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세상 - 비닐봉지 |
보스톤코리아 2008-01-12, 22:54:29 |
비닐봉지
곽상희(1934~) 짧은 철로길 위 다리를 걷는데 다른 소리들에 두꺼운 내 귀의 통로를 뚫고 작은 소리 하나 들리는 것 같아 고개를 들었다 철로길 따라 서있는 성긴 아카시아나뭇가지에 매달린 비닐봉지 하나 바람 난 사람의 가슴처럼 펄럭, 했는가 세미한 소리가 들린다 그가 섬기며 살아온 짧은 인생의 고요한 속삭임, 삶은 자기를 위한 것 아니라고 살몃 고개 짓을 한다 그의 뒤에는 드맑은 겨울 푸른 하늘 비닐봉지, 남을 위해 태어난 탯줄 없는 자유의 즐거운 삶 하늘 향해 뛰어 오르려는 희망이 즐거운 톤으로 바람을 타고 있다 내 귀가 닿지 않는 세상 모든 세미한 소리 들린다 내 안에서. 해설 따뜻하다. 이 시가 타인을 위하여 아낌없이 봉사와 희생을 베푸는 따스한 정을 지닌 이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삶은 자기를 위한 것 아니라고" 이것이 수 천년 동안 이 지구가 돌아가게 하는 그 사랑의 저력이 아니었던가. 이 포근한 시로 인하여 한해의 끝자리가 환하기만 하다. 곽상희 시인은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끝나지 않는 하루>외 5권, 수필집 및 소설집 다수가 있으며, 영시집도 있다., UPLI회원 및 US Korea Director. 올림포에트리(스페인) 계관시인으로 피선, 박남수시인상, 미주시의회 대상, 미도서시인상, 국제여류시인상 등을 수상했다. 신지혜.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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