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국민 품에 돌아온다!
보스톤코리아  2013-05-06, 13:52:30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오현숙 기자 = 2008년 방화로 훼손됐던 숭례문이 5년여에 걸친 복구사업을 마치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복구 작업은 면밀한 고증을 거쳐 일제에 의해 훼손되기 전의 옛 모습을 되살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화재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문화재청은 오는 5월 4일에 이를 기념하는 ‘숭례문복구기념식’을 숭례문과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공사개요와 복구기본원칙
2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숭례문이 개방되는 것은 2008년 2월10일 화재 이후 5년2개월20일 만이다. 

투입된 비용은 총 245억원. 문화재청의 복구 예산 147억원에 기탁금 7억5000여만원과 기업의 지원금 등이 포함된 것이다. 작업에는 연인원 3만5000명이 참여했다. 신응수 대목장, 이재순•이의상 석장, 홍창원 단청장 등 최고의 장인들이 복구에 힘을 보탰다.

 복구 원칙은 화재 전의 모습대로 하되 고증, 발굴을 통해 일제 때 철거•변형된 성곽과 지반을 원형의 모습으로 되살린다는 것이었다. 또 전통의 기법과 도구를 사용한다는 원칙도 적용했다. 기와는 직접 손으로 만들어 전통기왓가마에서 구웠고, 단청안료도 기존에 썼던 인공안료 대신 천연안료를 사용하였다. 

한국전쟁 때 피해를 입어 임시로 복구했던 현판도 조선시대 탁본을 구해 원래 필체의 모습을 되찾았다. 현대식 장비와 기계를 쓰면 1∼2년 안에 복구하는 게 가능했지만 전통방식을 고수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복원’아닌 ‘복구’
문화재청은 숭례문을 되살리는 일을 ‘복원’이 아니 ‘복구’로 규정했다.
숭례문 복구자문단 기술위원장인 박언곤 홍익대 교수는 "국민 다수가 화재 당시 숭례문이 모두 타 버렸다고 알지만 이는 오해"라며 "소실된 부분은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복구 작업에서도 불에 그슬린 통나무를 기와 밑 깔개로 쓰는 등 예전의 숭례문 부재를 상당 부분 활용했는가 하면, 활용이 불가능한 부재는 연구나 전시용으로 보존했다.

 박 위원장은 "숭례문이 국보로서 지니는 가치는 그대로 존재한다. 숭례문은 사라진 것을 되살리는 '복원'이 아니라 훼손된 부분을 바로잡는 '복구' 작업을 했다. 그러므로 국보로서의 가치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잡음 많았던 고통의 시간
숭례문을 되살리는 과정은 그 자체로도 고통의 세월이었다. 목공사 중단, 천연안료 시비, 천장 용문양 논란 등 잡음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8년 2월 10일 밤 불에 탄 숭례문은 그 해 5월 현장수습을 시작으로, 새 단장에 들어갔다. 2009년 장식기와와 현판이 복원됐고, 2010년에는 누각이 해체됐다. 2011년 성곽과 문루가 조립되면서 서서히 예전의 위용을 되찾아갔다.

 지난해 3월 8일 상량식을 계기로 복원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10월 기와공사와 단청작업을 마무리했고, 방재시스템도 설치했다. 하지만 12월로 예정됐던 가설덧집 해체가 한파 등으로 인해 올 1월에서야 이뤄졌다. 또한, 인부들의 임금 문제로 한 달간 목공사가 중단되기도 했고, 일본산 안료와 아교 사용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숭례문의 복구에는 온 국민의 성원과 관심이 이어졌다. 기증받은 소나무로 복구에 필요한 목재를 확보할 수 있었고, 국내•외에서 7억원이 넘는 국민성금이 모금되어 공사에 필요한 자재들을 구매할 수 있었다. 복구 기간에는 2만 8천여 명의 국민이 전통방식으로 복구되는 숭례문의 모습을 직접 현장에서 관람했다.

달라진 숭례문
숭례문은 복구와 더불어 모습에 변모가 왔다. 외형상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왼쪽으로 16m, 오른쪽으로 53m의 성곽이 생긴 것이다. 일제가 성곽을 끊어 도로 가운데 섬처럼 놓였던 숭례문은 성곽 복원으로 서울의 정문이자 군사시설로써 가졌던 옛날의 위용을 조금이나마 회복했다.

용마루는 길이 15.7m에서 16.8m로 1.1m 길어졌다. 동측 계단 폭은 2.9m에서 5m로, 지반 높이는 조선 후기 때와 같이 30-50cm가량 낮아졌고 바닥에는 박석을 깔았다.

현판은 양녕대군 사당인 서울 동작구 상도동 지덕사(至德祠) 소장 숭례문 현판 탁본자료와 일제시대에 촬영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리건판 사진을 토대로 일부 바로잡았다.

 홍예(아치형) 천장의 용 그림은 새로 그렸다. 안료는 인공 안료에서 전통안료로 대체한 덕분에 보다 은은한 풍모를 갖게 되었다. 1층 잡상은 원래대로 8개에서 7개로 줄였다. 1층 마루도 '조선고적도보' 등의 기록을 토대로 바꿨다.

건물 안에는 스프링클러 장치, 건물 밖에는 소화전과 방수총을 북동, 북서, 남동, 남서 귀퉁이에 각 1개씩 총 4개 설치했다. 화재 감지기와 CCTV를 건물 안팎에 여러 대를 설치해 화재 발생시 신속한 초동대처가 가능토록 했다. 
관리주체도 서울시 중구청에서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로 이관됐고 경비원을 상주토록 했다.

국민에게 무료 개방
문화재청은 5월 4일에 ‘숭례문, 문화의 새 문이 열리다’라는 슬로건으로 기념식을 열고, 숭례문 화재로 입은 국민의 상실감을 치유하고 온 국민과 함께 경축하는 국민 화합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치를 계획이다. 

국민의 염원 속에 다시 돌아온 숭례문은 기념식 이후부터 국민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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