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곳곳서 과잉진압 항위시위…'방화에 총격' 폭력사태도
총격 사망까지 발생…미 전역 주요 도시서 경찰·시위대 충돌
연방요원 투입 과잉진압 논란이 시위에 새 에너지 불어넣어
보스톤코리아  2020-07-26, 18:45:16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에서 주말인 25~26일(현지시간) 인종차별 해소를 요구하며 공권력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대도시 곳곳에서 벌어져 물리적 충돌까지 빚었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사건에서 촉발된 미전역의 시위가 잠잠해지는가 싶었지만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불거진 과잉진압 논란이 시위대를 다시 자극하면서 25일 밤부터 26일 새벽 사이 주요 대도시의 시위가 폭력사태로 치달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가장 격렬한 시위 중 하나는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발생했다. 최근 몇 주간 야간 시위가 줄었지만 포틀랜드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과 시애틀에 연방요원 투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25일 큰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5천명의 시위대 중 일부는 소년원 인근 공사장 트레일러와 한 커피숍에 불을 지르는가 하면, 가게의 창문을 깨뜨리고 시애틀 경찰서 동부지구대 건물에 8인치짜리 구멍을 내기도 했다.

경찰은 이를 폭동이라고 규정한 뒤 섬광탄을 터뜨리고 호신용 스프레이(pepper spray)를 뿌리며 군중 속으로 돌진해 물리력으로 시위대를 진압했다. 시위대와 경찰 모두 부상자가 속출한 가운데 최소 45명의 시위자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포틀랜드에서는 전날 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시위를 벌였고, 일부는 연방 요원들이 진을 치고 있던 연방법원 건물 주변 울타리를 침범했다.

이곳 경찰 역시 이 상황을 폭동이라고 선언하고 최루탄을 터뜨리는 등 진압에 나서 다수를 체포했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는 한 시위자가 시위대를 가로질러 운전한 차량에 접근했다가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 차량에서 경적에 이어 총성이 울리자 시위대가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영상이 페이스북을 통해 중계되기도 했다. 이 차량 운전자는 구금됐고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콜로라도주 오로라에서도 한 차량이 고속도로에서 시위를 벌이던 군중을 뚫고 지나간 뒤 한 시위자가 총에 맞아 다치는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법원에도 중대한 피해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시위대는 평화롭던 집회가 밤이 되자 폭력 양상으로 변모하면서 법원에 불을 지르고 경찰서를 파손하는가 하면, 불꽃을 터뜨리고 경찰을 향해 레이저를 쏘기도 했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는 수백명의 시위대와 경찰이 전날 밤늦게까지 대치하는 와중에 덤프트럭이 불에 탔다. 경찰은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이들을 해산하기 위해 최루가스로 보이는 기구를 사용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유리창이 깨지는 일이 발생했고,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는 100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항의하는 낙서를 남기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몇 주간 활동가들과 당국의 충돌이 폭발하면서 전국의 몇몇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폭력으로 변했다"며 연방요원 투입을 놓고 충돌이 벌어진 미 북서부 지역이 시위의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도 포틀랜드에서의 폭력적 충돌이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수주 만에 사그라진 시위에 새 생명을 주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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