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31세 풍월주風月主 흠언欽言
보스톤코리아  2022-12-19, 11:37:42 
28세 풍월주 오기공(화랑세기의 저자 김대문의 부친)의 기록 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필사본이 29세 풍월주 원선공과 30세 풍월주 천관은 달랑 두, 세 문장만이 전한다. 31세 풍월주 흠언의 기록도 아주 짧은 네 문장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비교적 풍월주에 위位에 오래 있었지만 그들에 관한 기록은 너무나 미미하다. 오기공과 원선공은 3년과 4년으로 전임 풍월주들의 재임기간과 비슷하다. 반면에 천관은 장장 8년간 재임하였다. 이는 32명의 풍월주들 가운데 가장 긴 재임기간이다. 또한 흠언도 5년간 재임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문은 그들에 관한 기록은 거의 남기지 않았다. 이는 화랑세기 필사자 박창화가 필사를 다 하지 않은건지, 아니면 저작자 김대문이 그들에 대한 기록을 고의적으로 남기지 않은 것인지, 원본이 출현하기 까지는 수수께기로 남게 되었다. 김오기와 김대문 부자는 선대들이 화랑의 풍월주로 재임한 것을 ‘가문의 자랑’ 으로 여겨 초대 풍월주 위화랑과 그의 아들 4세 풍월주 이화랑, 이화랑의 아들 12세 풍월주 보리, 보리의 아들 20세 풍월주 예원까지 방대한 기록을 남겼다. 그런데 김대문은 문무왕의 동서로 또한 무엇보다도 호성장군으로 681년에 일어난 ‘김흠돌의 난’ 까지 성공적으로 진압하는 등 많은 업적을 남긴 아버지 김오기의 기록도 별로 남기지 않았다. 그리고 문무왕이 신라의 3보寶(김인문, 김유신, 김흠순)라고 아꼈던 김흠순의 아들인 29세 풍월주 원선에 관한 기록이 미미한 것도 의아하다. 반면에 30세 풍월주 천관(상대등 김군관의 아들)과 31세 풍월주 흠언(신문왕의 장인 김흠돌의 아들)은 역적의 아들들이라 기록을 고의적으로 남기지 않았을 개연성이 크다. 
31세 풍월주 흠언의 기록 전문을 인용한다.
[흠언은 을사년 생이고 갑술년에 낭郎이 되었다. 그리고 (흠)돌의 아들 흠언欽言이 대신했다. 대개 그 첩 언원言元의 소생이기 때문이었다. 흥원興元의 조카로 흥원의 딸을 화주花主로 삼았다. 흠언은 5년간 (풍월주로)있었다.] 
을사년, 즉 645년에 태어난 흠언이 674년(갑술년)에 화랑의 우두머리인 풍월주가 되었다. 기록에는 없지만 흠언은 천관이 30세 풍월주로 재임할 당시 부제로 천관을 보좌했을 것이다. 흠언은 흠돌의 아들이다. 흠돌의 부모는 김달복과 정희이다. 달복의 가계는 전하지 않지만, 정희는 김유신의 동생이다. 흠돌은 외사촌인 진광(부모는 김유신과 영모)을 부인으로 맞이했다. 그러나 흠언은 진광의 아들이 아니고 흠돌의 첩 언원의 아들이다. 언원은 흥원의 조카이다. 흥원은 후일(681년) 흠돌을 도와 ‘흠돌의 난’을 일으켰다가 진공과 함께 삼간三奸으로 몰려 일족이 화를 당했다. 
흥원은 늘 자신이 성골의 피를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왕위에 오르지 못한 불만을 가지고 살았다. 진평왕은 왕후인 마야부인과 사이에서 아들이 없었다. 그래서 632년에 차기 왕위를 딸 덕만공주에게 넘겨주었으니, 그가 선덕여왕이다. 한편 진흥왕과 사도왕후는 3남4녀를 두었는데, 장남 동륜태자가 572년에 일어난 ‘개 사건’으로 죽자, 차남 사륜(금륜)이 태자가 되었다. 사륜태자가 576년 제25대 왕으로 즉위하니 그가 진지왕이다. 579년 진지왕은 황음무도하다는 죄명으로 어머니 사도태후와 미실 그리고 노리부와 세종 일파에 의해 폐위되었고, 차기 왕위는 동륜의 장남 백정이 어린 나이에 즉위하였다. 그가 제26대 진평왕이다. 삼남은 김구륜이다. 그리고 딸들은 장녀 태양공주를 비롯하여 차녀 아양공주(김유신의 조부 김무력의 부인), 삼녀 은륜공주(거칠부의 아들 윤황의 부인)와 사녀 월륜공주(11세 풍월주 하종의 부인)가 있다. 그런데 장녀 태양은 어릴때 부터 남자를 좋아하여 친오라버니 동륜과 금륜을 비롯하여 여러 사신私臣들과 사통하였다. 나중에는 조카인 진평왕의 후궁으로 아들 태원과 호원을 낳았다. 그런데 문제는 태양공주의 문란한 사생활 때문에 태원과 호원이 진평왕을 닮지 않았다는 소문이 무성하였다. 그리고 진평왕은 그들을 자신의 아들로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태원과 호원 형제는 성골에서 진골로 강등되었고, 물론 왕좌王座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그들은 늘 자신들이 오를 왕좌를 여주女主(선덕여왕과 진덕여왕)들이 차지하여 제대도 다스리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게다가 두 여왕 모두 후손이 없었서 왕위는 진골인 김춘추에게로 이어졌으니 태원과 호원 형제들의 억울함은 극에 달했다. 형인 태원의 후손은 기록에 없는데, 동생 호원의 아들이 흥원이다. 흥원 역시 선대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앉아야할 왕좌에 김법민(문무왕)이 앉아 있는데 많은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흠돌을 도와 진공과 함께 그들을 따르는 화랑도들을 모아 681년 문무왕이 죽고 신문왕이 즉위하는 어수선한 틈을 타서 역모를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삼간으로 오명을 쓴 주동자 세 명의 일족은 모두 처형되었다. 이 와중에 31세 풍월주 흠언도 함께 처형되었다(고 사료된다). 그 당시 상대등으로 있다가 병부령으로 강등된 김군관(23세 풍월주)은 역모의 사실을 알고도 고하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아들(아마도 30세 풍월주 천관)과 함께 처형당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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