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ies'가 뭐길래, 이메일에 썼다가 이스트햄튼 교육감직 박탈
MA 한 학교위, '레이디스' 칭한 교육감 후보 채용 박탈
이스트 햄튼 학교위의 결정에 주민들 반발 논란 확대
보스톤코리아  2023-04-06, 18:03:27 
이스트햄튼 시청사에서 이스트햄픈교육협의회(EEA)가 주최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 사진은 EEA 회장 숀 셰핸의 페이스북에서 갈무리했다
이스트햄튼 시청사에서 이스트햄픈교육협의회(EEA)가 주최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 사진은 EEA 회장 숀 셰핸의 페이스북에서 갈무리했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매사추세츠 한 학군의 차기 교육감(superintendent)으로 낙점했던 후보가 이메일에서 여성(women)을 “레이디스(ladies)”라 썼다가 채용이 박탈되는 사건이 벌어져 논란을 낳고 있다. 학교위는 이를 마이크로어그레션(microaggression)문제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스트햄튼(Easthampton, MA) 학교위는 집행위 회의를 마친 30일 비토 패론 박사의 채용을 취소했다. 일주전 학교위는 4-3의 투표로 전 이스트햄튼 하이스쿨 교장이었던 비토 페론 4-3의 투표로 채용키로 결정했었다. 

학교위의 결정은 페론이 학교위 위원장인 신시아 퀘신스키와 계약 협상 이메일에서 두명의 학교위원회 여성 위원들을 상대로 “레이디스”란 표현을 사용한 것에 따른 것이라고 지역신문 데일리 햄프셔 가젯은 보도했다. 

현재 웨스트스프링필드의 임시 교육감인 페론은 데일리 햄프셔 가젯과의 인터뷰에서 퀘신스키 위원장이 “레이디스란 표현은 마이크로어그레션(microaggression)이며 “교육자로서 이런 것을 모른다는 사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어그레션은 의도적 또는 비의도적으로 상대방을 폄하하고 비하하는 간단하고 평범한 일상적인 언어 등을 이야기한다. 상당수는 “레이디스”란 표현에 개의치 않지만 그럼에도 마이크로어그레션으로 분류된다.

전통적인 성 역할과 고정관념을 강화하며, 여성은 예의 바르고 온순하며 여성스러워야 한다는 인식을 강조하고 이러한 것들은 불편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성 역할에 대한 기대를 강조할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특히 직장 등 전문적인 일을 하는 상황에서 칭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페론 교육감은 자신이 자라날 때 “레이디스” 앤 “젠틀맨”은 존경의 표시로 사용하던 용어였으며 누군가를 모욕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페론은 “이에 대한 내용을 가르쳐 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배울 수 있고 긍정적인 면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치를 설정해 줄 수도 있었다.”면서 “이런 기회 대신 대화조차도 할 수 없는 부정만 있었다”고 이 신문에 털어놨다. 

이 같은 학교위원회의 결정이 알려지자 이 사건은 매사추새츠 서부뿐만 아니라 뉴욕포스트 등이 보도에 나서면서 전국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이스트햄튼 지역내에서의 갈등도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학교 위원회 위원들을 소환하자는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 청원에 4월 5일 아침 700여명 이상이 서명하기도 했다. 청원을 올린 마리사 브랜스콤브는 청원에 올린 글에서 갑작스런 채용 취소는 개인적인 문제가 개입되었을 수도 있다는 의문을 낳게 한다고 적었다. 

친한 여성들에 대해서는 "Ladies"라고 불러도 상관없지만 사회적, 직장 공식석상 등에서는 레이디스라 칭하는 것은 마이크로어그레션으로 간주된다. 성정체성의 다양화와 진보적 가치가 혼용되어 현대사회에서의 단어의 의미는 다르게 사용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이스트햄튼 시청 빌당에서는 상당수의 주민들이 페론을 옹호하며 이번 결정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일부 주민들은 시 클럭을 찾아 소환절차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스트햄튼 교육협회(EEA)는 “밀실회의를 통해 결정을 바꾸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이런 결정에 참여한 학교위원회는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EA 숀 셰핸 회장은 페론 교육감을 “뛰어난 행정가이며 학생들을 보살피고 긍정적인 학교환경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이스트햄튼 하이스쿨 교장 재직 시절 이 학교를 MCAS에서 성적우수 군으로 상승시켰던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으로 많은 사람들은 일반적인 단어까지 제한하는 진보적 가치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어그레션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반면 교육직에 오르는 전문가가 단어 선택에서 신중하지 못하고 마이크로어그레션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치 못한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단어 하나가 교육감이란 직책을 날려버릴 정도인가에는 고개를 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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