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sche Cayenne Coupe'를 큰아들에게 선물을 받고...
신영의 세상 스케치 856회
보스톤코리아  2022-08-29, 11:55:08 
2022년 8월 큰아들에게서 'Porsche Cayenne Coupe' SUV 자동차를 선물 받았다. 지난 3월에 느닷없이 아빠를 떠나보낸 엄마를 위로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아들의 자동차 선물이 아니더라도 내가 사야 할 때가 되었다. BMW X5 SUV를 11년을 탔다. 바꿀 때도 되었지만 아들이 엄마에게 선물을 해주니 앞으로 자동차를 타고 오고 가는 길에 10년은 또 즐겁고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지 않을까 한다. 지금 이 자동차를 타고 다른 자동차를 살 때쯤이면 세상 나이 70을 코앞에 두고 있을 것을 미리 짐작해 본다.

모두 각자 살기 바쁜 삶이 아니던가. 현대를 살아가는 삶의 패턴이 그렇듯이 부모가 자식을 챙겨주는 일도 그러하거니와 자식이 부모를 챙기며 사는 일은 더욱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하기에 더욱 미덥고 든든하고 고마운 마음이다. 올해로 만 31살이 되었다. 어쩌면 여자 친구가 아직 없어서, 결혼을 안 해서 엄마한테 자상하고 찬찬한 아들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여자 친구가 생기기 전에 맘껏 즐겨야겠다. 세 아이에게 그리 보채는 엄마는 아니다. 그저 자기네들이 편안하면 최고라는 생각으로 산다. 

한 살 터울의 누나도 아직 결혼을 안 했는데 남동생이 결혼을 먼저 해 올 7월에는 여자 조카도 보았다. 삶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순응하며 살고 싶다. 내가 내 삶을 억지로 어찌할 수 없음을 알고 하나님께 고백하며 순종하며 살기로 했다. 이처럼 편안하고 든든했던 사랑하는 남편이 떠난 자리에 사랑스럽고 예쁘고 귀한 손녀가 태어났다. 아, 세상은 이런가 보다. 이처럼 오고 가며 만나는 인연 앞에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며 함께 사랑 나누기와 행복 곱하기를 하며 사는 게 우리네 삶이라고 조용히 내 마음의 고백을 올려드린다.

'흰색 비엠더블유 엑스 파이브 에스유비'는 나와 오래도록 친구가 되어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녔다. 자동차도 주인과 인연이 있음을 안다. 함께 호흡하며 늘 나의 그림자가 되어 함께 움직였지 않았던가. 마음 같아서는 더 함께 있고 싶었다. 어쩌면 이 자동차에 남은 남편과의 인연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새 자동차를 구입하며 한 교회에 도네이션을 하기로 했다.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내가 많이 좋아했던 마음만큼이나 다른 분과 함께 하는 시간들 속에 평안과 감사가 함께하기를 기도했다.

뉴욕에서 신학대학원(상담학)을 공부하는 동안 반년을 넘게 보스턴을 매 주 오갔었다. 7월 여름방학이 되니 이제는 몸도 많이 지쳤던 모양이다. 뉴욕에서 방학 동안 다른 공부를 하며 한 달여 시간을 보스턴 집을 찾지 못했었다. 오랜만에 뉴욕에서 보스턴 운전을 하려니 피곤이 몰려왔다. 그동안 정신없이 공부한다는 일념으로 오가며 달렸던 시간이 몸과 마음에 큰 피로로 쌓였던 모양이다. 생각해보니 내 나이를 잊고 내 마음만 믿고 내 나이를 생각지 않고 있었다. 그래 내 나이가 어린 나이가 아니었구나!!

보스턴에서 33년을 살았다. 결혼 전 미국에 처음 도착한 도시가 뉴욕이었다. 뉴욕의 맨해튼은 나의 20대 초반을 생각하며 심장이 뛰게 하는 도시이다. 모든 것이 새롭고 내 인생의 그림을 크게 펼치며 행복한 꿈으로 가득했던 뉴욕의 맨해튼이었다. 또한, 남편과의 추억이 많이 있는 곳이 뉴욕이기도 하다. 36년 전 남편과 만나 실컷 연애하며 행복했던 시간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어제의 일처럼 내 마음에 찾아와 옆을 보니 짝꿍은 곁에 없다. 그러나 그 아름다웠던 시간이 '추억 여행'이 되어 나의 심장을 흔든다. 

뉴욕에서 '상담 사역'이 시작되었다. 아무래도 이제는 보스턴보다 뉴욕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 것 같다. 조용한 보스턴의 외곽에 30여 년을 살던 내가 뉴욕의 정신없는 도시에서 사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또 새로운 나의 삶의 그림을 바라보며 내게 주신 나의 삶의 시간에 순종하기로 했다. 인생 2막이 올려지는 이 시간에 충실하고 싶다. 최선을 다하고 싶다. 창조주에 대한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드린다. 작은 피조물인 내게 베풀어주시는 그 사랑에 나의 남은 삶을 온전히 올려드린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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