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책 없는 미 경제 침몰, 생존의 기로
진보보수 경제학자, 트럼프 부양책 협상 중단 뼈아픈 실책 될 것
경제 부양필요했던 시기는 이미 2달 전, 즉각적인 부양안 필요 이구동성
보스톤코리아  2020-10-08, 19:24:01 
제롬 파월 연방준비은행 의장은 “너무 적은 지원규모는 미세한 회복만 창출할 것이며 각 가정에 불필요한 어려움을 안길 것"이라며 부양책의 조속한 진행을 요구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은행 의장은 “너무 적은 지원규모는 미세한 회복만 창출할 것이며 각 가정에 불필요한 어려움을 안길 것"이라며 부양책의 조속한 진행을 요구했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선거를 한달 앞둔 미국은 만연한 실업과 사업체 폐쇄 등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미 정치는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부양책 타협에 실패해 실제적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7일 미국내 진보, 보수 경제학자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이 같은 지원책의 지연은 미 경제에 아주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미경제를 지탱하게 만들었던 지난 3월 케어스법 하에 추가실업급여 혜택, PPP, 그리고 기타 프로그램은 거의 모두 소진돼 미국 가정들과 사업체들에게 더 이상 주어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6일, 선거 후까지 부양책 협상 중단을 선언한 지금 부양책은 최소한 한달 또는 내년 1월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미 많은 무급휴직은 영구 실업으로 변경됐다. 디즈니와 올스테이트 등과 같은 대형회사들은 새로운 해고를 시작했다. 호텔업계는 수천 호텔의 폐쇄를 경고하고 있으며 수십만 스몰비지니스들은 사업을 폐업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케팅 플랫폼 웜플리(Womply)의 자료에 다르면 지난 8월말까지 미국내에서 7개업체 중에 1업체가 폐업했으며 총 85만 사업체가 문을 닫았다. 

경제학자들은 의회가 즉각적으로 근로자들, 각종 규모의 사업체, 주 및 지방정부에게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념 성향에 따라 지원 규모에 대해 조금씩 다르지만 사실상 모든 경제학자들은 1조달러에서 2조달러 사이의 경기부양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중단 선언 후 항공사 지원 및 개인부양수표 등 각개 지원책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스티븐 므누신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7일 두차례 항공사 단독지원법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펠로시 의장은 단독안을 거부했다. 이 같은 제한적 단독 법안들은 경제학자들이 제안한 수치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거나 통과 전망도 툴투명하다. 

캐런 다이낸 하버드 경제학자이자 오바마 행정부 재무무 관료는 “부양책 지연은 (미 경제를)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곳에 둘 수 있다는 위험을 내포한다. 조만간 임계점에 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랜 허버드 컬럼비아대 교수이자 조지 부시 대통령시절 경제자문위원장은 즉각적인 개인 사업체 그리고 지방정부를 돕는데 1조달러가 필요하다며 “지금 조치하지 않으면 심각한 경제적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7일 정부가 대형 지원책을 사용해야 하며 적절한 지원이 없이는 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너무 적은 지원규모는 미세한 회복만 창출할 것이며 각 가정에 불필요한 어려움을 안길 것”이라는 그는 “시간이 지나며 가게 부채, 사업체 도산이 증가하며 경제의 생산성에도 타격을 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도 즉각적인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부양책 없이는 거의 모든 산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것이다. 애플, 월마트 등 미 대기업 대표들의 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6일 “미국내 전역은 (경제) 하향 곡선 직전에 놓여 있으며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체육관, 살롱 등의 프렌차이즈 소유주들을 대표하는 워싱턴 소재 국제프렌차이즈협회 매튜 홀러대정부 및 공공관계 수석 부사장은 부양책이 없는 경우 올 겨울 3만 6천 프렌차이즈사업체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직 근로자들도 점차 큰 압력을 받고 있다. 에머코어 ISI의 경제학자 어니 테데스키 씨는 실업급여를 통해 저축했던 실업자들은 이번 달 정도면 저축액이 바닥날 것이며 집세 납부와 식료품 구입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부양안이 없는 경우 미 경제는 내년 말 부양안이 예정대로 진행했던 것보다 4백만이나 더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지적이다. 

이번 미 정가의 협상 교착상태는 지난 3월달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당시 의회는 재빠르게 부양안을 마련했으며 지금껏 성공적이었다. 가계는 다시 소비를 시작했고 회사들은 재고용했다. 15%에 달하던 실업률은 7.9%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원 프로그램은 지난 여름으로 종료됐으며 최근들어 경제적 회복이 느려지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부양안이 늦어질수록 이 같은 모멘텀의 하락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방준비은행은 9월 추가 부양안이 마련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7일 “부양안이 없는 경우 4분기 경제 하락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은 경기부양안의 규모와 범위를 놓고 교착상태에 빠졌지만 수많은 경제학자들은 규모는 중요지 않으며 얼마나 빨리 어느 분야에 지원되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제이슨 퍼맨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장은 “언제 돈이 필요하냐구?. 답은 2달 전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추가 실업급여는 부양책 중 많은 경제학자들의 가장 우선적으로 꼽는 안이었다. 지난 7월말 종료된 추가 실업급여는 많은 미국 가정을 지탱하도록 했지만 이제는 실업급여만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 됐다. 

연구진들은 추가실업급여가 경기부양책 중 가장 효과가 큰 것 중의 하나였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업자들은 급여를 받게 되면 모으기 보다는 생활자금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혜택으로 수많은 가정이 빈곤에 허덕이지 않고 또 자신의 집을 잃지 않았던 2차 혜택도 빼놓을 수 없다고 경제학자들은 말했다. 

콜로디아 삼 전 연방준비은행 경제학자는 “600 또는 400이냐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줄다리기를 비판했다. 

IMF 수석경제학자 래구람 라잔은 “팬데믹 기간 동안의 경제회복은 미미한 상태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2019년의 보통상황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부양책이 없으면) 경제는 큰 문제에 봉착하며 회복하는데 정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업체들도 도움이 필요하다. 항공사들은 해고를 단행하고 있으며 정상상태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다. 호텔 및 여행업계도 위기상황이다. 약 1백60만명의 호텔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위기에 있으며 3만8천 호텔이 문을 닫게 될 상황이다. 레스토랑도 험난한 상황이다. 찬 바람이 불면서 야외 테이블 운영도 어려워지게 된다. 

팬데믹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경제학자들은 사업체들이 새로운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며 이전의 지원과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새로운 프로그램은 사업체들에게 직원해고 등에 좀더 유연성을 주고 물론 위기에서 최소 1년 이상 살아남을 수 있도록 수정을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워싱턴대학의 스티븐 해밀턴 교수는 렌트와 같은 고정 비용과 더불어 직원들을 계속 고용하는 비용을 차감할 수 있도록 세금크레딧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하고 내년까지 부양책을 지연하는 것은 “재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즈니스는 새롭게 시작하는 것보다 폐쇄하는 것이 훨씬 빠르다”면서 “대공황 3년동안 문을 닫은 사업체들을 회복하는데 10년이 걸렸었다. 노동시장은 최근 들어 한계에 도달한 것 같다. 중요한 부분은 이 근로자들의 고용주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9월 들어 216,000의 공무원을 해고했다. 대부분의 감원은 주정부 및 지방정부에서 이뤄진 것이다. 주 및 지방정부들의 세수가 줄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무원 감원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학자들은 지방정부 지원의 실패는 지난 불황 때 가장 큰 정책실패였다고 말한다. 당시 주 지방 정부는 수천명을 감원하고 지출을 줄였으며 세금을 올렸다. 이 같은 정책은 연방정부가 세금감면과 재정확대 등을 통해 경제를 부양하려던 노력을 그만큼 축소시켰다. 

브루킹스 연구소 경제정책분야인 해밀턴 프로젝트를 운영중인 웬디 에들버그 소장은 “우리가 아무 지원도 하지 않는 경우 커다란 주정부 발 경제활동 감소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2008년 이후 주정부의 예산이 전체 경제에 엄청나게 중요하단 사실을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사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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