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TF 꾸려 이민정책 뒤집기…"트럼프 국경정책 잔인"
이민 행정명령 3건 서명…가족 재결합·영주권 제한규정 재검토·이민 원인규명
보스톤코리아  2021-02-02, 19:49:29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전임 정부의 '무관용' 이민 정책으로 남부 국경에서 격리된 부모와 자녀를 재결합시키는 데 초점을 둔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트럼프표 이민 정책 뒤집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TF 구성은 물론 영주권 자격 제한 규정을 손보고 이민의 원인을 해결하라는 내용 등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이민 조치를 되돌리는 내용이 담긴 3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핵심적인 내용은 불법 이민자 부모나 보호자와 격리된 모든 미성년 자녀를 식별하는 데 중점을 둔 TF 구성이다. 바이든 정부는 전임 정부의 부모·자녀 격리 무관용 조치를 '도덕적 실패이자 국가적 수치'라고 비판해왔다.

백악관은 이날 "국경에서의 트럼프 정부 정책은 혼란과 잔인함을 야기했다"며 "그 정책은 우리 공동체의 안전을 저해하고, 폭력에서 벗어나려는 망명자에게 불이익을 줬고, 서반구 전체의 안보를 불안정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수천 명의 가족을 갈라놓은 트럼프 정부의 이민정책을 뒤집는 것이 최우선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며 "그 핵심은 TF 구성"이라고 밝혔다.

TF는 미·멕시코 국경에서 헤어져 아직 만나지 못한 수백 명의 이민 자녀를 상봉시키는 역할을 하며, 가족 생이별을 추후 차단할 방법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하게 된다. TF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지명자가 이끈다.

이번 행정명령은 지난달 29일 서명될 계획이었지만 마요르카스 지명자 상원 인준이 늦어지면서 미뤄졌다. 마요르카스는 이날 인준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정부의 무관용 정책으로 수천 명의 이민 자녀가 남쪽 국경에서 부모와 헤어졌고, 이는 의회의 초당파적인 분노를 야기해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분리 정책을 중단해야 했다. 하지만 여전히 자녀와 헤어진 545명의 부모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더힐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민자들이 푸드 스탬프 등 사회적 안전망 같은 공공 서비스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영주권을 얻을 자격을 제한한 트럼프 정부의 생활보호 대상자 규정을 해결하라는 명령에도 서명한다.

이 규정은 이민자에 대한 소득 검사라는 낙인을 찍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중미에서 미·멕시코 국경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이민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라는 행정명령도 내린다.

백악관은 "국경 상황은 지난 4년에 걸친 해악 탓에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안전하고 강하고 번영하게 하고, 우리의 가치에 맞춰 조정하는 접근법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 잔류' 정책에 따라 6만 명이 넘는 망명 신청자들을 멕시코로 돌려보냈고, 그들에 대한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국경에 대기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정부는 국경 밖에서 대기하도록 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놓고 벌어진 재판의 취소를 전날 대법원에 요청했다. 행정명령으로 정책 변경이 가능한데 굳이 보수 일변도 대법원에서 소송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일부 이슬람 국가들의 입국 금지 조치를 폐지하고, 남부 국경 장벽 건설로 자금이 유입되도록 한 국가비상사태 조치를 끝냈다.

또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들을 위한 시민권 취득의 길을 만드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입법안을 의회에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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