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마스크
보스톤코리아  2020-08-31, 11:00:15 
한국신문에 실렸다. 마스크를 선물로 보냈다는 기사였다.  6.25 사변에 참전했던 생존한 유엔군용사들에게 전달했다는 거다. 70년이 지났다만, 한국은 여전히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마스크를 받아 환하게 웃을 노병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마스크가 방역용 뿐만이 아니다. 정성을 담은 귀한 선물이 되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쓴다. 햇빛엔 파라솔 밑을 찾는다. 추우면 옷을 껴입는다. 모두 방어요, 보호 장비인게다. 투구와 갑옷도 같은 이유일 터. 하지만 우산을 써도 빗방울은 튄다. 옷을 껴입어도 찬바람은 파고 든다. 갑옷을 입어도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터.
일본 중세때 무사들이 썼던 투구가 살벌하다. 방어장비인데, 모양은 공격적이다. 적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 일것이다. 한편 스스로에게 위엄이고 위안일 수도 있겠다. 무사들은 두꺼운 안면마스크도 썼을 게다. 

마스크는 먼지나는 지하실 청소 할적에 쓴다. 의사들이 쓰는 것도 마스크이다. 그런 마스크가 이젠 일상화 했다.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때문이다.  독한 바이러스가 오기전엔 독감에 걸렸을 적에만 썼다. 정연복 시인이다. 

지독한 몸살을 앓으며
마음이 낮아집니다
오, 주님!
제게 건강 주시고
이따금 질병도 앓게 하시는 것

이 또한 당신의 은총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몸살의 기도, 정연복) 

유발 하라리에 의하면 인간(호모사피엔스)은 이야기를 만든다. 게다가 퍼뜨리기도 한다. 대단한 능력이다. 인간이 현세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중요한 힘이라는 거다. 이야기를 만드는건 혼자서도 할 수있다. 하지만 소문을 퍼뜨리기 위해선 대면對面이다. 요새야 화상으로 만나고, 이메일과 카톡과 전화로 대면아닌 대화한다만 말이다. 마스크를 썼다고 묵언默言은 아닌 게다. 단지 불편할 뿐이다. 

이야기와 소문 뿐이랴. 여전히 바이러스가 맹렬히 퍼져 나간다. 마스크를 넘어 이젠 방독면을 써야 할까 두렵다. 대면은 꿈도 꿀수 없을텐데, 부딪치는게 그리울 적도 있다. 이따금 말이다.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귀바퀴가 아프다. 마스크 걸이가 조이기 때문이다. 이젠 마스크마져 패션화했다던데, 진보한 마스크도 등장할 것인가. 마스크 이야기가 후세에 전해질지도 모르겠다. 괴담처럼 말이다. 

그 소문이 그 온 땅에 퍼지더라 (마태 9:26)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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