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도버 초기 이민자 박기식 선생 별세
“이민사회서 통일과 민주화 운동 외로웠다”
보스톤코리아  2021-08-11, 17:16:04 
2016년 초 자택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박기식 선생
2016년 초 자택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박기식 선생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통일 문제와 민주화에 애정을 가졌던 박기식 선생이 10일 오후 앤도버 소재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3세. 

박기식 선생은 보스톤 한인사회 원로 중에서는 드물게 통일 문제와 민주화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사람 중의 하나다. 

1972년 로렌스에 정착했던 박 선생은 아이러니하게도 중앙정보부 출신이다.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하고 미군을 제대했던 박기식 선생은 중앙정보부에 선발됐다. 5.16 쿠테타의 주역이 대구 출신이었고 자신이 TK인맥 때문이었다고 박 선생은 설명했다. 그곳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 사건에 연루될 뻔도 했었다. 

비록 미국에 와서 임창영, 선우학원 씨 등과 교류하면서 민주화 운동, 통일 운동에 몰입했지만 한국에서는 중앙정보부 언론대책관이었었다. 당시 언론인이었던 이민우 전 동양통신 기자는 언론 통제를 담당했던 박기식 선생을 생생히 기억했었다.

박기식 선생은 중앙정보부 언론 통제관으로서의 삶에 대해 “소위 본성에서 출발한 삶이 아니었다. 인격을 팔아먹는 일이었다. 구걸하다시피 기자들에게 매달리게 됐다.”며 결국 자신을 위해 정보부를 그만 두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1973년 하버드에서 열렸던 김대중 구명집회에 참석했었다. 당시 구명집회를 주도했던 인물들은 그레고리 핸더슨 플레츠 스쿨 학장, 제롬 고헨 그리고 일본 황실의 귀족이었던 에드윈 다이샤와 등의 인물이었다. 

미국에서 삶은 철저한 소시민이 되자라는 생각에 청소부에서 시작했다. 이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공부하고 웨스턴 일렉트릭에서 근무하고 은퇴했다. 그는 늘 아끼는 것을 생활화 했다. 술과 담배를 일절 안하는 그는 골프, 게임 등도 삼갔다. 

통일과 민주화 운동으로 많은 한인들과 다른 삶을 영위했던 그는 “눈 뜨고 비벼봐도 대화를 할만한 사람이 없었다. 외로웠다”고 밝혔다. 사람들은 박 선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그에 대한 평가도 돌다 보면 이상한 말로 귀착되곤 했었단다. 그가 지금껏 “이민생활을 굳건히 지켜왔던 것은 그나마 신앙생활”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박기식 선생은 늘 통일과 민주화에서의 자신의 역할에 자부심을 표현했으며 매리맥 강변 지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나타내곤 했었다.  

부인 정성구 권사와의 슬하에 2남 2녀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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