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세상] 산경 도종환
보스톤코리아  2008-12-19, 17:51:24 
산경

도종환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 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
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내려갔다
앞산 뒷산에 큰 도움은 못 되었지만
하늘 아래 허물없이 하루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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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산경에 든다. 오는 것도 가는 것도,산과 더불어 여여하다. 일상의 삶도 모두 저 산의 부동한 성품과 삶을 나투며 어우러졌으니, 이것이 사람과 산의 眞景 아니고 또 무엇이랴.


도종환 시인은 충북 청주 출생. 1984년「분단시대」를 통해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고두미 마을에서><접시꽃 당신>등 다수 시집이 있으며, 신동엽창작기금, 민족예술상등을 수상했다.

<신지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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