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너머(beyond~)에
보스톤코리아  2006-07-29, 23:31:44 
초등학교를 작은아이의 걸음으로 1시간 정도를 걸어 다녔던 기억이다. 물론 어른의 걸음으로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을 거리지만 어린 우리들에게는 그런 추억의 등 하교길이 있었다. 버스는 공짜로 태워주면 타고 그렇지 않으면 먼지가 풀풀 날리는 시골 신작로 길을 걸었었다. 아마도 지금은 그 길을 걷고 싶어도 걸을 수가 없다. 모두가 까맣게 색칠된 아스팔트 길이 놓여졌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 등교 길은 학교 시작 시간이 정해졌기에 늑장을 부리지 않았지만,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하교 길은 친구들과 깔깔거리고 장난을 치면서 돌아오는 날이 많았다. 한참을 그렇게 걸어서 집에 오는 길은 즐겁고 재미있어 힘겨운 줄 몰랐다. 헌데 저기 저만치 집의 지붕이 보일 때쯤이면 발걸음이 천근만근이 되었다. 정말 한 발자국도 옮기기 싫을 만큼 꽤가 났던 기억이다. 바로 저기에 엄마가 있다고 생각하니 어리광이 생겼는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 생각하니 그 어릴 적 기억들이 언제나 맑고 밝은 꿈으로의 시작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살다보면 때로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당하기도 하고, 오해를 받기도 하고, 혹은 느닷없는 병환으로 온 가족이 혼절할 만큼 다급함을 당할 때도 있는 것이다. 어찌 세상사는 일이 내 생각과 뜻대로만 될까마는 그래도 하늘을 보며 혼잣말을 할 때가 있는 것이리라. 어찌 이리도 어려움을 제게 주십니까? 하고 마음의 억울함을 호소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당장은 어렵고 힘겨울지라도 한참을 지내놓고 보면 그 때의 그 일들이 참 소중하였음을 고백하고 감사해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감사는 언덕의 고갯길을 한참 넘고 넘어서야 알게 되니 늘 눈 앞의 일들만 보고 속상해 하고, 남의 탓만 늘어놓고 살아가는 안타까운 나날이 되기도 한다.
오색의 무지개는 맑은 날에는 볼 수가 없듯이, 우리의 삶 가운데에서 참 기쁨과 감사의 날을 맞는 것은 어려움과 고통의 시간들이 지난 후에게 깊이 깨닫게 된다. 쉽게 얻어지는 감사는 쉬이 잊혀지기도 한다. 때로는 내게 찾아 온 어려움이 고통이 불행만이 아님을 축복임을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는 날은 바로 꿈과 소망과 희망의 날인 것이다. 아마도 저 너머의 꿈이 없었다면 오늘을 걸어가는 일은 힘겨울지도 모른다. 부모님들에게는 아이가 '꿈'이고 '소망'이고 '희망'이 되기에 힘겨운 일터에서도 열심히 일을 할 수 있고 즐겁게 하루를 맞을 수 있는 것이리라.
저 너머(beyond)의 꿈들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희망이다. 저 언덕 너머에 있을 그 꿈으로 언덕을 오를 수 있는 힘이 솟는 것이리라. 그 꿈을 찾아 산을 오르고 강을 넘고 하늘을 나는 것이리라. 저 너머에 있을 꿈과 소망과 희망으로 오늘의 아픔들을, 슬픔들을, 고통들을 이길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리라. 나의 꿈만큼이나, 나의 소망만큼이나, 나의 희망만큼이나 다른 사람의 꿈과 소망과 희망도 귀한 것이리라. 그러하기에 혼자가 아닌 세상에서 더불어 함께 하는 어우러진 세상살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세상의 소리를 듣노라면 싸움의 소리, 전쟁의 소리, 기근의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이 소리를 들으며 우리는 어떤 꿈과 소망과 희망을 가져야 할까.
문득 너무도 작아지는 나를 만난다. 정말 창조주는 어디계신가, 하고 묻고 싶을 때가 많다. 오늘이 있기까지 어제가 있었고, 또한 내일이 있기에 오늘이 있는 것이리라. 너와 내가 우리가 호흡하고 오늘을 살 수 있는 것은 내 힘도 아니요, 너의 힘도 아니다. 우리에게 보여지지 않는 그 어떤 절대자의 섭리에 이끌리어 이렇듯 호흡하고 있음을 고백하게 되는 것이리라. 너무도 나약한 존재임을 세상의 소리를 들으며 깨달을 수 있다면 아마도 그 사람은 축복 받은 사람이리라. 내게 있는 것이 모두가 내 것이라고 살아왔던 어제가 있었다. 그 어제의 부질없는 욕심의 생각들이 오늘의 새벽을 일깨워 주었다. 그리고 저 너머(beyond)에 있는 내일의 꿈들을, 소망들을, 희망들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떠서 바라보라고, 느껴보라고 그리고 누려보라고 꿈의 말을 들려주는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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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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