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눈물
보스톤코리아  2008-11-04, 17:43:39 
마지막 날 유세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오바마 후보. 이날 오바마 후보는 유세일정을 접고 하와이를 향했다.
마지막 날 유세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오바마 후보. 이날 오바마 후보는 유세일정을 접고 하와이를 향했다.
버락 오바마가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3일 저녁(이하 미국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두고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유세를 진행하던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이날 노환으로 타계한 외할머니 매들린 던햄(86)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뺨위로 흘러내린 눈물을 훔쳤다.

그는 "신문에 이름이 나오지는 않지만 매일 일상 속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할머니는 그런 미국의 조용한 영웅들 가운데 한명이었다"고 말하던 중 감정이 북받쳐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그는 "할머니와 같은 그런 사람들이 지켜온 미국의 가치를 향해 우리나라가 변화될 순간이 다가왔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오바마는 과거 공화당 우세지역으로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마지막 날 유세를 앞두고 외할머니의 비보를 접했지만, 선거운동 현장에서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좌진은 전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성장기까지 자신을 가장 가까이에서 돌봐주던 외할머니의 죽음은 그의 막판 득표활동 발걸음을 무겁게 했고, 결국 이날 저녁 샬럿으로 이동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샬럿 유세현장에서 오바마를 지켜보던 케냐 출신의 넬리 와비냐(40)씨는 "그는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외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모든 미국인들을 위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오바마는 외할머니 은총에 힘입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한편,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이날 오바마의 외할머니의 타계 소식을 접한 뒤, 부인 신디와 공동 성명을 통해 "우리는 오바마와 그의 가족들에게 그들이 사랑하는 할머니를 잃은 슬픔만큼이나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 잇따른 비보, 어떤 영향줄까= 오바마 진영에는 이날 또다른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오바마의 최측근으로 네바다주 유세책임자를 맡아온 테렌스 톨버트(44)가 전날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톨버트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의 고위 보좌관 출신으로 오바마를 돕기 위해 뉴욕 올버니 공립학교의 최고 로비스트직을 사임하는 등 아낌없는 지원을 해 온 인물이다.

이어진 비보가 오바마에게는 개인적인 슬픔이 아닐 수 없지만, 선거에 미칠 영향만을 생각한다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오바마가 바쁜 선거일정 속에서도 임종을 놓칠 것을 우려해 사상 초유의 '선거운동 전면 중단' 결정을 내린 뒤 외할머니가 있는 하와이를 찾아 손자로서의 예를 갖춘 것이 유권자에게 감동을 줬기 때문이다.

◆ "'제2의 고어' 되지 말자"= 3일 현재 오바마는 모든 전국지지도 조사에서 매케인에 앞서고 있다.

그러나 일부 막판 여론조사는 매케인이 격전지인 버지니아와 플로리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오바마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이에 따라 매케인이 이들 주에서 극적 역전에 성공하고 부동층 유권자가 대거 매케인 지지로 돌아설 경우 자칫 2000년 대선과 같은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득표에서 공화당 조지 부시 후보를 앞서고도 선거인단수에서 밀려 패한 앨 고어 후보의 전례를 경계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대선전 이후 대중 앞에서 처음 눈물을 보인 오바마가 다시한번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을지는 이제 불과 몇시간 내에 판가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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