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박근혜, 지적능력과 노력은 돋보였지만 지도자적 철학과 순발력에서 약점 |
보스톤코리아 2007-02-21, 00:14:11 |
▲ 하버드 케네디 스쿨 학장이 청중들에게 박근혜에게 어떻게 질문해야될지를 설명하고있다. 사진= 김아람
12일 박근혜 대표의 케네디 스쿨 강연을 접한 기자의 솔직한 의견은 ‘놀랍다’는 것이었다. 한국어로 강연을 할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영어 강연을 감행했다.(참고로 2년전 고건 전 총리는 케네디 강연을 한국어로 진행했다.) 연설문을 그냥 읽는 수준이 아니라 상당부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서 말 그대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밝히는 강연이었다. 수행기자 중 한 사람에 따르면 박근혜 대표는 강연 전날 만찬에서 내일 강연을 준비해야 한다며 일찍 자리를 뜰 정도였다고. 얼마만큼 이 케네디 강연을 염두에 두었으며 수도 없이 연습을 했을 것이라 짐작됐다. 30분이나 되는 강연을 잘 소화한 박근헤 전 대표에게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또 영어 강연은 상당수 한인들로부터 상당히 긍정적인 평을 받았다. 그러나 이날 강의 내용과 같은날 북경에서 이루어진 6자 회담의 결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다. 6년전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과 합의 했던 계약 내용을 부시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북핵의 완전 폐기 이전에는 아무것도 줄 수 없다”며 폐기처분했었다. 그러나 이번 6자 회담에서 부시 행정부는 입장을 바꿔 또다시 클린턴 정부와 비슷한 내용의 계약을 맺었는데도 박 전대표는 부시 행정부의 6년전 태도와 유사한 대북정책을 그대로 답보했다. 데이비드 엘우드 학장은 포럼 개회사에서 “6자회담이 잠정적으로 타결된 아주 중요한 날”이라고 밝혔는데, 강의 직전 열렸던 리셉션에서 분명히 6자회담 잠정적타결 문제를 미리 이야기 하지 않았을리 없다. 그렇다면 연설문은 미리 써놓았기 때문에 바꿀 수는 없다하더라도 연설 말미에 한국어로라도 현재 상황을 거론하며 대북정책에 대해 재설명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강연이 끝날 때까지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이 선을 넘었다. 이런데도 지원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해 6자회담 타결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이는 보좌관들이 정보를 수집, 대응책을 내놓았어야 하는데 전혀 대비가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본지 칼럼니스트 김은한 박사는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지도력으로 볼때 상당한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좌관들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며 자신이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가했을 때 보좌관들이 움직이던 것과 너무도 극명하게 대비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박근혜 전 대표가 가장 약점을 보인 것은 중국의 해적판 등 지적재산권 남용 문제에 대한 질문. 박대표는 ‘법대로 처리해야죠’라는 답변으로 사람들의 폭소를 샀는데 대중국 향후 경협 문제, 지적재산권 문제 등에 대해 지도자로서의 뚜렷한 철학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본지 칼럼니스트 윤희경 박사는 “북한, 대일, 대미, 대중 등에 관한 뚜렷한 철학을 아직까지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것으로 보여 대통령 후보에 대한 기대가 상당부분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사실 이날 포럼 후 질의응답시 질문자들이 긴장해 질문을 정확하고 명확하게 하지 않아 질문을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최고급 통역을 제공한 이용화 박사도 일부 질문자들에게는 정확한 질문 내용이 뭔지를 확인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 박 전대표가 이 같은 상황에서도 상당부분 질문자들의 질문 내용을 이해하고 답변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일부 내용은 정확히 알아듣지 못해 동문 서답하는 경우가 있었다. 차라리 이용화 박사를 적극적으로 이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결국 이번 케네디 포럼은 박대표가 정치인으로서 지적 능력은 충분히 입증했지만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의 대국적인 안목, 철학, 그리고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 등은 아직도 보충해야만 하는 점임을 확인했던 자리로 보인다. 장명술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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