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찾아 세계를 달리는 청년 박정규
보스톤코리아  2007-02-25, 04:26:33 
[보스톤코리아 초대석] 자전거 바퀴 두개, 사람 하나의 너무도 ‘인간적인’여행


<내 인생을 바꾼 스무살의 여행>이 한 청년의 인생을 바꿨다. 오랜 방황의 시기를 보낸 후 세계를 자전거로 일주하며 자신의 희망과 꿈을 완성해 가고 있는 대학생 박정규(27) 씨. 그가 미국 일주의 종착역인 보스톤에 18일 도착했다. 단지 자전거로.
그는 페달을 밟아 LA부터 뉴욕까지 대륙을 횡단했다. 무려 18개주를 거쳐 5,000마일을 그는 두 바퀴를 친구삼아 달렸다. 지난 9월 22일 출발, 2월 18일 도착했으니 약 5개월을 도로에서 보낸 셈이다.
한국을 출발한 것은 지난해 봄인 5월 16일.  몽골, 중국, 인도에 이어 9개월째 여행에 접어든다. 지난해 독도를 알리기 위해 오토바이로 대륙을 횡단한 ‘독도 라이더’와 두바퀴를 사용한 점에서는 같지만 엔진이 다르다. 피와 살로된 근육과 탄탄한 심장이 엔진. 그의 너무도 ‘인간적인 여행’의 목적은 ‘희망을 나누고 이야기하며 자신의 희망도 찾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단순히 더 넓은 세상을 접하고 싶다라는 단순한 이유로 시작하게 됐지만 군대에서 접한 동기부여 강연자 브라이언 트레이시(Brian Tracey)의 <내 인생을 바꾼 스무살의 여행>을 읽고선 구체적인 여행을 계획하게 됐다.
그의 여행 동기가 희망 전달, 인간 신뢰성 회복이다 보니 사람과의 만남을 목표로 했다. 비록 자전거 여행을 하지만 ‘남들이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퇴근하자’고 마음먹고 페달을 밟던 자전거를 퇴근시간이면 멈췄다. 그는 중국의 시골 오지에서도 텍사스의 한 거리에서도 시간만 나면 문을 두들기고 잠자리를 요청하며 희망에 대한 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세상의 인심은 여전히 일부 닫혀있었다. 시골에서도, 대도시에서도 그리고 인도에서도 미국에서도 일부 사람들은 낯선 사람을 경계했으며 또 일부는 그를 포용하기도 했다. 그는 “마음을 닫고 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고 표현한다. 아직은 세상이 더 따뜻한 것 같다고.
그의 에피소드는 다양하다. 미국의 한 공중 화장실에 들어가 쉬고 있는데 관계직원이 오더니 화장실 한 칸을 아예 내어주며 바깥에는 ‘고장’이란 푯말을 붙여 편히 잘 수 있도록 해줬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는 노숙하고 있는 박군을 발견한 경찰이 경찰차로 호송해 호텔에서 자라며 호텔비를 쥐어주기도 했다.
또 루이지애나에서  어떤 가정집 문을 두드리다 문신을 한 날카로운 인상을 한 사람이 나와 말을 걸까 망설였는데 그는 알고보니 한국의 태권도를 배운 사람. 팔둑에 한 문신에는 이소룡과 태권도 스승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국제 킥복싱 대회에서 챔피언까지 해서 벨트도 보관하고 있었다.
이처럼 운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텐트를 치고 노숙하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애리조나 등에서는 방울뱀, 전갈 등을 조심하라는 당부를 받아 주로 도로변에서 노숙했고 한번은 푹신한 잔디밭에서 노숙하다 스프링쿨러가 작동하는 바람에 비가오는 줄 알고 혼이 난 경우도 있었다. 그는 차츰 노숙의 원칙을 깨닫기도 했다. 대형 쓰레기통 뒤 등 사람 눈에 띄지 않는 곳, 천정이 있는 곳, 삼면이 막힌 곳을 주로 찾았다고.
누구와도 동행하지 않고 홀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라. 그럼에도 그에게는 외로움이나 그늘이 전혀 자리잡지 않았다.‘하하’하고 사람좋게 웃는 그. 기자가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는 상대방이 거절할 때 무안함을 감추기 위해 그렇게 웃는 경우가 많았다.
왜 움직이는 교통수단 중 가장 힘든 자전거를 택했느냐는 질문에 “사람을 만나기 쉬운 수단이다. 대중교통으로 가장 느리지만 사람 마음으로는 가장 빨리들어간다. 쉽게 멈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내가 가고 있다는 것을 심장, 다리, 근육으로 느낄 수 있는 수단”이라고 답했다.
무려 9개월 간 자전거 여행에도 그는 크게 아프지 않았고 인도에서 한 번 감기 몸살이 걸렸다고. 이 때는 가능하면 사람들과 만남을 피하고 자전거 페달만을 밟았다. “아플 때는 계속 앞바퀴만을 보았다”고 말한다.
대구 카톨릭 대학 언론 광고학부 1년 휴학 중인 박군은 “결코 빠르지 않다”는 지적에 “하,하 그렇습니다”고 답했다. 공고에서 조선 용접을 공부하고 공대에 진학했으나 적정에 맞지 않았다. 대학을 접고 공공 근무, 회사취직, 도시가스, 막노동, 그리고 롯데리아까지 여러가지 일을 하다 군대에 입대했다.
제주도에서 자전거 일주를 하다 트라이애슬론을 취미로 하는 한 은행의 지점장을 만난 게 인연이 되어 마라톤을 시작했고 이후 3년동안 마라톤을 했다. 마라톤을 하면서 다져진 체력이 세계 일주 자전거 여행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밑천이 됐다.
세계 일주 계획을 들은 박군의 아버지는 “졸업은 언제하고, 취업은 언제하고 또 결혼을 언제할 것이냐”고 호통을 치시며 못마땅해 하셨다. 부모님의 걱정과는 달리 그는 여행을 하면서 향후 자신이 동기부여 전문가(Motivation Speaker)가 되기로 목표를 가다듬었다. 희망에 대해서 나눈 이야기와 자신이 경험한 것을 묶어 책도 출판할 예정이다.
박군은 미국횡단을 마치고 이제 한국으로 들어갔다 다시 남미와 아프리카를 향해 달릴 예정이다. 두개에 바퀴에 희망을 싣고 1년은 더 달려볼 것이라고.
지난 8개월 동안 약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의 희망이야기를 기록한 그. “자신으로 인해 닫혔던 마음의 문이 열리고 희망을 심어주며 하나님이 자신과 함께 동행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알리고 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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