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인 타겟에는 'Climate Team(날씨대응팀)'이라는 부서가 있다. 이름에서 '기후변화를 잘 파악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라는 절박함을 안겨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구 온난화 등으로 날씨의 변화가 심해지면서 의류업계가 기상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관련 조직을 신설하는 등 기상 관련 업무가 의류업계의 새로운 직종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뉴욕, 보스톤 등 동부에 지난 10~11월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는 이상기온 현상이 나타나는 등 이 지역 날씨가 2년 연속 예년과 다른 양상을 보이면서 과거처럼 계절이 바뀌는 것에 맞춰 겨울옷을 내놓았던 업체들은 큰 피해를 봤다고 했다.
'Juicy Couture and Lucky Brand Jeans'로 유명한 리즈 클레이본(Liz Claiborne)은 “스토어에 보통 8월이면 두꺼운 코트류와 스웨터를 공급해 수요에 대비했지만 올해의 경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상황이 급박해지자 컬럼비아대학교의 래들리 호튼 기상학 교수와 자문 계약을 맺고 디자이너들과 긴밀히 교류하도록 했다. 그 결과 리즈본의 디자이너들은 울이나 두꺼운 면류가 대부분이었던 겨울 제품에 매트 저지 소재나 얇은 캐시미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앤 캐스힐 디자인 및 머천다이징 담당 부회장은 "지구 온난화로 날씨를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계절에 상관없이 입을 수 있는 제품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 업체인 타겟은 2004년부터 '날씨 대응팀'을 꾸린 데 이어 '클라이밋 머천트(Climate Machant)'라는 전문 직종을 만들어냈다. 클라이밋 머천트는 기상 예측을 바탕으로 입점 품목을 점검하고 맞지 않는 제품을 매장에서 뺀다. 마이클 알렉신 타겟 부회장은 "보통 입점 업체들이 9월을 가을의 시작으로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타겟은 11월이 될 때까지는 두꺼운 코트류를 들여놓지 못하도록 했고 울 제품은 극히 소량만 들여 놓는다"고 말했다. 타겟의 날씨 대응팀은 어떤 의류가 사계절 내내 판매될 수 있을지를 찾아내고 가능한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제품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웨더프루프는 의류 업체 최초로 날씨 관련 보험에 가입했다. 이 보험은 뉴욕의 12월 날씨가 예년 수준 보다 높을 경우에는 1,000만 달러를 지급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더프루프가 보험을 사들인 스톰익스체인지는 의류 회사뿐 아니라 정유, 전기 등 날씨에 민감한 업종들과도 계약을 하고 있다. 보통 지난 40년 동안은 12월부터 2월까지는 추웠던 게 통상적이었다. 프레데릭 스톨맥 스톰익스체인지 CEO는 "(예전과 같은 날씨 패턴을 보일거라 예상하고 판매전략을 세우는건) 주사위 던지기나 다름 없다"면서 "12월 1일만 되면 눈싸움을 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의류 업계는 지구 온난화의 변화를 가장 빨리 인식하고 대응하는 업종이다. 청바지 메이커인 디젤 광고 중 "따뜻한 날씨에도 준비되어 있다."라는 문구는 최근의 변화무쌍한 날씨에 대한 의류업계의 변화를 실감하게 한다. 한편 유엔 기후변화위원회(IPCC)에 따르면 지난 79년부터 2005년까지 북반구 기온은 1.5도 상승했다.

전홍수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