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두환 미납 추징금 환수에 나서
보스톤코리아  2013-07-22, 11:23:41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오현숙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 재산추적이 본격화 되고 있다. 검찰이 16일 추징금 미납과 관련해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미납 추징금 집행 절차가 본격화했지만 돈의 '꼬리표'를 찾는 입증 작업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결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시선이다. 

연희동 자택 압류절차 진행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납부하지 않고 있는 1,600억원대의 추징금을 받아내기 위해 16일 전 전 대통령 서울 연희동 자택에 들어가 재산 압류 절차를 진행했다. 

또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주거지 5곳과 장남 재국씨가 대표로 있는 시공사 서울 서초동 본사와 재국씨 소유의 경기 연천 야생화 단지인 허브빌리지, 일가 소유의 회사 사무실 등 17곳에 대해서는 전격 압수수색했다.

17일에도 전씨의 친인척 주거지 12곳과 장남 재국씨가 운영중인 시공사 관련 사무실 1곳 등 13곳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김형준 부장검사)와 '전두환 추징금 집행' 전담팀은 합동으로 전날에 이어 수사진 80∼90여명을 서울과 경기도 등지로 보내 추징금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수색은 이날 정오를 조금 넘겨 각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됐으며 약 7시간 뒤 종료됐다. 대상 주거지가 있는 지역은 전씨 형의 경기도 여주 자택을 비롯, 서울 10곳과 경기도 2곳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주거지와 회사 사무실에서 회계 자료와 금융거래 내역, 컴퓨터 하드 디스크, 전씨 일가와 관련된 각종 문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씨 일가의 자산 내역과 친인척을 동원한 차명 관리 실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전 전 대통령의 은닉 재산이거나 과거 비자금으로 마련한 재산이 드러날 경우 추징해 국고로 환수할 방침이다.

검찰은 추징금 전담팀의 검사를 늘려 향후 본격 수사 가능성에 대비하고 전 전 대통령의 국내 은닉 재산과 해외 도피 재산 등을 추적할 방침이다.

자금 출처 밝히는게 관건
'전두환 은닉재산 찾기'를 둘러싸고 하나라도 더 숨기려는 전 전 대통령 측과 하나라도 더 찾아내려는 검찰 사이의 긴장감도 팽팽하다.

검찰은 전씨의 직계존비속과 친인척이 보유한 자산 규모가 최소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 막대한 자산의 '뿌리'가 전씨의 숨겨진 비자금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자금 대부분의 출처와 조성 경위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운영 중인 각종 사업체나 자녀들 명의로 된 아파트 등 부동산 대부분도 전씨 비자금이 종잣돈이란 의혹이 있는 상황이다. 최근엔 재국씨가 설립한 해외 페이퍼컴퍼니 존재까지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이 유입돼서 현재 (가족) 회사나 개인 자산에 흘러들어 간 걸 입증해야 하는데 확인이 완벽히 안 되면 추징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실제 추징까지는 한 달이 걸릴지 얼마가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만만치 않은 상대에 검찰수사팀 보강
검찰이 상대해야 하는 대상도 만만치 않게 대비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씨의 추징금 환수는 16년이나 묵은 장기 미제 사건이다. 전씨는 그동안 크게 7차례에 걸쳐 대법원 추징금 2천205억원 가운데 24%인 533억원만을 납부했다.

그만큼 전씨 측도 내성이 강해져 웬만한 '세탁' 방법은 다 동원해 재산을 숨겨두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압수수색 전에 전씨 측이 미리 차명 재산을 처분하거나 중요한 회사 서류 등을 없앴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 '전두환 추징팀'이 구성된 게 지난 5월 말인데다 그간 '전두환 추징법' 제정을 둘러싼 논의가 계속 이뤄져 온 만큼 검찰 집행을 예상하고 나름의 대비를 했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검찰은 이런 장애물들에 수사팀 보강으로 맞서며 수사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고가미술품 처분 여부
검찰은 지난 16일 재국씨가 대표로 있는 시공사와 계열사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200여점의 고가 미술품을 확보했다. 검찰의 압수물에는 박수근•천경자 화백 등 국내 유명 화가의 그림과 병풍, 도자기, 불상 등이 포함됐다. 검찰은 또 외국 유명 화가의 그림도 일부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파주시 헤이리 시공사 사옥 지하창고에는 전날 압수된 미술품 말고도 고가구와 도자기 등 각종 미술품 수백점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재국씨 등으로부터 압수한 물건은 전 전 대통령의 재산으로부터 유래했는지가 입증돼야 국고 환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들 미술품의 처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물을 공매로 넘길 것인지 아닌지는 검찰이 판단할 부분이지만 압수된 유체동산의 소유자(재국씨 등)들이 (실소유주가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등)소송을 걸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검찰이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 침묵일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추징금 환수의지를 강하게 밝혔던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날 압수수색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이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따로 얘기할 만한 게 없다"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는 청와대가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공식 혹은 비공식 반응을 내놓는 것 자체만으로도 박 대통령이나 청와대의 의중을 반영한 '정치적 수사'란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 주변에선 박 대통령이 앞서 전직 대통령의 추징금 미납 문제와 관련해 '과거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는 점에서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에도 '과거 정부에서 비정상적으로 진행돼왔던 것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투영돼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여야 모두 환영
여야는 검찰이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해 전 전 대통령 일가를 전격 압수수색 한 데 대해 환영을 뜻을 밝히면서 실질적인 성과를 강조했다.

새누리당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역대 정부에서 해결하지 못하던 일을 박근혜 정부가 의지를 갖고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은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불법과 부정은 세월이 흘러도 반드시 바로잡힌다는 진실을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며 "이것이야말로 불의가 세습되지 않고,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정의당 김제남 의원도 성명을 통해 "뒤늦게라도 법과 사회 정의를 세울 수 있는 올바른 선택이라 할 수 있다"며 "검찰은 지난 6월 처리된 '전두환 추징법'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이번 추징에 충실히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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