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에 한국사람이 없다. |
보스톤코리아 2011-10-28, 01:41:11 |
한국 사람이 없다. 보스톤 시 뉴보스토니안(New Bostonian) 사무소 디렉터 청임텐 씨는 사무실을 찾자 한국 사람이라며 반색했다. 한국 사람을 접촉할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인들을 찾아내기가 왜 그리 힘들었을까.
보스톤 시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4천명이 넘는다. 청임텐 씨가 놀란 눈치다. MA주 도시 중 보스톤에서 최대의 인구 수가 살고 있는 것은 한인들에게도 놀라운 수치다. 아시안(55,235명) 중 중국(45%), 베트남(19.8%), 인도(13.4%)에 이어 7.3%로 4위의 비중을 차지한다. 소수중의 소수지만 4천명이 모두 유권자라면 보스톤 시 선거 결과를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숫자다. 보스톤은 역사적인 티파티 사건의 현장이었다. ‘대표성 없는 과세’에 반대해 영국 선박에 실린 차를 보스톤 항구의 푸른 바닷물에 던져버린 현장이다. 이 사건이 미국의 독립전쟁으로 이어졌고 오늘날의 미국이 탄생했다. 세금을 거두려면 세금을 내는 사람들의 의견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의 선출권을 달라는 요구였다. 그런 보스톤에 사는 한인들은 대표성 없이도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 2009년 보스톤 시장에 출마했던 샘윤의 패배는 2년이 지난 지금도 보스톤 한인들에게 충격인가 보다. 샘윤이 워싱턴으로 떠난 지 오래지만 한인들은 그 흔적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한인들은 보스톤 시와 관련된 행사에 일절 관여를 하지 않은 채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한인들의 정서를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럼에도 토마스 메니노 시장 산하 이민자 이익대변 단체인 ‘뉴보스토니안’ 오피스에서 한인들과 연계할 접촉점이 없었다는 것은 여간 문제가 아니다. 청임텐 씨는 어디에 한국인들이 있느냐고 묻는다. 그녀가 ‘작은 한인타운’ 올스톤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그렇게 묻는다는 점에 대해 올스톤 한인업주들은 충분히 되새김질 해볼 만 하다. 보스톤 시의 입장에서는 행정을 진행하는데 한인들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시청사 시멘트 벽 두께만큼이나 관료적 타성이 심한 보스톤 시 특성상 한인 민원이 시를 통과했을 리 만무하다. 대표성이 필요한 이유다. 보스톤 시에 자꾸 요구하는 것만이 보스톤 시를 달라지게 할 수 있는 요인이다. 메니노 시장도 한인들이 요구하면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다는 게 청임텐 씨의 이야기다. 보스톤 한인사회에서 가장 당면한 이슈가 뭐냐는 질문에 말문이 턱 막혔다. 우리 한인들 사이에 이슈가 있기는 한 건가. 올스톤에는 두세 블럭을 두고 30개 한인 사업체가 몰려있음에도 상호 협조 하에 공동으로 추진했던 일이 거의 없다. 지난 2009년 샘윤 선거 자금 모금을 위해 한 번 모였던 게 마지막이었다. ‘작은 한인타운’이라는 이름이 부끄럽다. 경제 침체 이후 모든 한인단체들의 활동이 흐지부지해진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기존의 단체도 맥을 추지 못하니 새로운 단체가 생기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껏 올스톤 상인협회 하나 없는 것은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소수민족 중 가장 많은 사업체가 자리한 이곳에서도 한인들은 아직 주인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보스톤시 관변단체인 ‘올스톤 메인스트리트’ 이사회에 단 한 명의 한인도 없다. 올스톤 상인협회를 구성을 통해 우리가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적지 않다. 쉽게는 은행 공동거래, 업소들의 공동민원, 올스톤 거리정화 등에서부터 한인들의 이익을 대변해 주는 정치인을 위한 정치자금 모금, 시 행정 참여까지 할 수 있는 일은 부지기수다. 올스톤을 한인의 거리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도 내다볼 수 있다. 우리는 미국에 고장 난 시스템이 많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전화 및 인터넷을 옮기려면 적게는 1주일 많게는 2-3주 기다려야 서비스를 받는다. 고장 난 엘리베이터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상당시간이 필요하다. 뭘 하나 고치려면 늘 부딪치는 문제다 민간업체 서비스가 이런데 공무원의 서비스는 불 보듯 훤하다. 어찌 보면 불편함을 강요하는 사회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은 어느새 이 불편함을 참는 것에 익숙해 있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사업에 어려움이 있어도 각자의 어려움이려니 하고 참는다. 일반 한인들은 궁금한 점이 많고 답답한 점이 많아도 언어장벽, 문화장벽 때문에 참아 넘긴다. 그래도 생업에는 지장이 없고 숨쉬며 살아가는데 문제는 없다. 존재해도 존재감이 없는 것이 바로 한인들인 것이다. 보스톤의 4천명 한인들은 도대체 어디에 스며들어 있는 것일까. 4천명의 존재감을 확인시켜 줄 때 보스톤 시에서 한인사회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질 것이다. 2010 샌서스가 밝힌 매사추세츠 주 인원만도 2만5천여명(유학생 제외)이다. 내년 1월 MA주 연방 상원 선거에서 충분히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인원이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어디 스며들어 있는 것일까. 최근 한국의 서울 시장 선거에서 가장 흥미롭게 떠오른 단어는 ‘인증샷’이었다. 트위터로 날아드는 인증샷은 선거참여를 독려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국 언론도 인증샷이란 단어를 남발이라 생각할 정도로 자유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보스톤에도 한인들의 인증샷이 필요하다. 이젠 나서서 불편함을 말해야 한다. 한국 사람을 없는 사람처럼 여기는 것에 분노해야 할 때다. 12월 1일 올스톤 하버드 애비뉴에 모여 인증샷을 날려보자. 4천명 한인들이 거리를 가득메우는 장면, 상상만으로도 가슴 벅차지 않는가. [email protected]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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