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 내가 증명했다
보스톤코리아  2009-04-27, 12:45:33 
113회 마라톤 출발전 몸을 풀고 있는 박귀남씨
113회 마라톤 출발전 몸을 풀고 있는 박귀남씨
50세 되던 해 마라톤을 시작해 올해 5년째 도전에서 4시간대의 벽을 깨고 정식 참가자격을 획득한 박귀남씨(55세)는 “훈련하면 아무나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그 증인이다”고 밝혔다.

10년동안 자원봉사자로서 활동하며 늘 마라톤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보아왔던 박귀남씨는 50세가 넘으면서 ‘내가 저 도전자중의 한 명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마라톤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쉽게 이뤄지는 것은 없었다.

세계 최고 전통의 마라톤 대회인 보스톤 마라톤은 선수의 출전자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대회 전 2년 전까지 4시간대 이하의 기록(나이에 따라서 다름)이 있어야만 출전자격이 주어진다. 만약 이런 자격조건을 면제 받기 위해서는 자선모금 활동을 벌여 이 금액을 기부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거나 각 지역의 러닝클럽에 자원봉사 활동을 함으로써 이 러닝클럽에 배당되는 출전자격을 받아 출전하는 방법 등이 있다.

박귀남씨는 지난 2005년 자선모금활동을 통해 뛰는 방법을 선택했다. 첫 출전의 기쁨도 잠시 마라톤은 26.2마일 이 아닌 18마일 지점에서 끝났다. 그는 18마일 지점에서 포기직전 두가지를 놓고 고민했다.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뛰지만 다시는 마라톤을 안하겠다는 생각과 여기서 그만 두고 내년에는 더욱 많은 훈련을 해 또 뛰어 완주하자는 생각이었다. 결국 두번째를 택했고 그 선택은 충분한 보답이 있었다.

박귀남씨는 이후로 2006년부터 이번 2009년까지 무려 4번을 모두 완주했다. 그렇지만 2008년까지의 레이스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18마일 지점을 지나 뉴튼에 들어서면서 시작되는 3개의 힐과 특히 핫브레이크 힐(Heartbreak Hill)에서는 거의 걷다시피 했다. 처음 10마일에는 빨리 뛰다 그 다음부터는 힘들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올해는 이같은 과거 레이스 경험을 살려서 레이스 전략도 세웠다. 18마일 지점까지는 천천히 뛴다는 느낌으로 달렸다. 힘들 때는 하나님이 동행한다고 생각했고, 두 딸을 생각했다. 핫 브레이크 힐도 뛰어서 올랐다. 반드시 4시간 대에 진입하겠다는 각오로 시계도 처음 찼다. 결승점을 2마일 정도 남겨두었는데 10분이 남았을 때 스퍼트를 올렸다. 올해는 정말 코스와 레이스에 집중을 했고 이것이 들어 맞아 완주하고 4시간 벽을 깨고도 결코 힘들지 않았다. 기록도 3시간 58분. 공식 참가자격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5년간의 마라톤 도전 동안 연습이 곧 생활이 된 까닭이다. 지난해에는 유난히 눈이 많이 왔지만 최선을 다해 충실히 연습했다. 러닝클럽에 가입해 주말에는 단체로 10마일이 넘게 달렸다. 주 6일을 달렸으며 보통 7-8마일을 달렸다. 평일에도 한시간을 넘게 뛴 것이다. 박귀남씨는 “하루에 8마일을 밥먹듯이 달렸다”고 표현했다.

특히 눈이 많았던 지난 겨울 훈련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일기예보를 늘 주시해서 보고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으면 눈이 오기 전에 뛰었고, 또 평상시보다 더 오랬동안 뛰었다. 골프 애호가들이 늘 일기예보를 쳐다보는 것과 매한가지. 그만큼 연습에 애정을 가졌다는 것.
결승선 도착하며 환호하는 박귀남씨
결승선 도착하며 환호하는 박귀남씨
 
마라톤은 박씨의 삶에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걱정할 일도 많고 힘들 때 연습을 하게되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된다. 또 늘 뛰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모든 에너지가 집중돼어서 스트레스도 싹 날라가 버렸다. “사는 것이 새롭고 신선하다”고 박귀남씨는 표현했다.
 

더구나 뛰는 것은 박귀남씨에게 또다른 행복을 가져다 준다. 사실 처음에는 참가를 위해 자선기부금을 모으는 일을 시작했는데 청소년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자선 기부금은 보스톤 청소년들의 여름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등 여러가지로 청소년들을 위해 사용된다. 자신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뛰면서 보스톤의 청소년들에게도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이다.

아직도 기부금을 채우지 못한 박귀남씨는 한인들의 도움을 바라고 있다. 기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Firstgiving.com/kwinampark1에 가면 볼 수 있다.

박귀남씨는 보스톤 마라톤 후원사인 존 행콕 보험사에 일하다 은퇴하고 현재는 Umass Medical School에서 의료통역을 담당하고 있다. 슬하에 2명의 딸을 두었다.

장명술 editor@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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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목록    [의견수 : 1]
mudaepo69
2009.04.29, 16:14:00
마라톤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정답이 아닙니다. 마라톤의 기원은 우리도 다 알고 있듯이 일반인도 아닌 군인(아마 전령)이 뛰어서 죽은 거리입니다. 왠만한 사람이 아무생각없이 뛰면 진짜 죽는 거리입니다. 일반인은 이것 보다는 6월달에 하는 JP모건 3.5 마일 하는 것이 정답이고요. 한번 뛰어 보세요. 이것도 정말 힘듭니다. 이 힘든 마라톤을 50대의 나이에 접어들면서도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하신 박귀남씨 정말 대단합니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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