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대한 도전과 위기의식 반영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미국내 2위 인터넷 검색업체인 야후 인수에 나섰다. 정보화 시대에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및 광고업체인 구글의 점유율을 더이상 방치한다면 MS의 미래도 밝지 않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MS는 지난 1일 야후에 적대적 합병(M&A)을 제안했다. 인수조건은 446억달러로 MS가 그동안 인수했던 기업중 최대규모이며, 야후의 전일 마감주가에 62%의 프리미엄이 얹어진 주당 31달러다.
MS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발머는 야후 이사회에 보낸 서신에서 "MS와 야후에게 올바른 길이라는 사실을 확신한다"고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또 "규모의 경제를 통한 시너지 효과와 연구개발(R&D) 능력 확장, 영업 효율성 증진 등을 실현시킬 수 있다"며 "최소 10억달러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야후는 MS의 인수 제안 관련, "이사회가 전략적 차원에서 인수 제안을 신중하면서 즉각적으로 평가하고, 주주의 장기적인 가치를 극대화하는 최선의 선택을 추구할 것"이라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번 제안에 대해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의 토마스 래딩거는 "MS가 구글을 잡기 위해 얼마나 필사적으로 나서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MS가 야후 인수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우선 그동안 시도했던 야후 인수 제안과는 달리 이사회에 보낸 장문의 서신을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제리 양이 구글에 밀려 옛 명성을 잃어가는 야후를 되살리기 위해 CEO로 복귀했으나 경영실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현 시점이 인수의 최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MS는 특히 야후 주주들에게 현금과 MS 주식이라는 두가지의 댓가를 제시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는 야후 이사회가 인수 제안을 거부하기 힘들게 만들기 위한 MS의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은 이번 MS의 야후 인수 제안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만큼 성사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MS가 야후 인수에 나선 것은 최대 경쟁자인 구글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구글의 점유율을 이대로 방치하면 MS의 입지도 흔들릴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구글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인터넷 검색시장에서 60%점유율을 보이고 있고 그 확장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인터넷 검색 2위와 3위인 야후와 MS가 구글을 따라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오히려 격차는 더 벌어지는 결과가 지속돼 왔다.
크레딧스위스는 지난해 11월 분석보고서를 통해 "검색사업은 본질적으로 독점 사업"이라며 "구글은 이 시장을 100% 점유할 때까지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콤스코어 미디어 메트릭스에 따르면 MS가 야후를 인수하면 미국 인터넷 검색시장 점유율은 33%로 올라가게 된다. MS는 이를 통해 급성장세인 인터넷 광고시장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인터넷 광고시장의 규모는 오는 2010년 800억달러로 지난해 400억달러의 두배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기존 매체 대신 인터넷을 통해 뉴스와 연예 정보를 얻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어 인터넷이 주요 광고매체로 떠오르고 있다.

전홍수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