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심리학(counseling psychology) 공부를 하며...
신영의 세상 스케치 840회
보스톤코리아  2022-05-02, 11:26:25 
옷이나 신발이나 주인에게 편안해야 자연스러운 것처럼 공부도 그렇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은 생김새만큼이나 좋아하는 일이나 공부 또는 잘하는 일이나 공부가 있다. 똑같이 배워도 익히는 속도와 받아들이는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어려서는 그림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고 손으로 만들기를 좋아했다. 특별히 패션에 대한 감각이 남달라 패션 일러스트가 되고 싶었다. 그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분장 메이크업을 공부하게 되었고, 글도 쓰고 사진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상담 심리학 공부를 20여 년 전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면 상담 심리학(counseling psychology) 공부는 내게 참 잘 어울리는 공부였음을 깨닫는다. 글쓰기와 접목해 내 깊은 내면의 나와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며, 그로 인해 나의 삶이 풍요로워졌고, 그 누구를 위한 삶이라기보다는 나를 챙길 수 있는 시작이 되었다. 사물을 보더라도 쉬이 지나치지 않는 연습과 훈련이 되었으며 작은 일에 대해서도 분석하는 능력도 키워갈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울컥 화가 날 때도 나를 다스리며 평정심을 찾을 수 있는 공부가 되었으며,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는 공부도 된 것이다.

"상담 심리학(counseling psychology)은 상담의 목적이나 방법, 과정 따위를 연구하는 심리학의 한 분야이다. 개인의 정서적, 행동적, 직업적, 사회적 측면 및 교육, 건강 등과 같은 영역에서의 적응과 기능등도 함께 연구한다. 상담 심리학은 상담(counseling) 과정 및 결과와 같은 다양한 영역에서 연구 및 응용 작업을 포함하는 심리전문 분야이다. 감독 및 훈련, 경력 개발 및 상담, 그리고 예방과 건강 등 상담 심리학자들 사이의 통합 주제에는 사람과 환경의 상호 작용, 교육 및 경력 개발, 건강한 성격에 대한 초점이 포함된다."

10여 년을 상담 심리학 대학원 공부를 시작했다가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시간을 흘려보냈다. 남편을 지난해 떠나보내고, 시간을 헛되이 보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앞으로의 삶에 대한 시간표를 그려보면서 하나님 앞에서 무릎꿇고 깊은 기도를 올렸다. 마음에 와닿는 울림이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것이었다. 시작하다 끝맺지 못했던 대학원 공부를 이제는 마무리를 지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준비를 시작하고 3월부터 상담 심리학 대학원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세상 나이 60이 다되어 공부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아트 공부는 좋아했지만, 공부를 위한 공부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기에 복습과 예습 과정에서도 몇 번을 반복해야 외워지곤 했다. 그렇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 때로는 수강 시간에 녹음을 해 다시 들어보기도 하고 반복해 써보기도 하고 내 목소리를 녹음에 반복으로 들어보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고백을 매일 한다. 바쁜 삶으로의 문을 다시 열어주시고 이렇게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의 고백을 올리는 것이다.

하나님께 무릎 꿇고 간절한 마음의 기도 중에는 지금의 상담 심리학(counseling psychology) 공부가 나 자신만을 위한 공부가 아닌,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사람을 살릴 수 있는 통로로 사용해달라는 기도를 매일 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공부가 점점 재밌어지고 마음이 설레고 꿈틀거리는 것이다. 분명 내게 '소망'이 생긴 것이다. 아니 어쩌면 내게 '소명'이 생긴 것일 게다. 남은 내 인생을 어떻게 이끌어가실까. 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설렘과 궁금증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분명한 것은 그분이 나를 쓰실 것을 안 까닭이다.

세상은 어지럽고 뿌옇고 앞을 분간할 수 없는 혼돈의 시간 속에 있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 가운데 홀로 외로움에 지쳐 우울해지고 불안해지고 여기저기 전쟁의 소리 들려오니 안정되지 않은 오늘을 사는 것이다. 이렇듯 혼돈의 때에 더욱더 정신 줄을 놓지 말아야 한다. 나를 지키기 위해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더욱이 그렇다. 내가 든든히 서서 평정심을 잃지 않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구분할 수 있는 분별력이 중요하다. 가짜가 진짜보다 더 화려해 보이는 이 시대에 어디에 휩쓸리지 않도록 나의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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