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시대 고통 받는 유학생들
보스톤코리아  2009-03-16, 14:07:51 
환율이 한때 달러당 1600원대를 치닫는 등 고환률로 인해 유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있다. 심한 경우 학기를 미처 마치지 못하고 귀국을 하고 있고, 남아있는 유학생 중 일부도 학기를 마치는 데로 귀국하려는 학생들이 생기고 있다.

환율은 지난주 3월 2일 최고 1600원대까지 올라갔지만 3일 한국 외한당국의 개입으로 1500원대 후반으로 내려갔고, 이번 주에 들어오면서 주가가 안정이 되면서 1400원대 중 후반까지 내려갔다. 1400원대 중 후반으로 내려가긴 했지만 달러당 1200원대와 비교하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한국에서 보내는 송금을 통해 생활하는 유학생들에게는 환율의 상승이 여러가지 면에서 압박을 주고있다. 유학생 가족은 아주 급한 경우가 아니면 송금을 일부러 연기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학생들은 각종 생활경비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메고 있다.

작년 2008년 8월 새로운 학기 시작과 함께 미국으로 유학 온 전양(16세, 버지니아 거주)은 경제상황의 악화와 더불어 환율이 오르자 이번 마지막 학기를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한국인 홈스테이를 하면서 사립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전 양은 당초 대학입학과 졸업을 계획해서 유학했지만 “가족들을 생각해서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라며 “같이 홈스테이를 하던 친구들이 하나 둘씩 떠날 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정작 나에게 이런 일이 닥쳐오니 당황스럽다”라고 말했다. 또한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친구들이 많아 걱정이다”라며 친구들을 걱정했다.

지금 당장 귀국을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남아있는 학생들도 평상시와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 켈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김 양(18세)도 대학진학을 앞두고 환율 문제로 대학 입학금이라는 큰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기숙사 고등학교에 다니는 김양은 사정상 봄방학을 맞이해서 한국에 잠시 나가있는 상황. 환율이 끝을 모르고 치솟자 김양의 부모님도 부담을 느낀다고 전하면서 비교적 대학 입학금이 싼 주립대로 진학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양은 “방학기간 동안에 기숙사에서 지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지난번처럼 친구들과 함께 지내려고 했지만 환율이 올라 여러모로 계산을 해보니까 한국으로 돌아가서 지내는 것이 경제적 부담이 적다”라고 말하면서 “부모님은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으시지만 주립대학처럼 입학금이 싼 대학에 진학하길 바라신다”라고 말했다.

보스톤 부륵라인 하이스쿨에 재학중인 준군은 요즘 방과후에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헬스장을 이용하고 있다. 평소에 집 근처에 위치한 사설 헬스장을 이용했던 준군은 환율의 여파를 못 이기고 조금이라도 아끼고자 학교에서 운영하는 무료 헬스장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평소에 다니던 헬스장은 월 100달러 정도인데 학교서 운영하는 헬스장은 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해준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조금 시설이 좋지 않더라도 학교 헬스장을 이용하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미국유학을 계획했던 학생들이 미국 유학을 잠시 뒤로 미루는 경우도 증가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유학을 미루는 주된 이유는 개인 및 가족의 문제나 비자에 문제가 생겨서인데 이번의 경우에는 환율문제가 대부분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는 대안학교에 재학중인 홍군(16세)은 미국 유학을 다음해로 미뤘다. 이유는 환율의 급격한 상승. “친구들 중 미국유학 할 때 비자가 문제가 돼서 못 가는 애들은 봤는데 나 같은 경우는 드물다”라면서 “학교에서 이번 해 에는 미국유학 자체를 자제시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유학생들의 어려움은 한인사회 경제에도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유학생들의 소비가 줄면서 가장 먼저 유학생이 주 고객인 한인 업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브루클라인(Brookline, MA)소재 농장식품은 지난 주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 미국의 경제상황이 나빠진데다, 학생들 발걸음 마저 뚝 끊겼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업소들의 매출이 뚝 떨어졌다.

미국의 석학들이 미국 및 세계경제 상황을 예측하는 RGE Monitors는 미국경제의 하락세가 올해 말에 그 바닥을 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실업은 2010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계속되는 경제 악재 뉴스에도 불구하고 3월 둘째주 들어 미 증시가 일주일 내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증권시장은 경제 회복 6개월 전부터 상승하기 시작한다고 과거 통계를 통해 밝히고 있다. 비록 그 시간은 달라도 적어도 이 경기침체의 끝이 서서히 우리의 가시권으로 다가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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