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의 레임덕 해결법은?
보스톤코리아  2007-12-03, 22:40:20 
힘빠진 부시의 권력 유지의 발판


임기 말에 들어선 조지 부시 대통령이 레임덕을 극복하려는 방법은 무엇일까? 표면적으로 부시 대통령은 심각한 권력 누수 위기를 겪는 것 같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고, 자신의 측근은 연이어 사임하고 있으며, 바닥까지 떨어진 지지율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부시 대통령의 언행을 보노라면 자기 나름의 레임덕 해결방법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첫째, 최근 부시 대통령은 의회를 통하지 않고 대통령의 행정조치만으로도 가능한 이슈들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연방차원의 멸종 어족 보호대책을 발표했고, 모기지 상환부담 경감책을 모기지 업계에 호소하기도 했으며, 항공대란 경감 대책을 내어 놓기도 했다. 부시 행정부는 유학생이 졸업 후 미국 내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OPT 연장안도 심사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러한 부시 대통령의 정책 변화를 "부엌 탁자 이슈에 주력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초임 당시부터 굵직굵직한 정치적 이슈를 다루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사회보장, 이민법 개혁, 세제 개편 등의 큰 정치적 문제에는 의회의 동의를 얻지 못해 종종 자신의 뜻을 관철하지 못하곤 했다.적절한 행정명령을 사용하면서 미국인의 삶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정책을 사용하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는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근 의회에 대한 영향력이 급격하게 약화되고 이라크전과 테러와의 전쟁 등과 같은 주요 현안에 대한 지지도가 급락하자, 부시 대통령도 민생문제에 주력함으로써 최소한의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하고 있다. 그렇기에 US News의 케니스 월쉬(Kenneth T. Walsh)는 레임덕에 빠진 "부시 대통령이 클린턴의 플레이북(기자 주: 미식축구에서 팀의 공수작전을 그림과 함께 기록한 책)에서 한 페이지를 꺼내 들었다"라고 분석한다.
둘째, 임기 말기의 부시 대통령은 오히려 공화당의 기본 정치철학에 충실한 정책을 펴고 있다. 물론,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의회를 상대로 작은 정부, 낮은 세율 등 공화당의 가치를 자신의 정책에 온전히 반영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의 도전 앞에서 자신이 공화당의 기본 가치를 고수하는 사람이라는 듯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만으로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이 자주 쓰는 방법의 하나는 민주당이 주도한 법안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veto)을 행사하는 것이다. 거부권을 행사하여 민주당의 정책을 좌절시킴으로써,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이 무능한 당이라는 이미지를 계속 생산해내게 된다. 이를 반영하듯, 민주당 주도 의회는 부시 대통령보다 더 낮은 지지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이라크 전과 테러와의 전쟁에 너무 많은 예산을 소모하고 있다는 민주당과 미국민의 비판을 역전시키고자, 복지체계, 교육시스템,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많은 세금을 많이 쓸 것을 요구하는 민주당이야말로 쓸데없이 예산을 쓰려 하는 정치인들이라는 것을 부시 대통령은 연설과 거부권을 통해 보여주려 한다. US News의 월쉬는 "만약 (부시 대통령이) 민주당이 세금을 많이 요구하고 또 많이 쓰는 진보당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게 된다면, 자신의 지지율도 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예산정책과 군사정책에서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우위라는 인식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부시 대통령의 거부권 앞에 정책다운 정책도 펴고 있지 못한 민주당도 나름의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 하나하나를 부시 대통령의 책상에 올려놓고 승인을 기다리던 이전의 모습과는 달리, 내년 1월쯤 여러 정책을 묶어 한꺼번에 부시 대통령에게 승인을 요구하는 것. 만약 부시 대통령이 이 모든 법안에 대해 한꺼번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부시 대통령의 거부권이 과연 정당하냐는 문제제기가 일어날 것이다. 이에 대해 백악관 측에서는 "만약 민주당이 부시 대통령이 반대하는 많은 법안을 무더기로 제출하고, (민주당의 도전이) 정부를 멈추게 할 정도로 위협된다면, 부시 대통령은 다시 거부권을 행사하고 민주당을 강력하게 비판할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진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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