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개혁안 논의 가능성 열려
보스톤코리아  2010-05-01, 14:57:56 
기자 회견에서 금융 개혁안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는 크리스 도드 상원 금융 위원장.
기자 회견에서 금융 개혁안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는 크리스 도드 상원 금융 위원장.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정성일 기자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에 이어 추진하고 있는 금융 개혁 법안에 대한 의회 심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민주당이 제출한 금융 개혁안의 상원 본회의 상정을 사흘 연속 저지했던 공화당이 28일부터 저지 방침을 철회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협상을 벌여온 상원 금융 위원회 소속 공화당 리처드 셸비 의원은 이날 민주당의 크리스 도드 상원 금융 위원장과 공동 기자 회견을 갖고 “공화당이 제기해 온 구제 금융 영구화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쪽으로 법안을 수정하겠다는 민주당의 약속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크리스 도드 금융 위원장도 “공화당이 금융 개혁안에 대한 일방적인 반대를 철회하고 상원에서의 심의 절차를 진전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 대표는 민주당과의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음을 확인하면서 “납세자들의 구제 금융을 끝내기 위한 수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고 상원 본회의에서 논의를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공화당의 이 같은 방향 선회는 최근 사기 혐의로 골드만 삭스가 피소된 뒤 월스트리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와 ABC방송이 22~25일 미국의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여론 조사 결과 응답자의 65%가 금융 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금융 개혁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서도 공화당(35%)보다 오바마 대통령(52%)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훨씬 높았다.

이 같은 여론 분위기 속에 공화당도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무조건 반대만을 할 수는 없는 입장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이 법안 상정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환영 입장을 표시하면서 “이제야 금융 개혁을 위한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28일 실시된 금융 개혁 법안 상정을 위한 상원의 사흘째 표결은 찬성 56표, 반대 42표로 종료돼 법안 상정에 필요한 찬성 60표를 확보하는데 또 다시 실패했다.

공화당은 소속 의원이 전원 반대표를 던졌으며, 민주당에서는 벤 넬슨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넬슨 의원은 지역구의 이익을 위한 투표로, 그는 자신의 지역구인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 본부를 두고 있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의 견해에 동조해 금융 개혁안이 담고 있는 파생 상품 규제에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넬슨 의원은 워런 버핏의 로비로 금융 상품 규제 완화 조항을 법안에 삽입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관련 조항은 삭제됐다.

민주당은 금융 개혁 법안에 반대하면 월스트리트의 탐욕스러운 금융가들을 옹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공화당이 당론으로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게 되면 최대 6명의 공화당 의원이 찬성 쪽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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