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글로브, 14일 한국격리체험기 소개 인기 모아
보스톤코리아  2020-11-25, 17:10:41 
앤드류 에반스 기자가 한국 격리 경험을 적은 기사가 보스톤글로브에 올라 있는 모습(사진 = 보스토글로브 화면 캡쳐)
앤드류 에반스 기자가 한국 격리 경험을 적은 기사가 보스톤글로브에 올라 있는 모습(사진 = 보스토글로브 화면 캡쳐)
(보스톤=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앤드류 에반스 여행기자가 쓴 14일간 한국방문 격리 체험기가 보스톤글로브에 25일 인터넷 탑 기사로 소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앤드류 에반스 여행전문기자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일이 중단돼 버지니아의 시골에서 격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14일 격리를 체험하는 여행업무를 제안 받고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 

한국에 입국전 기자는 거의 텅빈 JFK 국제공항에서 ‘고위험’ 미국인 비거주자로서 14일간의 자발적 격리에 동의하며 14일간 1백68만원(약 $1,459)을 지불하겠다는 법적 서류에 서명했다. 

기자는 비행기에 타자마자 완벽한 문화적 차이를 경험한다. 완벽한 개인보호장구(PPE)를 착용한 승무원에 의해 자신의 자리에 안내되는 것뿐만 아니라 철저하게 의무화된 마스크 착용제도는 미국의 느슨하고 선택적인 태도와는 완전히 달랐다. 기자는 자신이 기내에서 ‘더러운 외국인’임을 스스로 인지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는 마치 우주시대의 엘리스섬(Ellis Island)에 도착한 저개발, 고감염지역의 농부가 놀라는 역할을 맡은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대부분의 공항직원들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덮은 1회용보호작업복과 고글을 착용했으며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한 직원은 장갑낀 손으로 정부의 추적장치 앱을 설치했다. 여권번호를 외울 정도로 많은 서류를 작성하고 여러 체크 포인트를 통과했다. 이 와중에 얼굴 ID를 위해 4번 마스크를 내렸고 지문을 플라스틱 스캔에서 찍었으며 7번이나 체온을 점검했다. 

격리소로 향할 때는 같이 가는 승객들과 한 열씩 띄어 앉았으며 경찰차가 전세버스를 호송했다. 어디로 가는지 모두가 몰랐는데 한강변 김포대교 인근 4성호텔 마리나베이 서울에 도착해서는 모든 격리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일반 호텔 체크인과 달랐으며 곧바로 추적앱을 자가격리앱으로 전환했다. 이 앱으로 매일 2차례씩 방에서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보고하게 된다. 수건과 침구를 배정받았으며 이는 퇴실 때 폐기된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격리 숙소로 안내됐으며 여러 각서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각자의 양심에 맡기지는 않았으며 바로 새로운 자물쇠와 알람을 설치했다. 문은 밖에서만 열 수 있으며 만약 열게 되면 커다란 경고음이 울리게 된다. 

호텔룸은 풀사이지 베드와 소파가 있으며 책상과 의자, 전기주전자, 500밀리 손세정제, 마스크 1회용컵 그리고 주황색 바이오폐기물 봉지와 어떻게 폐기물을 버리는지 안내가 자세히 적혔다. 또한 만약 호텔방을 나가게 되는 경우 1녀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8900)이하의 벌금 5년간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다는 경고를 실제 사례를 들어 적혀 있었다. 

방 크기는 195스퀘어피트로 아시아 기준에서 상당히 넓었고 비데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기자는 책을 준비했지만 대신 문화적 경험에 시간을 쏟았다. 호텔벽 한면에는 한국 지도를 다른 한 면에는 한글 자음과 모음을 붙여 공부했다. 

매일 30분간 한국어 온라인 비디오 앱을 보면서 한글을 공부해 1주일 안에 방에 배달되는 음식이름을 읽을 수 있었다. 하루 3식사가 도시락스타일 플라스틱쟁반에 담아 서빙됐다. 처음 신청시 특별 음식 제한은 없다고 했으며 한국식 대신 서양식 음식을 선택했다. 에반스 기자는 매추리알이 싫어 피했지만 멸치볶음에는 완전히 사랑에 빠졌다. 

2주동안 단백질과 야채를 균형적으로 섭취해 지난 여름에 찌웠던 체중을 줄였다. 또한 최대한 좁은 공간에서 푸시업, 싯업, 플랭크 등과 30분 요가 등으로 최대한 운동을 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명상을 통해 갇혀있다는 스트레스를 줄이려 노력도 했다. 

5일에서 10일째는 외로움도 느꼈지만 온라인으로 친구들 가족들과 만나며 풀 수 있었다. 또한 창밖을 보고 사람들의 일상들을 지켜볼 수도 있었다. 

특히 층 전체의 통유리를 통해서 한강변과 건너편 쇼핑몰, 그리고 1천만 대도시 서울에서 10마일 밖에 떨어지지 않는 곳에 높은 산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는 것에 감명을 받았다. 빌딩숲과 단풍이 들어가는 모습도 지켜볼 수 있었다. 

갑작스런 안개와 소낙비 이후 내리 쬐는 햇살에 놀라기도 했다. 검은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잡아먹는 모습, 황혼에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모습, 저녁이면 고속도로를 가득 메우는 차량 불빛 등을 관찰했다. 

TV를 어쩌다 한 번 정도 봤는데 랩 경연대회가 흥미로웠고 강렬한 배구 경기에 빠지기도 했다. 특히 판소리에 흠뻑 빠졌다. 많은 시간과 무한대의 인터넷을 통해 한국 문화가 세계를 지배하는 자신만의 상상의 가설을 시험해보기도 했고 케이팝과 한국의 실험적 음악들도 클릭했다. 

그러다 전화를 받은 것이 '내일 누가 픽업하러 올 것인가'였다. 픽업 약속을 정하면서야 이제 이 격리가 끝나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삶에서 아무런 스트레스 없고 조용한 나날들을 어디서 보낼 수 있었을까라고 기자는 반문한다. 그러면서 너무 격리 생활에 흠뻑 빠져있지 않았나 하는 걱정도 한다. 

마지막 식사는 약과를 후식으로 주었다. 이를 깨물고 팬데믹이 가져다 주는 감정적인 어색함에 대해 생각에 담겼다. 이 같은 엄격한 격리가 최소한 얼마간은 뉴노멀인가하는 의문도 가졌다. 

14일간의 격리는 특권의 대가였으며 나머지 한국에서의 여행에 무게와 의미를 더해주게 된 독특한 경험이었다고 기자는 적었다.

댓글에는 대부분이 흥미로운 글이라며 한국의 선진적 방역과 미국을 비교하는 글이 달렸다. 한 독자는 약간 가혹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필요한 조치라고도 했다. 한 참전 용사는 한국전 당시 자신의 경험을 적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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