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곳, 그곳에 나는 가고싶다(7)
보스톤코리아  2006-11-22, 00:24:09 
특수지역 트레킹 전문 산악인  윤낙승

머지않아 중국정부에서 여기에 비행장이나 Helicopter 착륙시설을 만들어 놓는 날부터는 급속히 황폐되고 쓰레기로 더러워지고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설 것이 뻔하기에 안타까운 마음이다. 사실 현재 240여km 떨어진 알리라는 도시에 비행장 건설이 구체화되어 북경에서 불구자라도 올 수 있게 될 날이 곧 올 것 같다. 칼날같이 깬 돌로 덮인 험한 고갯길을 넘어오면서 타이어가 터졌고 추운 산골짜기에 주저 않았다. 이젠 남는 타이어도 없고 터진 타이어를 고치려면 그 험한 길로 70km 가야 하는데 왕복 최소 4시간을 기다려야 한단다. 우리 짐을 싣고 오던 트럭이 타이어를 고치러 떠났는데 아무런 기약이 없다. 무엇이든 시간 내에 되는 게 없다는 것을 안다. 다행히 우리가 요 며칠 데리고 다니던 군인덕분에 근처의 중국군부대안에서 기다리면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Tsada(짜다 札遠)로 가는 도중에 어느 외딴 군대 주둔지 앞에서 군인 세 명이 차를 세우길래 못가게 막는가 보다 했는데 그 중 계급이 높은 듯한 한 명이 경례를 받으며 우리차의 뒷칸 짐 싣는 곳에 올라탄다. 앞에 자리가 없다고 했더니 뒤에 짐 싣는 틈이라도 끼어 갈 테니 태워 달라는 것이다. 유순한 그의 태도에 좀 놀랐는데 모자라는 만다린어로 더듬더듬 이야기 할 수 있었다. 계급으로는 한국군인의 상사 정도인 오급사관(五級士官) 부대의 보급물자와 모든 행정을 맡고 있는데 월급을 3배주는 유혹정책으로 고행인 우룸치(신강성수도)를 떠나 이 외지고 외진 몹쓸 곳에 와있다고 한다. 주변에 민가도 없고 아무것도 없을 뿐 아니라 기후 역시 좋지 않아 다 갖춘 유형지 같은 곳이라 감옥과 별다름 없다. 3개월 후면 21년의 군 생활을 마감하고 일년에 두 번밖에 못 갔던 고향으로 은퇴해 간단다. 찝차 뒤에 쭈그리고 앉아가는 그가 안쓰러워 계속 먹을 것도 나눠주고 그가 잔뜩 싸온 것도 같이 먹었다. 그는 제대하기 전에 그토록 가고 싶어하면서도 못갔던 구거 왕국 유적지를 꼭 보고 싶었는데 용케도 우리의 덕으로 소원성취해서 몹시 상기된 기분이 모양이다. 그의 부대에 있는 동안 계속 사병들이 자기들로선 최고로 우리를 풀코스로 대접해서 내내 송구스러울 정도였는데 여행 중 겪을 수 없었던 경험이기에 이번 등산여행은 더 보람차게 느껴진다. 상해에서 같은 이유로 와 있다는 군의관은 겁도 없이 나에게 모든 불평을 다 털어 놓는다. 미국은 꿈에나 가볼까 여비가 엄두가 안나 못 가고 미국에 있는 중국인 의사들에 대해 상세히 묻는다. 밤중이 되어서야 타이어를 싣고 트럭이 돌아와 달밤에 평원의 비포장도로를 달리면서 희미하게 보이는 검은 야크 가죽텐트는 퍽이나 인상적이다.
멘_라는 작은 동네의 흙벽도로 된 여인숙에서 휴식을 취한 후 다음날 늦게 4,675m의 고지에 자리 잡은 달첸에 가까스로 방을 잡았다. 이곳은 카일라스 산을 한바퀴 도는 코라순례를 하기 위하여 인도 부탄 티벳 전역에서 모여드는 불교도들로 붐비기 때문에 이들을 맞아들일 기본시설이 턱없이 모자라는 형편이다. 온 동네가 사람과 야크, 말, 염소 등의 배설물로 눈을 똑바로 뜨지 않고는 다니질 못한다. 더군다나 해진 후에는 큰 모험을 각오해야 한다. 짐을 모두 네 마리의 야크에 옮겨 싣고 코라트레킹에 나섰다. 흰두교, 불교, 본교 등의 으뜸가는 성산(聖山)인 이 Kailas산은 희교도의 메카순례처럼 일생에 한번은 와보고 싶어하는 곳이다. 불교도들은 시계방향으로 본교들은 그 반대방향으로 걷는데 부자인듯한 본교도가 마부가 말을 타고 도는 것도 보았다. 5,636m의 돌마라(Dolma La) 산등성이를 넘는 것이 고비인데 고산병으로 누워있는 사람이 다시 반복해서 한 달 이상 걸려 도는 열성파도 있다. 대만에서 왔다는 젊은 여자신도는 20번이나 이 힘든 코스를 돌았다는 얘길 듣고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족히 사흘은 걸어야 돌 수 있는 거리인데 강박관념이 심한 이는 잠까지설쳐가며 2시간 인패(人_)에 해치우는 대단한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얄룽짱포강을 따라 파량, 시가 Lalung La를 거쳐 며칠 만에 팅그리(Tingri)에 도착했다. 먼지투성으로 눈을 잘 뜰 수 없는데 양들에게서 벗긴 가죽들이 여기저기 길거리에 걸려있고 이런 것도 못 본체 양떼들이 지독한 먼지와 냄새를 풍기며 길을 꽉 채워간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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