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문제 전략적이고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보스톤코리아  2008-03-23, 22:38:45 
▲ 하버드에서 강연하고 있는 캐서린 문 교수

케서린 문 교수 하버드 김구 포럼에서 북한 인권문제 강의


‘인간의 보편적인 권리’라는 의미의 ‘인권(人權, human rights)’은 현대 정치, 도덕, 윤리, 외교, 종교 등을 논할 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개념이 되었다. 한 예로, 인권이라는 말의 아우라는 중국의 인권탄압을 이유로 국제사회가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 하려는 움직임을 형성해 낼 정도로 강한 정치적 함의를 가지고 있다.

이같이 현대사회에서 한 국가 혹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인권 탄압 현상은 국지적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 관심사가 된다. 그러나, 인권문제에 있어 지구촌이 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곳이면서도 가장 무지한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북한이다.

지난 19일 하버드 김구 포럼에서 Wellesley College의 케서린 문(Katharine Moon) 정치학과 교수가 ‘북한 인권에 대한 미국 정책(U.S. Policy toward North Korean Human Rights)’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 자리에서 문 교수는 “북한 인권 문제에 있어 미국 정부와 NGO의 접근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밝히며, 이 문제는 “장기적 시각으로 전략적이고 실용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문 교수는 북한 인권에 대해 정치인과 학자들이 접근할 때 “복잡다단한 문제를 단순화하는 위험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의 인권에 대한 너무 다양한 생각과 주장들이 정계와 학계에 난무하기에 통일성 있는 접근이 힘들다고도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수많은 사람과 단체와 정부기관이 북한의 인권문제를 개선하려고 힘써왔지만, 실제로 북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왜 북한 인권 문제는 오랜 기간 사람들의 관심사였음에도 획기적 접근법을 찾지 못하고 있을까? 문 교수는 북한 인권을 논하는 데 있어서 두 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했다. 첫째, 다른 인권탄압 국가와 달리, 북한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없다. 따라서 북한의 인권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상황을 상상으로 구성해야 하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둘째, 북한의 인권문제는 두 측면에서 조명해야 한다. 하나는 인권탄압이 북한 영토 내에서 북한 정부에 의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 주민이 인근지역으로 이동함으로써 생겨나는 다국적 인권 범죄(transnational human rights crime)이다. 실제, 수천 명의 북한 주민이 주변 국가의 탄광으로 싼값에 수출되고 있고, 여성들은 인신매매로 다른 지역으로 팔려나간다. 북한 주민의 ‘노동력’과 ‘몸’을 다량 판매하는 북한과 이를 싼값에 수입하는 주변 국가는 이익을 남기지만, 정작 이 과정 속에서 북한 주민이 겪어야 할 인권 탄압의 수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문 교수는 “서구 국가들은 이러한 다국적 인권 범죄를 정의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다”라며 “북한의 인권문제는 평양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 중국, 체코 등에서도 제기된다”라고 주장했다.

흥미롭게도, 문 교수는 북한 인권 문제에 있어 주변국의 역할과 위치를 미국 입장에서 평가하기도 했다. 한 예로, 미 의회가 중국 인권과 북한 인권을 함께 관심을 가지지만, 결국 중국 인권에 대한 관심이 북한을 압도하기 때문에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적절한 평가와 해결책은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는 미 의회의 북한 인권에 대한 태도를 ‘도가니(melting pot)’에 비유했다. 지정학적, 정치적, 문화적 차이와 다양한 접근법과 의견들이 펄펄 끓는 도가니에 들어가면, 결국 미묘한 차이는 사라지고 불분명한 정책만 산출된다는 것.

강의 후반부에 문 교수는 북한 인권에 대한 두 접근법을 소개했다. 하나는 정치적·종교적 보수주의적 접근이다. 예를 들면, 복음주의 보수 기독교인들은 북한의 인권 문제보다 종교적 관심이 우선한다고 믿으며, 북한을 믿음의 전쟁터로 파악한다. 따라서 이들은 북한은 선교의 기회로 파악하며, 즉각적으로 북한을 변화시키려 한다.

다른 하나는 정치적_학문적 자유주의 입장으로 북한과의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장기적 시각에서 북한을 긍정적·구조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때로 수동적이고 변화를 오랫동안 기다려야 한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기도 한다.

문 교수는 북한의 인권문제가 급속한 시간에 바뀔 수 있다는 기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대신, 그는 변화가 있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북한과 정치적 관계를 맺고, 공식 자리에서 북한을 인정해 주는 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의 정부와 NGO들은 이때까지 보여왔던 독자적 태도를 버리고, 아시아 정부기구와 NGO들과 협력하고 UN이나 UNESCO 등의 국제기구의 힘과 지혜를 빌려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결국, 북한의 인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주민 개개인의 인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 고압적인 설교체로 북한을 훈계하려 들거나 정치적_군사적 압박을 가하기보다는 “전략적이고 실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미국 정책의 근본이 되어야 할 것이라는 것이 문 교수의 주장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케서린 문 교수는 Smith College에서 학부를 마쳤고, Princeton University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미국과 동아시아와의 관계, 국제정치에서 여성 문제 등에 있어서는 미국 내 전문가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그는 ‘한미 관계에서 반미주의’라는 주제의 연구를 펼치고 있다.

김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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