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하는 ‘나’, ‘나’ 때문일까? ‘너’ 때문일까? (1) -좋은 습관은 행복으로 가는 직행선 VIII-
보스톤코리아  2015-05-11, 11:36:27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 호감이 가는 대상을 만나는데, 나를 거부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다가가지 못하고 마음을 끙끙 앓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신경심리학’에서는 누군가를 흠모하게 되면 도파민, 페닐에틸아민, 세레토닌, 옥시토신, 황홀하고 격양된 감정으로 행복감에 젖지만, 아드레날린의 분비로 두근거림과 함께 불안감이 조성되고, 거부를 당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을 겪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애착 관계 (Attachment Theory)’의 학자들은 불안 호르몬이 증가되는 근본 원인은 어릴적 부모와의 ‘애착 관계’의 형성이라고 한다. 연애의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고, 연애 감정을 회피하거나 집착하는 더 근본적인 이유는 어린 시절 유아가 부모나 보호자와 형성되어진 ‘애착’의 관계’의 영향이라는 말이다. ‘애착 이론'의 선구자인 존 볼비(Jhon Bowlby, 1907-1990)와 그의 제자 메리 에인스워스(Mary Ainsworth, 1913~1999)는 1969년 애착을 평가했던 실험을 통해 어떻게 어릴적 애착 관계 형성이 성인기 애착에 영향을 미치는가 살펴보았다. 실험을 하기 위해 가상의 놀이방을 설치했다. 

장난감이 있는 실험실에 엄마와 아이가 들어간다. 뒤이어 낯선 사람이 들어가고 얼마 있다가 엄마는 그 방을 떠나고 아이가 낯선 사람과 둘만 있도록 한다. 15분 정도 지난 후 엄마가 돌아오고 아이의 반응을 관찰한다. 에인스워스는 애착 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은 엄마가 떠날 때가 아니라 엄마가 다시 돌아왔을 때의 반응이라고 한다. 떠났다가 돌아온 엄마를 보고, 아이가 어떻게 반응을 하는가의 관찰을 통해, 애착 형성을 네 가지로 나누었다. ‘안정 애착’, ‘회피 애착’, ‘양가-저항 애착’, ‘혼돈 또는 비조직화 애착’을  말한다.  

‘안정 애착’은 엄마가 15분 뒤에 돌아왔을 때 엄마를 보자마자 반기고, 엄마에게 새 장남감을 보여주며 같이 논다. (아이가 보내는 신호에 항상 민감하게 반응하고 필요를 충족시켜 주었기에, 엄마가 돌아와 항상 그랬던 것처럼 자신을 보살핀다고 믿는다.)
‘회피 애착’은 엄마가 돌아와도 무시하듯 회피한다. (엄마로부터 항상 무시당했던 기억 때문에 엄마의 부재에 별 반응이 없다.)

‘양가-저항 애착’은 엄마가 나가자 심한 불안감을 표현하고 정작 엄마가 돌아와 안아줘도 쉽게 달래지지 않고, 엄마가 권장하는 장남감을 뿌리치기도 한다. (아이가 울거나 엄마를 필요로 할 때, 어떤 때는 반응하고, 어떤 때는 무시하는 일관되지 않은 양육을 할 때, 아이는 부모가 항상 반응해 줄거라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불안하고, 화가 나면 과장된 애착 행동으로 의사표현을 한다.) 

‘혼란 애착’은 불안전한 애착 가운데 가장 염려스러운 유형이다. 엄마가 돌아왔을 때, 엄마에게 선뜻 안기지 못하고 몸은 옆으로 돌린다. 혼란된 애착유형의 아이들은 울면서 엄마로부터 뒷걸음을 치거나 또는 팔다리를 뻗은 채 꼼짝 않고 바닥에 엎드려 있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심한 경제적 타격이나, 스트레스나 우울증의 상황에 처해 있어 엄마의 감정이 매우 불안정할 때, 아이가 극심한 혼란 상태에서 엄마에게 다가가야 하는지, 가만히 있는 것이 좋은지 판단이 불가능한 혼란상태이다.)

아미르 레빈와 레이첼 헬러는 '그들이 그렇게 연애를 하는 까닭(Attached, 2011)’이라는 저서를 통해, 성인이 된 후 어릴적의 애착관계 형성은 인간관계에서 강한 영향을 미침을 설명하였다. 어른이 되어서도 애착유형이 ‘불안형, 회피형, 안정형’으로 나누어진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어릴적 손상된 애착 형성은 안정형을 만나게 되면 얼마든지 복귀될 수 있다고 한다. 어른이 되어 나타난 세 가지 유형을 살펴 보도록 하자. 

‘안정형’은 누군가에게 버림받을까봐 두려워하거나 누군가와 너무 가까워질까봐 걱정하지 않기에 관계에 밀당을 하지 않는다.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파트너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파트너의 감정 신호를 읽고 반응하는 데도 능숙하다. 예측할 수 있게 행동하고, 욕구를 표현하면,기꺼이 들어주며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성공이나 역경도 파트너와 함께 나눌 줄 알며 파트너가 필요로 할 때는 그 곁을 지켜준다. 

‘회피형’은 자신의 독립성과 자존감을 유지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연인관계보다 자주적인 삶을 더 선호한다. 밀당을 즐기며, 욕구를 말하면 무심하게 행동하며 회피해버린다. 변덕쟁이가 많다.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지만, 지나치게 친한 관계는 불편하게 느낀다. 자신의 영역을 너무 침범하는것 같은 조짐이 보이면 회피를 하며 경계선을 긋는다. 이 모습이 자칫, 시크하게 보여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회피형이 긋는 적당한 선은 매우 이기적이다. 배려의 대화가 아닌, 회피나 우유부단으로 선을 긋기에 그들이 보내는 신호는 사실은 매우 헷갈린다. 파트너의 요구를 하면, 더 회피를 하여 자기를 더 필요로 하게 불안을 조정한다. 자기를 집착하게 하는 것이 애착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불안형’은 사랑하면 유난히 집착하거나 불안에 떤다. 레빈과 헬러는 불행하게도, 불안형은 회피형에게 더 잘 끌린다고 한다. 파트너가 자신이 원하는 만큼 가까워지기를 바라지 않을까 봐 두려워 하며 정신적 에너지의 상당량을 파트너와의 관계에 소모하게 된다. 밀당을 즐기는 회피형은 자신의 기분과 행동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 불안형을 가끔씩만 기쁨을 맛보게 하며, 더 회피를 하며 애타게 한다. 

회피형과 만나 커져가는 불안, 몰두, 집착의 애착 관계의 형태를 사랑이라 착각하게 된다면, 불안형은 결국 회피형에게 버림을 받던지, 몸과 마음이 지쳐 포기를 하게 된다. 그 후, 설혹 안정형을 만난다 하더라도 안정된 애착체계를 재미없어 하거나, 잔잔한 물같은 평온함이 사랑이 아니라고 오해하며 좋은 파트너를 놓치고 말 수도 있다.

연애를 끌어가기가 힘들다는 이십대 중반의 코드니가 테라피를 요청해왔다. 그녀는 호감가는 상대의 남자를 만났는데, 어떻게 관계를 끌어가야할지 난감해진다고 했다. 그의 반응에 너무 민감해져서 온종일 그의 텍스트에 목을 매게 되면서, 감정조절이 잘 안될 정도로 집착적 현상이 오고, 겉잡을 수 없이 마음의 혼란을 느끼기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집착을 하는 자신이 너무 싫은데,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해져서 일을 잘 할 수가 없을 정도라고 말을 했다.

어린 시절, 그녀의 부모님은 잠시 별거를 했다. 어릴적 아버지는 항상 일이 바쁘셔서 집에서 같이 지내는 시간이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아버지는 내연녀와 동거를 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이혼을 원했고 어머님는 이혼을 수락하지 않으셨다. 결국 아버지는 그녀가 5살이 되던 해 집을 나가셨다가 국민학교 3학년 때 집으로 다시 돌아오셨다. 아버지와의 관계를 생각할 때, 별다른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어릴적 기억에 부모님이 큰 소리로 싸우는 일이 많았다. 아버지와 떠나고 어머니는 화를 잘 내셨고, 가끔씩 왜 자신이 혼을 나는지 이해가 안 갈 때도 있었다고 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한 어머니에게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고 했다. (혼란 애착으로 어른애착의 불안형을 형성한 코드니의 극복 과정을 다음 칼럼을 통해 소개한다.)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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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Fruit St. Worcester, MA 01609,
508-728-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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