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런’40일만에 완주한 보스톤마라톤
보스톤코리아  2013-06-03, 14:35:36 
미국과 중국 국기를 든 주자들이 마지막 1마일을 완주한 후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국기를 든 주자들이 마지막 1마일을 완주한 후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보스톤=보스톤 코리아) 오현숙 기자 =  지난달 보스톤 국제마라톤대회에서 폭탄테러 때문에 끝까지 달리지 못했던 이들이 25일 다시 보스톤에 모여 결승선을 통과하는 원런(One Run) 행사를 가졌다.

춥고 비가 오는 날씨에도 보스톤 켄모어 광장에는 지난달 보스톤마라톤의 러너뿐 아니라 이를 지켜보던 관중들 및 테러로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이들까지 참석했다. 보스톤 글로브에 따르면 참가자는 약 3천명에 달했다.  

보스톤 켄모어 광장에서 출발한 이들은 약 1마일 구간을 달리거나 걸어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참가자 가운데는 테러에 희생된 중국 유학생 루링지와 MIT경찰관인 신 콜리어 등을 애도하기 위해 미국 깃발 3개, 중국 깃발 1개를 들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MIT 구내경찰 동료들도 달리기에 참가했다. 폭탄공격에 숨진 8살 어린이 마틴 리처드 가족이 다니는 세인트앤 교회 성가대가 대회장에 나와 미국 국가를 제창했다. 

 이 대회를 주관한 ‘원런’의 캐슬린 맥고내글 대변인은 “원런은 보스톤 폭탄테러 희생자를 추모하고 응급대원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또 당시 완주하지 못한 주자들에게 결승선에 이르는 1마일 구간을 끝까지 달릴 기회를 주려고 이 대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사건 당일 약 41km 지점에서 폭발 소식을 듣고 달리기를 멈췄던 리자 마리 펠리치(28)라는 여성은 “대회로부터 한 달이나 지나서이긴 하지만 결국 완주를 할 수 있었다”며 “원런 행사로 보스톤 시민들의 저력을 보여준 게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보스톤마라톤 대회의 남자부 우승자 렐리사 데시사(에티오피아•23)가 우승 메달을 보스톤시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데시사는 "스포츠는 사람들을 한데 묶는 힘을 갖고 있다"며 "스포츠는 결코 싸움터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데시사는 폭발물이 터지기 전 가장 먼저 결승 테이프를 끊어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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