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금융위기 후 첫 1,380원 돌파 1,450원 가능성도
장중 1,388.4원까지 치솟아…장중 연고점 6거래일째 경신
당국 외환시장운영협의회 개최에 부총리·한은 구두 개입…상승세 주춤
유로·위안 약세, 쌍둥이 적자 우려 등 강달러 지속…환율 하락 요인 찾을 수 없다
보스톤코리아  2022-09-07, 19:19:23 
혼돈의 금융시장...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80원을 돌파한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혼돈의 금융시장...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80원을 돌파한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7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13년 5개월 만에 1,380원대를 뚫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2.5원 오른 달러당 1,384.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이 열린 뒤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1,380원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계속 올라 오후 한때 1,388.4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1,380원을 넘은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4월 1일(고가 기준 1,392.0원) 이후 13년 5개월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30일(1,391.5원),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같은 해 4월 1일(1,392.0원) 이후 가장 높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1일부터 6거래일째 장중 연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1,390원선까지 위협하던 환율은 점심 무렵 외환당국이 시장 점검을 위해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 회의를 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급등세가 다소 진정됐다.

또 점심시간 직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렇게 환율이 오르고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은 경제와 금융시장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의 쏠림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필요하면 안정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점도 환율 상승을 어느 정도 제어한 것으로 보인다.

장 마감 직전에는 한국은행이 "최근 원화 약세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비해 빠른 측면이 있다"면서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이날 당국의 구두 개입성 발언으로 딜러들이 일부 영향을 받은 데다 비슷한 시점에 글로벌 달러 강세도 주춤했다"면서 "현재 환율 상승세는 심리적인 요인에 주로 기인하고 있어, 국내와 주요국의 정책 대응이 시장의 우려를 덜어주는 쪽으로 진행되면 어느 정도 꺾일 수 있다"라고 봤다.

당국의 구두 개입성 발언으로 시장 열기가 다소 가라앉긴 했지만, 원화 가치는 강달러 재료로 둘러싸여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중국 위안화와 유럽연합(EU)의 유로화 약세가 달러를 밀어 올리는 데다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었다는 지표까지 발표되면서 현재 원화 가치는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달러당 위안화는 6.9799위안, 달러당 유로화는 1.0129유로까지 올라섰다. 이들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가 올라갔다는 뜻이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10.691선까지 치솟아, 2002년 6월 18일(111.280) 이후 2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액이 1년 전보다 66억2천만달러 감소했다고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점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상품수지는 약 11억8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며 2012년 4월 이후 약 10년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 8월 경상수지의 적자 전환 가능성도 나온다.

재정수지가 적자인 가운데 경상수지까지 적자가 되며 '쌍둥이 적자'(재정수지와 경상수지 모두 적자)가 발생해 한국 경제의 신인도가 낮아지고 이는 원화에 대한 기피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환율이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의 하락세가 예상보다 완만하고 기대인플레이션도 크게 낮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 원/달러 환율의 1,450원 가능성도 열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며칠 간의 추이를 보면 환율의 하락 요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추석을 앞두고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지만, 수입업체의 결제(달러 매수) 수요도 만만치 않다"면서 "당분간 환율 상승 흐름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오후 3시 3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61.48원이다.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973.33원)에서 11.85원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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