임브리지와 브루클라인으로 확장 중이며, 고추기름 소스(Chili Crisp)와 김 스낵, 김치처럼 한때 특수 품목으로 여겨지던 제품들은 일상적인 필수품이 됐다.


베트남, 태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 음식에 대한 보스턴의 수용은 동네 식당부터 미쉐린 등재 레스토랑까지 걸쳐 있고, 퀸시와 케임브리지, '리틀 사이공'으로도 불리는 도체스터 필즈코너 일대의 상권을 바꿔 놓았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보스턴글로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쉐린 가이드에 오른 보스턴 지역 식당 26곳 중 10곳이 아시아풍 음식을 내거나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팝업 마켓 마음마켓(MAUM Market)의 아놀드 변 공동창업자가 보스턴이 마음마켓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확신한 이유도 이렇게 커진 아시아 음식 수요에 있었다. 마음마켓은 팬데믹 직후인 2022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해 뉴욕으로 넓혀 왔고, 그는 당시 아시아계 사업체들이 곳곳에서 솟아나는 것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 보스턴 첫 팝업에는 불과 몇 시간 만에 6천 명가량이 몰렸다. 최근 일요일 시포트에서 열린 두 번째 연례 마켓에는 지역 판매자 45곳이 참여해 게이밍 액세서리, 주얼리, 예술품, 애니메이션 캐릭터 인형, 도자기 등을 선보였다. 호응에 힘입어 이 회사는 보스턴에서 사업을 확대해 2027년에는 팝업 세 차례를 열 계획이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맞먹는 규모다.


노스이스턴대의 페이 교수는 일부 소비자가 한국과 일본 제품을 품질과 혁신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며, 그것이 소셜미디어의 일시적 유행을 넘어 수요가 지속되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제품이 좋지 않았다면 이렇게 오래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소 라이프의 총괄매니저 사이 곽은 그 결과 목표 고객층이 자연스럽게 넓어졌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이 문화를 궁금해한다. 우리는 그것을 지역사회로 가져와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구 구조 변화도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매사추세츠에서 아시아계로 응답한 주민은 30만 7천 명에서 50만 4천 명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렉싱턴처럼 소득 수준이 높은 교외 지역으로도 이동하고 있는데, 렉싱턴은 아시아계 미국인이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보스턴의 유학생 가운데 아시아 출신 비중도 크다. 글로벌 데이터 기업 닐슨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아시아계 미국인은 약 1조 4천억 달러의 구매력을 지닌,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소비자 집단 중 하나다.


이런 성장은 아시아 제품을 파는 사업체의 고객 기반을 넓혔지만, 정작 매장들이 끌어들이는 손님은 아시아계 이민자와 아시아계 미국인 공동체를 훨씬 넘어선다.


보스턴글로브는 아시안제품의 콘셉트의 공통점은 손님에게 물건을 사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하게 만든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메모리샵에서는 실제 촬영 시간이 3분도 안 되지만, 방문객은 20~30분간 포즈를 잡고 인화한 사진을 꾸미며 시간을 보낸다. 역시 뉴베리 스트리트에 있는 애니메 자카에서는 기묘한 미니어처나 애니메이션 피규어 같은 상품이 무작위로 나오는 가챠 기계가 줄지어 있어 손님을 오래 머물게 한다.


변 공동창업자는 보스턴글로브에 오랫동안 보스턴이 이런 콘셉트들에게 뒷전이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창업자든 전국 체인이든 보스턴을 투자할 만한 도시로 본다는 것이다.


"늘 LA와 뉴욕 이야기만 들렸다. 그게 전부였다"고 그는 말했다. "이제는 사람들이 뉴욕 훨씬 바깥까지 내다본다." 그러면서 그는 덧붙였다. "우리로서는 보스턴에 더 크게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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