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제의 아들 주몽과 고구려 건국 1.
보스톤코리아  2007-06-10, 00:42:43 
백린 (역사 학자)

<지난호에 이어>이 호태왕비가 전한때의 예서로 쓰여져 음각 되어 있고, 원체 비가 크기 때문에 탁본을 만드는 것도 쉽지가 않다. 비문의 탁본을 만들려면 먼저 비신을 깨끗이 해야 한다. 그런데 오래된 비석이라 이끼가 두텁게 끼어 이를 물로 씻고 불로 태우고 흙 먼지를 털어 내다 보니 비면에 손상이 많이 가서 상한 글자가 많이 생긴다. 그 때문에 비문 판독의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일본인이 호태왕비문을 판독하기 위하여 희미한 글자를 회화용 페인트로 덧칠을 하여 자기들 견해에 맞게 모조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품게 했다. 사실 일본이 만든 탁본을 보면 흰색깔로 덧칠한 흔적이 보여서 논란을 빚고 있다. 탁본의 기술은 중국인이 능숙하다.

그러므로 비문 왜곡 조작을 확인하려면 청나라때 중국인이 만든 탁본과 대조해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나 현재로 중국 탁본은 구해 볼 수가 없다. 예서로 쓰여진 이 비문을 현대체 해서로 고쳐 쓴 다음 그것에 의하여 한국어 번역본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호태왕비가 한글로 번역되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아마도 비문에 탈락된 글자가 많기 때문에 그것을 보충하지 않고는 그대로 번역하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정인보 선생이 '용제 백낙준 박사 회갑 기념 국학 논총'에 '광개토 경 평안 호태왕 릉비 석략(釋略)'이라는 제목하에 비의 탈락된 글자와 간단한 어귀의 풀이가 있지만 비문 전체를 한글로 번역 해석한 연구서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 어쨋든 한국 고지도 전시 때에 광개토 호태왕비의 탁본이 전시된 것은 서울 대학 개교 이래 처음 있는 일이며 그것으로 인하여 고구려사에 대한 관심을 한층 높이는 기회이기도 하였다.

사극 주몽

동북공정의 고구려사 왜곡으로 한인들이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에 대하여 한층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분위기에 맞추려고 한국고대사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들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모르나, 지난해부터 주몽, 연개소문, 대조영 등의 사극이 연속 방영되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완규 극본에 이주환 연출, 송일국 주연인 주몽은 최고의 인기 드라마로 그 시청률은 평균 40.6 % 를 기록하였다는 것이다. 사극 주몽이 그토록 한국국민의 관심을 끈 것은 무슨 까닭일까.

한인들이 새삼 고구려와 발해에 대한 역사를 좀 더 깊이 알고 싶어하는 욕망 때문일까. 아니면 중국 과학원 동북공정의 고구려사 왜곡에 따른 반발심에서 일어난 일일까. 아무래도 이 두 가지 이유가 다 포함돼 있는 것 같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고구려를 배경으로 하는 이 사극은 사실에 더욱 충실해야 하는데 그런 면이 부족하여 국민의 기대에 미흡한 것 같다. 그런데도 사극 주몽은 2000년 이후에 제작 방영된 드라마 중 대중의 인기를 가장높이 올린 사극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사극 주몽의 방영으로 한국인들이 고구려사의 인식에 어느 정도의 도움을 줄 수 있는 드라마였는가 이다.

그런데 일부 시청자 중에는, "주몽을 통하여 촉발된 고구려사에 대한 일반의 관심은 그것이 잘못된 역사적인 묘사로 도리어 혼란을 일으켰다"고 비판도 있다. 일부 평론가의 말은 "주몽은 사극이 아니고,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터무니 없는 환상) 이다"고 혹평하였다. 즉 사극 주몽은 한국국민이 고구려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을지는 모르나 그에 반하여 고구려사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함께 심어주었다는 것이다. 나는 역사문학이나 영화연극의 평론가가 아니다. 그러므로 사극을 이렇다 저렇다 하고 논평할 자격이 없다. 그러나 사극을 시청한 한 사람으로서 그 소감을 말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제 사극 주몽의 애매무호한 장면 몇 가지만 예를 들어 말하자. 역사기록에서는 고구려의 시조주몽은 천제의 아들이며 그 어머니는 하백의 딸인데 그 어머니가 햇빛을 받고 잉태하여 알에서 태어났다고 그의 출생을 신화적으로 서술하였다. 고대국가의 영웅의 탄생설화는 아버지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은나라의 시조 설 주나라의 시조 후직(后稷)과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는 모두 다 아버지가 없이 태어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고대 모계사회였다고 하겠지만 사람의 자식이니 어찌 아버지가 없을 수 있겠는가. 창업의 주 제왕의 거룩하고 위대함을 특별히 나타내기 위하여 신격화 하여 표현한 것이리라.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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