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과 점(占) : 유교의 천 사상
보스톤코리아  2010-10-18, 12:46:20 
‘주역’이 유교의 경전으로 채택된 것은 한나라 이후라고 본다. 그리고 공맹(孔孟)의 유교가 옛날 중국에 이어서 국교로 정해진 것도 한나라의 무제(武帝) 때 부터이다. 한나라의 고조 유방(劉邦) 은 시골 촌장에서 일어난 제왕이다.

그는 처음부터 지식인이라고 유학자를 멸시했다. 어느날 한 유학자가 찾아와서 뵙기를 청하자 그를 만나 대화하던 중 마음에 들지 않는 시시콜콜한 말을 하자 그 유학자의 유관(儒冠)을 벗겨 거기다가 오줌을 싸질렀다는 말도 전한다.

중국에 있어서 유교는 한무제 초까지도 그 세력이 미약했다. 더욱이 무제의 조모인 도 태후(太后) 가 살아 있는 동안은 황노(황제와 노자)의 도교가 세력을 뻗치고 있어서 유교는 발을 붙일 수도 없었던 것이다.

한나라 고조 유방에게는 숙손통(叔孫通)이라는 신하가 있었다. 그는 당대에 알려진 유학자로 처세술이 아주 능했다는 것이다. 숙손통은 요령 있게 한 고조를 잘 보필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를 잘아는 동료 유학자들은 그를 곡학아세(曲學阿世)한다고 비난하였다. 곡학아세라는 성어는 이 숙손통의 처세에서 비롯된 말이다. 즉 학문을 왜곡하여 세상에 아부한다는 말이다.

당시 유학자들은 공자의 출생지인 지금의 산동성(노나라) 지방에 흩어져 살면서 예학(禮學)을 존중하고 관혼상제(冠婚喪祭)의 의식을 사회생활의 규범으로 준행하는 모범을 보였다. 숙손통은 진언하기를 “유교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단 완성된 정치제도를 지키는 데는 이상 더 좋은 방법이 없습니다.” 라고 고조를 설득했다. 그리하여 유교의 의식절차가 숙손통의 노력으로 한나라 주정의 행사에 채용되었다는 것이다.

유교의 예학에 따른 관혼상제의 의식은 이조 세종 때에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로 제정되어 그 완성을 보게 된다.
공맹(孔孟)의 유교를 바탕으로 한 한문화(漢文化)는 중국문화를 대표한다. 한나라의 제상 동중서(董仲舒)는 천인관계를 체계있게 설명한 한나라의 대유학자이다.
그는 말하기를 국가의 정치가 도를 벗어날 경우에는 하늘이 재앙을 내린다고 경계하였으며 제왕은 하늘의 뜻을 받아 도의적인 정치를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서 제왕을 천자(天子)라고 호칭한 데는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그것은 하늘의 뜻을 받아 정치를 주재하는자 라고 하면서 도의를 정치의 최고 목표로 간주했다. 그러나 동중서는 그의 저 춘추번노(春秋繁露)에서 말하기를 날이 흐려 비가 오다가 개이는 것은 음양의 작용이지 결코 신이 하는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와같이 동중서는 도의 음양(陰陽)의 이치를 지나치게 강조하여 오히려 유교의 천 사상을 흐리게 하였다는 평을 받았다.

어쨌든 그 후로 천사상은 음양이 기(氣)를 매개로 한 역학(易學) 쪽으로 기울어져 신비한 종교적인 색채를 잃게 됐다는 것이다. (주고구 노 시소 워 강가에루, 오사무, 저 p. 210참조)
유학에서 주장하기를 하늘의 뜻인 천도(天道)는 세상만물의 근원이며 자연질서의 도덕적 근원이라고 한다. 도덕의 근원은 하늘에서 나왔고 하늘은 불변한 것이기 때문에 천도 또 한 변하지 않는것이라고 하였다.
하늘과 인간의 관계를 유학에서는 천인상관론(天人相觀論)이라 한다. 천의(天意) 천지자연의 도리는 곧 하늘의 뜻으로, 그것은 정치의 도의와 인간 사회의 질서를 위한 규범적 근거라는 것이다.

유교는 천의(天意) 즉 하늘의 뜻인 도덕의 실천을 최고의 목표로 하고 있다. 도덕의 핵심 사상은 선행(先行)에 있으며 그것은 충효(忠孝)로 표현 된다는 것이다.
유교의 충효 사상은 명치유신 이후의 일본에 있어서 왕권 세습의 침략주의 국가의 국시가 되었다. (일본의 교육 칙어가 그것을 말해준다.)
덕치를 목표로 하는 유교의 충효 사상이 오용될 때는 오히려 해가 되고 민주주의도 남용 되면 도리어 폐단이 된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 아닌가.

후한 때의 학자 왕충(王充)은 시경과 서경에서 언급된 천제(天帝)의 존재를 전적으로 부정하면서 말하기를 “하늘은 감각기관이 없기 때문에 그 마음이나 뜻을 나타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또 말하기를 천(天) 은 무위(無爲 ) 이며 인간은 유위(有爲 )라고 하면서 천인관계를 철저히 부정하였다. 해방 후 공산당 치하의 중국 정부는 후한의 왕충을 중국 최초의 무신론자라고 하면서 그를 높이 평가 했다. (중국사상사, 하 p. 247 참조)
그거야 왕충뿐만이 아니라 현재에 있어서도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이비 종교인과 소위 진보 사상가라는 자들이 허다하다.

백린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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