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肺)이야기 : 폐(肺)는 슬픔을 주관하고 슬픔은 기(氣)를 소모시킵니다 |
보스톤코리아 2011-04-04, 13:27:38 |
일본의 쓰나미 폐해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폐기운이 약해지겠구나 생각을 해봅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 슬픔이 가득하면 처음엔 폐기가 약해지고 시간이 지나면 폐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면역이 약해져 잔병 치레를 많이 하고, 피부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또는 호흡기 질환에 민감해 질 수 있습니다.
실제 임상에서 그런 환자가 있었습니다. 원래는 허리 통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실하던 맥이 이유없이 폐의 맥이 약해지고 맥을 잡기조차 힘들었습니다. 무슨 슬픈 일이 있었는지 물으니 얼마전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밤마다 울고 아버지를 그리워한다 했습니다. 워낙에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에 타고난 강골이라 맥도 실하고 좋던 분이라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폐기가 약해지니 감기가 떨어지지 않고 기력이 떨어져 매사 의욕이 없다고 합니다. 폐주비 비기소(肺主悲 悲氣消)라 하여 폐는 슬픔을 주관하고 슬픔은 기를 소모시킵니다. 가족을 잃거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대상을 잃었을 때 사람들은 슬퍼하고 울기도 하고 잊어보려 애쓰고 그러는 사이 폐기능이 약해져 기력이 쇠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한평생을 같이한 배우자를 보내고 바로 그 뒤를 따르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폐가 약할 때 침구요법으로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을 강화시켜 폐기능을 높이고 경우에 따라선 폐를 튼튼히 하는 약처방을 하기도 합니다. 폐에는 길경(도라지), 행인(살구씨), 사삼(더덕), 백합, 인삼, 맥문동 등이 좋습니다. 폐는 오행에서 금(金)기운이고, 수양명대장경과 짝을 이루고, 계절은 가을, 방향은 서쪽, 색은 백색, 맛은 매운맛, 우리 몸에선 피부, 코, 털(體毛)를 주관하고, 칠정에선 슬픔이나 울음이 해당합니다. 내경 소문 경별론을 보면 “폐는 모든 맥을 살핀다”라고 하여 폐가 심장을 도와 혈액순환을 조절하고 기혈을 순조롭게 하여 오장을 이롭게 한다고 설명합니다. 실제 임상에서 맥을 짚을 때 수태음폐경락이 흐르는 양 손목 안쪽에 촌관척(寸關尺) 자리를 맥진합니다. 또한 각종 혈증(血症)을 다스릴 때 심장과 혈액을 다스리지만 동시에 인삼을 써서 기(氣)부터 보(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폐의 주된 기능은 호흡 기능을 통해 기를 주관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진기를 지배한다는 것입니다. 즉, 폐는 몸 안팎의 기가 교환되는 장소이고 호흡을 통해 밖의 맑은 기를 받아들이고 안의 더러운 기는 내뱉어서 인체의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기능을 합니다. 진기라는 것은 태어날 때 부여받은 원기와 음식물을 먹어 생긴 곡기가 합쳐서 형성되는데 이 진기의 생성과 수송이 주요 폐기능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피로, 짧은 호흡, 호흡량 감소, 가슴이 답답한 증상, 식은 땀 등의 기허증(氣虛症)은 폐기운이 약하기 때 문입니다. 폐는 호흡을 주관하고 코는 호흡이 출입하는 문이므로 폐에 풍한(風寒)이 침입했을 때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나와 냄새를 모르게 됩니다. 코 바로 옆의 혈자리가 바로 영향(迎香)혈입니다. 영향은 향기를 맞이한다는 뜻으로 감기나 알러지로 코가 막힐 때 이 자리에 침을 놔서 코룰 뚫어줍니다. 폐의 주된 기능 중 다른 하나가 인체 면역과 관련된 것인데, 폐가 몸 가장 바깥 쪽에 흐르는 위기(衛氣)를 주관하여 위기가 약할 때 면역이 약해지고 감기에 잘 걸립니다. 요즘들어 한의원에 기침 감기가 몇 달째 떨어지지가 않는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감기가 거의 다 낫기는 했는데 마지막 남은 잔재를 물리치지 못하는 건 폐기가 약해져 그렇고 이럴 때 쓰는 약이 옥병풍산입니다. 황기, 백출을 써서 기를 보하며 식은 땀이 나는 증상을 막고 방풍, 생강, 대추를 넣어 몸이 스스로 감기를 물리칠 수 있도록 합니다. 폐는 또한 인체의 수분대사를 조절하고 땀구멍이 열리고 닫히는 기능을 주관하며 수분의 흐름을 조절합니다.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부종이나 담음이 잘 생기고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기도 합니다. 폐는 항상 촉촉해야하는데 너무 건조해도 마른 기침이 나오고, 담음이 너무 많아도 가래가 끓고 격한 기침을 하게 됩니다. 담배는 뜨겁고 건조한 연기를 폐에 넣어주므로 폐가 조열(燥熱)하여 건조해지고 열이 생기게 되어 헛기침, 마른기침, 천식, 진한 가래, 기도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생깁니다. 기쁨이든 슬픔이든 극단적인 감정의 부침(浮沈)은 몸을 상하게 합니다. 건강을 위해 기쁨도 슬픔도 노여움도 적절히 조절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한의원 선유당 원장 이선영 617-327-1812 1208B VFW parkway suite 201 Boston MA 02132 www.sunudang.com, [email protected]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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