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에 따른 은행 일자리 얼마나 줄어들까
보스톤코리아  2016-04-07, 22:14:27 
(헤럴드경제) 최한승 기자 = 이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모바일 결제와 송금, 그리고 계좌 관리 등이 넓게 보면 바로 핀테크의 발달로 가능해진 것들이다. 핀테크는 우리 생활에 얼마나 깊게 퍼져 있을까.그리고 이것이 왜 한인 은행의 지점과 은행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까. 

●해외 송금과 환전 은행 불필요 
최근에는 수익이 많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국제 송금은 한인은행들에게 쏠쏠한 비즈니스 였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 톡과 KT가 설립한 K뱅크 등이 송금 시장에 끼어들었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세계 최대 개인 간 온라인 환전 서비스인 '트랜스퍼 와이즈'와 제휴를 맺고 낮은 수수료를 책정했다. K뱅크 역시 자사와 제휴한 해외통신사를 통해 수수료를 낮춘다는 복안이다. 또 다른 송금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미국으로 2000달러로 보낸다고 하면, 핀테크 업체는 미국에서 한국으로 돈을 보낼 사람을 찾는다. 업체는 미국에서 돈을 받을 사람에게 2000달러를 주고, 한국에서 같은 금액에 해당하는 원화를 한국내 고객에게 이체한다. 흔히 말하는 환치기를 합법화한 방법인데 이 거래의 장점은 해외거래가 아닌 국내거래가 되기 때문에 수수료를 크게 낮출 수가 있다는 것이다. 또 송금과 더불어 한인들의 환전 역시 은행에 들러 돈을 바꾸는 불편 없이 본인이 여행하는 국가에서 특정 플랫폼을 통해 낮은 수수료만 내고 돈을 인출하거나 결제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대출도 크라우드 펀딩으로 
한인 사업가 A씨는 자신의 아이디어로 창업을 준비 중이다. 문제는 A씨의 아이디어를 실현시켜주는 데 필요한 돈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A씨와 같은 창업희망자가 택할 수 있는 자금 유통 방법은 한정적이었다. 은행을 찾아 담보를 잡히거나 신용점수를 바탕으로 돈을 빌리는 것(대출)혹은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돈을 꾸는 것. 하지만 이제는 핀테크 업체가 제공하는 크라우펀딩을 이용할 수 있다.크라우드 펀딩은 소셜미디어, 인터넷 등을 활용해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직접 모을 수 있으며, 간단한 아이디어부터 창업, 그리고 각종 사회활동까지 폭넓게 활용된다.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목표액과 모금 기간을 정해서 투자자를 모집한다. 기간 내에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해도 후원금이 환불되고 계획이 불발되는데 그치기 때문에 큰 위험이 없다. 만일 성공하면 은행 대출에 비해 과정이 간편한 것은 물론이요 이자도 낮기 때문에 큰 수익을 남길 수 있다. 

●대금결제 간편화, ATM 사용 필요성 크게 줄어 
현재 신용카드를 오프라인에서 사용하면 기계에 설치된 단말기를 통해 회선 업체에 결제 신호를 보내고, 이를 수신받은 카드 회사는 결제 승인을 하게 된다. 회선업체는 통신료를, 카드사는 카드 결제시 발생하는 수수료를 떼어가는 구조다. 그런데 이제는 중간 과정인 단말기와 회선 사용 과정이 생략되고 있다. 미리 등록한 신용카드 정보만 있으면 어디서나 결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번 카드를 긁거나 컴퓨터로 번호를 입력하는 불편이 없고 비밀번호보다 안전한 지문인식이나 패턴을 사용해 안전도 강화됐다. 애플페이나 삼성페이 그리고 월마트 페이 등이 이런 기술을 이용한 간편결제의 대표적 사례다. 매번 은행이 발급한 카드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ATM사용도 마찬가지다. 고객들이 각자 구좌를 통해 현금을 바로 이체하고, 적은 금액이라도 결제가 가능해져 현금 인출 필요성이 크게 줄었다. 

●핀테크로 인한 감원은 얼마나?
핀테크의 영향에 따른 은행권의 인원감축 열풍은 이미 확연하다. 시티그룹은 최근 핀테크의 활성화로 향후 10년간 미국과 유럽의 은행들이 약 170만 명의 직원을 감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이른바 서구권 은행 전체 일자리의 30%에 해당하는 것이다. 시티그룹은 핀테크 기업과 은행이 대출과 지불결제 분야에서 격전을 벌이게 되면서 다수의 행원들이 설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일자리 감소는 투자은행보다 상업은행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금융위기 이후 투자은행들이 상당수 직원을 감원한 것과 달리 상업은행의 감원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핀테크가 확산되면 상업은행의 젖줄인 대출과 지불결제 분야에서 '은행'의 역할이 줄어들게 된다. 

지난 6년 동안 핀테크 업계에 유입된 돈은 190억 달러 규모로 이중 46%가 대출 사업 부문으로 들어갔고, 지불 결제는 23%를 차지했다. 얼마전 BBCN뱅크가 윌셔와의 합병을 앞두고 오토론 사업부를 폐지한 것도 크게 보면 핀테크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딜러와 온라인 뱅크가 대출분야에 엄청난 자금을 투자해 시장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대출이 은행 순익의 최소 56%를 차지한다고 말한다. 한인은행의 경우 대출 순익이 주류 은행보다 더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만일 대출과 지불결제에서 점유율을 잃을 경우 순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민역사가 길어지면서 한인들의 영어사용이 능숙해질 수록 핀테크 시장에 고객을 빼았기게 되고 이로 인해 직원감축이 불가피하다"며 "한인은행의 경우 주류 은행보다 감원 열풍이 더 크게 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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