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식료품 선반, 텅빈 대학교, 텅빈 거리
2020 3월 보스톤 색다른 모습들
보스톤코리아  2020-03-12, 19:48:49 
온라인 강의로 전환한 후 BU가 있는 커먼웰스 애비뉴는 12일 오전 오가는 학생들이 보이지 않고 텅 비어 있다
온라인 강의로 전환한 후 BU가 있는 커먼웰스 애비뉴는 12일 오전 오가는 학생들이 보이지 않고 텅 비어 있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다” 미국립보건원 알러지감염질병과 디렉터인 앤소니 파우치 박사가 11일 미 하원 정부감시및 개혁위의 청문회에 참석해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해 밝힌 말이다. 

보스톤은 지금껏 전례없던 일을 겪고 있다. 코스코 등 식료품 점의 선반은 거의 비어가고 있으며 대부분의 대학은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고 있는 중이다. 상당수 직장들은 재택근무를 선언하고 출근을 자제시키고 있다. 

공립학교들도 휴교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브루클라인, 프레밍햄 그리고 보스톤 일부 고교 등은 12일부터 휴교를 시작했다. 이어 알링턴, 베드포드, 벨몬트, 벌링턴, 렉싱턴, 그리고 윈체스터 등의 학군은 13일부터 2주간 휴교령을 내렸다. 

보스톤미술관(MFA), 이사벨라가드너 뮤지엄 등 주요 박물관도 문을 닫는다. 보스톤에서 열리는 대형 행사 또한 모두 취소 또는 연기될 전망이다. 보스톤시는 세인트패트릭데이 퍼레이드를 일찌감치 취소했고 보스톤마라톤도 가을로 연기할 가능성이 짙다. 

12일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108명, 그러나 보스톤글로브와 인터뷰한 매사추세츠제너럴호스피털(MGH)의 모니크 오로라 텔로 박사에 따르면 11일 8명의 코로나바이러스 의심환자를 봤지만 주보건부는 검진을 거부했다. 진단키트가 모자란다는 이유였다. 이들중 일부는 이미 기차나 비행기를 탔다는 것이 텔로 박사의 이야기다. 

매사추세추 주정부와 보건부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은 민첩하지 않고, 투명하지도 않으며 철저하지도 않다. 완벽한 초기대응의 실패다. 

월댐 코스코의 식료품 선반이 거의 모두 비어있다. 주지사가 10일 비상사태를 선언한 후 거의 모든 주민들이 비상식량 확보에 나서기 시작했고 일부 고객들은 페이퍼 타월을 서로 가지려 싸우는 모습도 보였다
월댐 코스코의 식료품 선반이 거의 모두 비어있다. 주지사가 10일 비상사태를 선언한 후 거의 모든 주민들이 비상식량 확보에 나서기 시작했고 일부 고객들은 페이퍼 타월을 서로 가지려 싸우는 모습도 보였다
 
11일 95번 선상에 코로나바이러스 경고 사인이 보인다. 12일부터는 차량이 줄어 거의 일요일 아침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11일 95번 선상에 코로나바이러스 경고 사인이 보인다. 12일부터는 차량이 줄어 거의 일요일 아침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텔로 박사는 “초기단계에서는 검진, 검진 그리고 또 검진을 실시해야 하고 양성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를 파악해서 바로 자가격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것이 감염 초기에 감염병을 통제하는 방법이다. 우리(매사추세츠주)는 여기서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미 감염병의 차단시기를 우리는 넘어섰다”

26일 27일 양일간 바이오젠 국제전략회의가 열렸던 보스톤 매리어트 롱와프 호텔은 3월 12일 문을 닫는다고 발표했다. 170명이 참가한 회의에서 매사추세츠에서는 82명의 관련 확진자(12일 기준)가 발생했지만 14일이 지난 이제서야 문을 닫는다는 발표다. 만약 한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어땠을까.

일부 젊은 한인들은 매사추세츠 감염사태를 지켜보며 이제 사태가 진정되어 가는 한국으로 아내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 보스톤으로 안식년차 방문한 H교수는 최근 감염병 대처에 허둥대는 보스톤 대신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질병을 피해서 미국을 떠나야 하는 아이러니가 생긴 것이다. 2020년 3월 보스톤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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