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대입 어퍼머티브액션 폐지 심리… 진정한 패자는 아시안?
어퍼머티브액션에 대한 전체적 조망과 고민이 필요할 때
보스톤코리아  2022-11-03, 17:39:20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50여년간 미국 교육 이념을 지배하던 어퍼머티브액션(Affirmative Action)이 시험대에 놓였다. 보수가 절대우위를 차지하는 미국 대법원은 10월 31일부터 어퍼머티브액션에 대한 심리를 시작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심리 후 판결은 전국적인 대학 입시에서의 어퍼머티브액션 폐지로 굳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동안 대법원은 미국민들의 지속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판결을 뒤집는 보수적인 판결을 서슴지 않아왔다. 지난 6월 대법원은 로대웨이드 판결을 뒤집고 낙태가 헌법적인 권리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이로 인해 거대한 미국민들의 분노를 사게 됐다. 

그러나 대입에서 어퍼머티브액션 폐지는 낙태와 달리 전반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퓨리처치의 조사결과 미국인의 4분의 3은 피부와 인종이 대입의 고려요소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민권운동(Civil Right)의 핵심이 피부와 인종을 통한 차별의 철폐이므로 얼핏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 반세기동안 대학들은 어퍼머티브액션이 미국사회와 대학의 사명에 핵심적인 것이라 주장해왔다. 대입 심사에서 인종을 고려해 유색인종을 우대하는 이 정책이 캠퍼스의 다양화를 낳으며 이는 곧 미국을 관용적이고 균등한 단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길이라고 대학들은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퍼머티브액션 폐지는 주로 명문대의 입시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아이비리그, 리버럴아츠 칼리지, 명문 주립대 등 지원자는 많고 합격자들은 적은 곳들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런 명문대에 다니지 않는다. 엔젤 페레즈 미대입상담협회 대표는 대부분의학생들은 간단한 입학조건과 높은 합격율을 보장하는 대학에 다니며 “결코 사회적으로 가공된 대학”에 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같은 폐지에도 불구하고 일반 대학은 결코 인종적 다양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유명대학에서는 단기적으로 흑인, 히스패닉 그리고 미국 원주민들의 입학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특히 하버드의 경우 학부 입학생 중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의 수는 7천명이었지만 향후 4년내 최대 1천명까지 떨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은 하버드와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입시를 심리하지만 결국의 하버드 대학의 입시가 주요 논쟁거리다. 어퍼머티브액션의 폐지로 인해 누가 이득을 얻는가? 누가 잃게 되나 그리고 이런 대입이 공정한 것인가 하는 논쟁을 낳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어퍼머티브 액션 논쟁은 얼핏 입시에서 인종과 피부 고려 폐지 여부로 보이겠지만 더 구체적으로는 하버드의 아시안어메리칸 차별이란 문제로 두드러지고 있다. 추후 이 문제는 좀더 살펴보자.

어퍼머티브액션 찬성 측은 이로 인해 모든 인종의 학생 들이 다양하고 풍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받게 된다고 주장한다. 

일부에서는 대학입시의 가장 문제적인 관행은 뒤로 두고 어퍼머티브액션에 과도한 논점이 집중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텁스대학 사회학자 나타샤 워리쿠는 실제적으로 레거시 입학(부모가 동문이거나 대학에 기부한 자녀 특혜), 운동선수 입학, 지역적인 다양성 고려 등이 훨씬 대입에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어퍼머티브액션 반대론자들은 다양성의 논리는 잘해야 과장된 것이라 주장한다. 인종의 다양성은 한 주장일 뿐 증명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한 자유주의 법학자 일리아 소민(Ilya Somin)이 적은 것처럼 기껏해야 “조잡한 인종적 스테레오타입핑”을 가리는 얇은 덮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인종보다 훨씬 시험점수가 높은 아시안어메리칸들의 경우 훨씬 더 낮은 수의 입학만 허용된다고 주장한다. 하버드는 법정에서 어떤 종류의 인종적인 입학 쿼터를 유지한 경우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리아 소민은 “대학들은 아시안을 혐오해서나 이들이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원치 않아서라기 보다는 너무 많은 아시안들이 대학에 입학하고 다른 인종은 너무 적게 될 것이라는 단순한 우려”라고 지적한다. 

이번 하버드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원고인 공정입학을위한학생그룹(Students for Fair Admissions)은 아시안어메리칸 지원자들에게는 높은 점수를 요구하고 “개인 평가”라는 주관적인 평가항목을 적용해 지원자의 친절함, 용기, 그리고 “긍정적인 인성”을 평가했으며 이것이 감점의 요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하버드는 법정에서 아시안 지원자들에게 주어졌던 “감점’’은 사회경제적상태, 의도한 경력 등 인종과 상관성이 있는 기능적인 요소에 기인한 것이며 결코 인종 자체가 아니라고 주장 했었다. 하버드를 대리한 변호사는 “하버드가 의도적으로 아시안어메리칸들을 차별했다고 결론지을만한 합리적인 사실증거는 없다”고 주장한다. 

보스톤 연방지법 앨리슨 버로우 판사는 “부적절한 차별을 밝혀낼 수 있는 신뢰할만한 증거가 없다”며 하버드의 손을 들어줬다. 

거슨 하버드 법대 교수는 대법원이 어퍼머티브액션 폐지 판결을 내리기 위해 하급 법원이 잘못됐다는 것을 발견할 필요없이 과거 그러터(Grutter) 판결하에서 어떤 종류의 인종적 고려 입학정책이 위법이라는 점만 증명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인 질문은 그러터 판결을 뒤집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하는 것이며 입학에서 어떻게든 인종요소를 고려하는 것이 위법이라고 선언하면 된다”고 대법원의 판결이 어렵지 않다는 점을 말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공정입학을위한학생그룹은 어퍼머티브액션이 14차수정헌법 균등한 보호 조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텁스대학의 워리쿠 교수는 블럼이 이끄는 SFFA의 시민인권주장이 아이러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인권법안은 흑인들을 인종차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법안이 흑인들의 대학 입학 기회를 늘리기 위한 정책을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퍼머티브액션은 명문대들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1960년 이후 어퍼머티브액션은 미국내 캠퍼스의 얼굴을 바꿨다. 과거 명문대는 미국의 인종을 반영해 백인이 배타적 다수를 차지했었다. 현재 하버드 신입생 학년을 보면 흑인이 16%(미국인종의14%), 히스패닉 13%(미국내 19%), 백인이 40%(미국내 59%) 그리고 아시안이 28%(미국내 6%)로 구성되어 있다. 

하버드 학생회회장인 노아 해리스는 대학의 다양성은 일종의 계시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가장 가난한 주이며 대부분이 백인 또는 흑인”인 미시시피 출신은 그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배경의 학생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아마 삶의 마지막까지 거의 이들을 만나지 못했을 것”라는 것이다.

어퍼머티브 액션이 금지되면 어떻게 되나?
1998년 캘리포니아가 어퍼머티브액션을 금지하면서 대부분의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은 이전이라면 들어갔을 수 있었던 명문대가 아닌 일반대에 들어가게 됐다는 것이 예일 경제학자 잭커리 블리머 교수의 연구다. 

캘리포니아의 유명 최고대학의 흑인 및 히스패닉 학생은 적어졌으며 대신 지역 공립대학이나 커뮤니티칼리지에 쏟아져 들었다. 그 결과로 히스패닉 고교졸업생 중 캘리포니아 대학에 지원했던 학생들은 어퍼머티브액션 금지 이전에 지원했던 학생들에 비해 소득이 5% 떨어졌다. 

어퍼머티브 액션이 위헌이 되면 다음 조치는?
이번 판결은 내년 정도에 최종적으로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그러터 판결을 뒤집는다 해도 대학은 이미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다. 어퍼머티브 액션이 금지된 주에서는 두가지 전략이 대두됐다. 

텍사스에서는 1996년 어퍼머티브액션을 연방법원이 금지한 후 텍사스주는 고등학교 상위 10% 졸업생들은 텍사스 주립대 어느 캠퍼스에든 합격을 보장했었다. 

또 다른 접근 방법으로 지역사회의 인구구성데이터를 이용해 블랙과 히스패닉 인구가 높은 지역구의 우편번호의 학생들의 입학허용을 늘리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어떤 대학도 이러한 입학 시스템 운영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경우는 없었다. 


공정입학을위한학생그룹(Students for Fair Admissions)의 진정한 의도는?
백인 보수단체인 SFFA는 하버드 입학에서 아시안들이 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요청하지 않은 싸움을 아시안을 대신해 싸워주고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다. 

SFFA가 목표하는 진정한 의도는 어퍼머티브액션의 철폐다. 즉 대입정책에서 인종적 요소를 완전히 제거(color blind)함으로써 백인 학생들의 입학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이 소송에서 난데없이 아시안이 불려나가 그 목표의 수단으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10월 31일 오전 10시에 UNC 소송과 관련해 연방대법원에서 변론했던 데이비드 히노호사 변호사는 소수민족언론서비스(EMS)가 앞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은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역사를 완전히 백인의 것으로 만들고, 과거에 누렸던 특권을 오늘날 다시 되살리려 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물론 아시안들은 더 높은 점수를 받아야만 입학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전체 인구의 7%인 아시안학생들이 하버드 입학비율에서는 24%를 차지하고 있다. 백인은 전체 인구의 59%이지만 40% 정도다. 

실제로 백인의 입학비율은 훨씬 더 낮아야 하지만 레거시(Legacy+) 우대정책으로 더 많은 학생들이 입학했다. SFFA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6년간 43%의 백인학생들이 래거시 입학으로 합격했다. 이들 중에 레거시 점수 플러스가 없었다만 25%만 합격이 가능했다. 이는 1,600여 백인 학생들이 성적이 열등함에도 우대로 입학했다는 의미다.. 백인 학생들은 어퍼머티브 액션 대신 레거시라는 이름의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번 소송이 어퍼머티브 폐지로 결론날 경우 아시안은 의도 여부와 관계없이 흑인과 라티노계의 원망을 사게 될 것이 분명하다. 과거 LA 폭동 당시 흑인을 폭행해서 죽인 것은 백인 경찰이었지만 흑인의 분노는 한인들에게 쏟아졌다. 

전체적으로 조망하면 어퍼머티브액션은 미국사회의 균형을 위해 필요한 요소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아시안들은 어퍼머티브액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이것이 폐지되어도 레거시 및 체육 특례 입학이 있는 한 아시안들에게 크게 유리해지지도 않는다. 보수 우위 대법원의 판결은 아시안의 여론으로 좌지우지 할 수는 없다. 다만 SFFA의 주장에 부화뇌동할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SFFA 측에 증인으로 나선 아시안 학생은 단 한 명도 없다. 그 반대편의 증인으로 선 하버드생 샐리 첸은 “영어가 서툰 노동계급 이민자의 딸로 태어나 하버드대의 인종을 고려한 입시정책이 없었다면 자신은 하버드의 교육 혜택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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