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놓여진 기업들은 '뒤쳐지면 도태된다'는 위기의식 아래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해 보지만 결과는 대부분 신통치 않다. 제품 단가를 낮춰도, 포장 디자인을 바꿔도, 마케팅 부서를 다그쳐도 시장점유율은 제자리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비즈니스 인사이트'라는 특집 기사를 통해 "작은 부분을 아무리 바꿔봐야 업계 순위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며 "새로운 시장을 스스로 창출해야만 획기적인 변신을 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혁신의 키워드는 '크게 생각하라(Think Big)',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러한 Think Big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를 예로들며, UC 버클리 비즈니스 스쿨 데이비드 아커교수의 '기술개발과 무관하게 기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일곱가지 방안'을 소개했다.
그는 월스트리트 저널을 통해 도요다는 '프리우드'를 통해 기존 차량의 품질 개선과는 차원이 다른 '친환경 자동차'라는 시장을 개척하며 포드와 GM 등 경쟁 회사를 따돌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드라이 맥주'라는 낯선 개념의 상품을 내놓은 아사히맥주와 '스포츠음료'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게토레이'도 같은 맥락의 성공 스토리로 소개됐다.
그가 소개한 기업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일곱가지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객이 원하는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하라
그는 웨스틴호텔이 오리털 이불과 두 개의 샤워실 등을 갖춘 럭셔리룸을 개발, 고소득층의 수요를 흡수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둘째, 상품의 용기를 파격적으로 바꾸라. 요플레로 유명한 다농그룹은 기존의 '떠 먹는 요구르트'와 차별되는 '짜 먹는 튜브형 요구르트'를 개발, 아이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세째, 기존 제품의 새로운 효능을 홍보하라. 진통제로만 인식되던 아스피린에 심장병 예방 효과가 있다는 점이 알려지자 매출액이 급성장한 것은 대표적 사례이다.
네째, 부분보다 시스템 전체를 생각하라. '윈도우'라는 컴퓨터 운영체계(OS)에 익스플로러,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을 한꺼번에 묶어 팔기 시작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런 조건에 충실한 케이스다.
다섯째, 소홀하게 취급한 부문에 주목하라. 기존 '초콜릿 바(chocolate bar)'의 주요 고객은 젊은 남성이었고, 칼로리에 민감한 여성은 마케팅 대상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이런 빈틈을 파고든 제품이 바로 '클리프 바'. 몸에 좋은 각종 곡물을 집어넣고 변비에 좋다는 식이섬유도 포함시켰으며, 칼로리도 대폭 낮췄다. '초콜릿 바'의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 순간이다.
여섯째, 숨겨진 소비자의 수요를 자극하라. '스타벅스'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스타벅스가 나오기 전까지는 고급 커피란 집에서 공들여 끓여 먹는 것이지 밖에서 사먹는 것이 아니었다. 스타벅스는 이런 수요를 길거리로 끌어내 눈부신 성공을 이뤄냈다.
일곱째, 경쟁자보다 신제품을 빠르게 공급하라. 의류업체 '자라(Zara)'는 제품의 대부분을 스페인 내에서 디자인하고 만들어낸다. 최소한 스페인 인근 지역에서만큼은 어느 경쟁 업체보다 신제품을 빠르게 매장에 내다 걸기 위해서다. 제품 공급 속도 측면에서 혁신을 이뤄낸 것이다.
덧붙여 아커 교수는 이런 혁신은 탄탄한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홍수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