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사건, 한인사회 반응 다양
보스톤코리아  2007-04-24, 01:03:36 
한인 및 유학생들 상당수 불안감 표시
학부모들 자녀들 등교시 눈총 받을까 걱정
당당하게 함께 아픔을 나누자는 의견 대두



버지니아텍(Virginia Polytechnic Institute) 총기 살해범이 한국인임이 밝혀진 17일 한인사회는 충격의 회오리에 휘말렸다. 여기저기서 우려의 전화가 빗발쳤으며, 주 보스톤 총영사관은 <버지니아공대 총격관련 당부사항>을 한인회와 언론사로 급송했다.  급기야 한인회는 17일 밤 주요임원들과 한인사회의 원로들을 초청 비상대책회의를 가졌다.
놀이스터(Nor-Easter:동북부 지방의 폭풍우, 또는 폭설)로 계속되는 비와함께 쏟아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캠퍼스 총격학살 뉴스가 한국출신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뉴스에 상당수의 한인들이 불안감을 표시했다.

<유학생 및 한인 상당수 불안감 표시>
본지 홍승환 기자는 “부끄럽지만 가장 먼저 ‘나에게 어떤 피해가 오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앞섰다고 털어놨다. 지금 당장 나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향후 직장 면접시 범인과 같은 한국인이라는 이미지로 인해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또는 직장 동료들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미묘한 차별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갖게 된 것이다.
한 학부모는 고등학생인 자녀들이 지금은 봄방학 중이지만 개학 후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다른 학부모에게 전화로 털어놓으며 우울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일부 한인 세탁소에서는 평소에 찾는 손님이 한국이냐고 묻고 우려를 전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일상과 다름 없었다.  드롭스토어를 운영하는 S씨는 “많은 손님들이 한국인이냐고 묻기는 했지만 나쁜 감정을 표현하거나 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레딩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손정봉 전 세탁협회장은 “특별히 한국인이냐고 묻는 손님은 없었다.”다고 밝혔고 벨몬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서규택 전 한인회 고문단 의장도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았고 평상시와 다름 없었다”고 밝혔다.
유학생들은 대부분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나뻐질 것 같다는 불안감을 표출했다. 유학생 김형규씨(가명, 29)는 “너무나 안타깝다. 한국 사람으로서 왜 범인이 한국인이었는지…뉴스보도는 범인이 한국이민자라는 걸 너무 강조하는 듯하다.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닌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신예나(가명, 23)씨는 “처음 뉴스를 봤을 때 한국인이 연류됐다는 것을 전혀 생각지 않았다. 한국도 아닌 미국내에서 일어난 일이라 미국인들의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질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헬렌씨(가명, 27)는 “솔직히 창피하고 수치스럽다. 어디가서 한국사람이라는 소리를 한동안 못하고 다니겠다”고 했고 최현지씨(가명)는 “분명 미국인들이 그 이슈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듣게 된다면 죄책감 느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예린(가명)양도 “오늘 뭐 사러나갔다가 너무 뻘쭘했다. 사람들이 나 보면서 무슨 생각 하겠는가”라고 물었다.
보스톤 코리아닷컴에 ‘챔피욘’이라는 아이디로 글을 올린 한 유학생은 “여자친구들이 (BU근처) Comm Ave, Shaws랑 88이 있는 쪽에서, 백인들이 막 소리치고 야유하고, 시비를 걸려해서, 무서워서 도망쳤다고 하던군요”라고 실제 위협이 있었음도 밝혔다.
그러나 한병준(29, 가명)씨는 “다들 왜 두려워하고 챙피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원인은 총기소지 권한이 합법적이기 때문이다. 두려워할 것 아무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남의 얘기 아니다>
조기 유학생으로 이민사회를 잘아는 조의석(28, 가명)씨는 “미국내의 한인사회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교포들의 경우 정작 미국 상류사회로 들어가는 경우는 극소수이고 대부분 미국내의 한인사회에 안주하기 급급하다. 다들 아웃사이더가 되기 십상이다. 자녀들이 자국의식을 고취하면서도 미국사회에 설수 있도록 하는 한인단체들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민와서 세탁업을 하는 S씨는 “정말 남의 얘기가 아니다. 두 부부가 새벽에 출근해서 저녁늦게 들어가고 저녁 먹고 나면 아이들과 이야기 할 시간이 거의 없게 된다. 자녀 교육에 소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 범인 조승희와 누나 모두 좋은 대학에 입학한 걸로 보아 공부는 잘했다고 본다. 따라서 공부 잘한다고 아이들이 제대로 자라고 있다고 방심할 수 없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손정봉 전 세탁협회장은 “보통 연매상 20만불이 넘는 세탁소는 조금 여유가 있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 부부가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한인 세탁소의 경우 약 50%가 이에 해당한다”세탁업소들의 상황이 쉽지 않음을 밝혔다.
윤희경 미주한인재단 공동회장은 “이번 사태로 사업에 바빠 아이들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는 뼈저린 교훈으로 받아 들이고 부모들도 자녀교육에 대한 반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당하게 나서자>
본지 칼럼니스트 진태원씨는 칼럼을 통해“두려운 마음으로 숨어서 상황을 관전하지 말고, 과감하게, 그들의 찢어지는 슬픔속에 함께 있어야 한다. 창피할것 없다. 창피하다는것은 우리가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마음의 가면이다.”고 말하고 같은 한국인이라고 조금의 비난과 피해는 당한다 할지라도 “오직 피해자 가족과 함께 슬퍼하며 그들을 위로할 때다”라고 전했다.
인터뷰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단 나에게 우리에게 어떤 피해가 올것인가’부터 말했던 것과 달리 “당당하게 한국인이라는 책임을 가지고 조금의 비난과 피해를 당한다 하더라고 피해자 가족들을 위해 함께 슬퍼하자”는 제안은 신선했다.
이번주 방학을 끝내고 학교에 돌아갈 자녀들에게도 ‘위축되지 말고 때로는 조금의 따가운 눈총을 받더라도 당당하게 유족들이 슬픔을 함께 나누겠다는 자세로 행동하라’고 조언하길 기대해본다.

장명술 [email protected]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美FBI, 조승희씨 부모 신병 보호중 2007.04.24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19일 버지니아텍 총격사건 범인 조승희씨 부모의 신병을 보호중임을 공식 확인했다. 주미 한국 대사관의 권태면 총영사는 이날 FBI 워..
초기 선거자금 모금운동 예측 빗나가 2007.04.24
오바마 풀뿌리 모금 성공적   클린턴 모금 조직 분산 맥케인 선거자금 허덕 2008년 대통령 선거 모금 운동 1분기 결과 보고서가..
총격사건, 한인사회 반응 다양 2007.04.24
한인 및 유학생들 상당수 불안감 표시 학부모들 자녀들 등교시 눈총 받을까 걱정 당당하게 함께 아픔을 나누자는 의견 대두 버지니아텍(Virgini..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 관련 당부사항 2007.04.19
1. 주보스턴총영사관은 4.16(월) 버지니아 공대에서 발생한 미사상 최악의 교내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에 깊은 조의를 표하며, 이 사건의 용의자가 한국인 학생이..
中 언론 "중국은 미국 앞에 겸손해야 한다" 2007.04.16
▲ 지난 2005년 중국을 방문한 부시 미국대통령이 중국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 중국국가주석과 만나 악수를 나   중국과 미국을 비교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