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이등박문伊藤博文
보스톤코리아  2019-02-25, 10:30:21 
네이버 사전에 따른다. 서생書生의 뜻이다. ‘글만 읽어 세상일에 서투른 선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서생은 선비나 학자와 동의어일 수는 없다. 오히려 한급 낮춰 부르는 말일게다. 구별은 어렵다만, 예나 지금이나 서생이 흔하다. 

이등박문伊藤博文은 이토 히로부미이다. 책 '이토 히로부미 후작과의 조선여행'은 얇은 단행본이라 했다. 책이 많이 발행된 건 아닌 모양이다. 1906년에 미국 심리학자인 George T. Ladd가 썼다고 했다. 심리학자가 별걸 다썼다.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엉뚱한 일만 저질렀다. 이등伊藤의 심리를 분석한 책은 아닐테니 말이다. 

라드 (Ladd)가 책에서 했다는 말이다. '극소수를 제외한 조선 대부분의 교육계층과 관료집단의 정치적 수준과 행동 수준은 저능한 정신과 거의 절망적인 수준의 순진무구함, 판단력 부족으로 점철되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심하다. 이등박문에게 극진한 대접을 받고, 그의 입맛에 맞는 말만 했음에 틀림없다. 그가 본 한국의 인상을 다시 되집는다. 

그의 말은 계속된다. 치욕적인 을사조약을 맺을 적이다. ‘이등伊藤은 조선인들의 가장 큰 약점이 일본의 침략에 대항해 통일된 전선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등伊藤의 말투는 느렸지만 분명하고 단호했다. …통감은 조선의 황제와 신료들이 제기하는 모든 반박에 맞서 철통같은 논리로 기선을 제압해 그들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고종황제는 조약에 반대했지만 우유부단했고, 결국 최종결정을 내각에 떠넘겼다. 황제는 이등伊藤과 일본 제국에 대한 성찰 능력도 상실했다....'

라드가 묘사한 일본과 조선의 모습이다. '일본은 깔끔하고, 귀엽고 문명화되고 현대적이라면, 조선과 조선인은 정반대였다. 무질서, 불결함, 원시성 그리고 후진성. 조선의 과거는 조선의 현재만큼 추악할 뿐이다. 조선의 역사는 잔인함, 거짓말, 타락의 연속이었다.’ 책을 읽으며, 씁쓸한 기분에 입맛이 썼다만 화가 난건 아니다. 

이젠 세상이 변했고, 세월이 갔으니 용서고 뭐고 할것도 없다. 다만 잊을 수는 없을 거다. 생각없는 서생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그러하다. 라드는 분명 허접한 서생書生임에 틀림없다. 

조선은 명분이며 논리가 앞서 있었다. 그게 성리학의 근본일 테니 말이다. 현실이며 실리인건 일본이었다. 명분과 실리는 언제나 부딪친다. 
이등박문은 안중근의사의 총에 맞아 절명했다. 소설가 김훈은 그 총의 소재를 찾고 있다고 했다. 곧 3.1절이다.

그가 선생들 중에 앉으사 그들에게 듣기도 하고 묻기도 하시니 (누가2:46)

인용: '발칙한 한국학.', 2002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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