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생활은 제 인생 가장 큰 경험이에요
보스톤코리아  2016-03-03, 23:43:33 
아이섹을 통해 하버드대학 '국제 빅 데이터 프로젝트'의 인턴활동에 참가하고 있는 금혜원 씨
아이섹을 통해 하버드대학 '국제 빅 데이터 프로젝트'의 인턴활동에 참가하고 있는 금혜원 씨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김시훈 기자  = 인턴으로 일한지 한 달째, 금혜원씨는 하버드에서 세번 놀랐다. 한국에서는 다시는 안 볼 각오로 임해야 하는 토론. 하지만 하버드에서의 그것은 매일이 일상이고, 끝나면 무슨 일 있었냐는 듯 같이 밥 먹고 술을 마시는 관계에 그 첫 번째다. 한국에서는 그림자도 밟아서도 안 될 것 같은 교수. 그것도 하버드 대학의 교수는 훨씬 권위적이고 보수적일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교수는 그의 토론 상대였고 좋은 아이디어의 개방적이라는 것에 놀라움이었다. 보스톤에서의 꿈만 같았던 첫날. 운영진의 실수로 여자들만 사는 방에 남성이 한 명 끼어있고, 그 남성이 게이였다. 그렇지만, 그도 나와 똑같이 사람을 사랑하고, 나와 같은 꿈을 꾸고 나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20대 청년이라는 것에 세 번째로 놀랐다. 

금씨의 세 번의 도전
금 씨의 인턴생활의 시작은 생각했던 것처럼 순탄치만은 않았다. 첫 번째로 지원한 캐나다의 한 제약회사에서는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인하여 내정되었던 인턴직이 소멸되는 불운을 겪었다. 금 씨의 노어노문학과 전공을 살려 도전했던 우크라이나로의 2번째 도전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중간에 연락이 끊겨버렸다. 

금 씨의 마지막 도전은 하버드 대학교의 인턴직이었다. 그러나 전공과의 연관성이 적다는 이유로 예비 후보로 밀렸다. 자신의 불운을 한탄하던 금 씨가 조용히 취업 준비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쯤 어느날 갑자기 낭보가 날아왔다. 한국에서 참여하기로 했던 학생이 갑자기 참가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 덕분에 예비 후보였던 금씨는 한국에서 선발되는 2명의 인턴직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금 씨가 미국에 오기 전까지 해외 경험이 전무했다. 그는 한국에서 아이섹(AIESEC)이라는 단체의 고려대 지부장을 역임하였고, 하버드에 온 경로도 아이섹을 통했다고 밝혔다. 아이섹은 해당 국가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타국의 학생들이 개발된 인턴십 프로그램이나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연결 해 전 세계로 진출할 수 있게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이다. 이 단체에 소속된 학생들은 자신의 지역 내에서 활동하는 기업과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여, 해외에 있는 학생들에게 인턴업무와 봉사활동을 연결 해 주고 있다.

새로웠던 하버드에서의 경험 3가지 – 토론문화, 사제관계, 성소수자
금 씨는 NBER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의 수장인 리처드 프리먼(Richard B. Freeman)박사의 ‘국제 빅 데이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각 국의 경제 정책에 따른 경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파편화 된 데이터를 하나로 모으는 작업이다. 인턴업무에는 금 씨와 함께 일하는 한국인 김지은 씨를 포함하여 러시아, 브라질, 영국, 인도, 호주 출신 1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국에서 지내다 보니 언어적 문제도 물론 있지만 친화력으로 잘 극복하고 있다는 금 씨는 하버드에서의 가장 큰 경험으로 토론 문화를 꼽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토론을 할 때 싸우다시피 하잖아요. 나와 의견이 다르면 적(敵)이라는 생각이죠. 여기서도 물론 자기주장은 다들 강해요. 하지만 여기서는 토론이 하나의 문화이고, 서로가 서로에게 악의가 없다는 걸 알고 상대에 대한 존중은 끝까지 지키기 때문에 뒤끝이 없죠. 토론이 논리적으로 진행이 되니까 상대측 의견으로 부터 배울 점도 많고요.”

이 프로젝트에서 유일한 인문학 전공자인 금 씨가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교육학. 그는 한국의 경제발전은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높은 교육열에 기초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금 씨는 프리먼 교수에게 한국의 경제 발전 주제의 연구를 교육학으로 할 것을 제안했다. “하버드대학은 세계에서 제일 손꼽히는 대학이잖아요. 그리고 그곳의 교수님이라 더 보수적이실 줄 알았어요. 그런데 교수님이 너무 흔쾌히 받아주시는 거예요. 교수와 학생간의 관계가 수직적이지 않고 수평적인 것이 신선했어요. 프로젝트를 진행 하면서도 학생이 의견을 내면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학생에게 그것에 대해 꾸준히 질문을 하면서 학생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끄집어내려는 교수님들의 태도가 한국과는 많이 다른 점이었어요.” 

금 씨가 하버드에서 경험한 세 번째는 성소수자였다. 한국에서도 성소수자가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었지만, 학내에서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거니와, 커밍아웃을 하는 친구는 흔치 않지 않기 때문이다. “보스톤에 온 첫날 숙소배정에 문제가 있었어요. 여자 4인실에 남자 한명이 배정 된 거예요. 이에 항의를 했는데, 이름이 여자 같아서 여자인 줄 알았다고 변명을 하는데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그 때, 그 친구가 자신이 게이라고 하면서 갑자기 커밍아웃을 했어요. 남자 둘이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사람이 자기 남자친구라며 안심해도 된다고”. 어색할 줄 알았던 게이 친구는 연애에 대한 대상만 다를 뿐 너무도 꿈과 미래, 가치관이 금 씨와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20대의 청년이었다. 금 씨의 보스톤 생활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는 게이친구. 만약 금 씨가 하버드에 오지 못했다면 성소수자들의 경험을 들어보는 기회는 아마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금 씨의 하버드 생활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Gretta’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금 씨의 브런치 계정에서(https://brunch.co.kr/@hyewonable)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이섹이란
아이섹은 1948년 설립되어, 2016년 현재, 전세계 126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다. 아이섹이 설립 된 계기는 제 2차 세계대전이었다. 1944년, 유럽의 각국에서 스웨덴으로 모인 대학생들은 두 번의 참혹한 세계대전이 일어난 배경에는 다른 나라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세계 평화를 위해 국제정세에 밝은 미래의 리더를 키운다는 목적으로 1948년에 설립되어 지금까지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패트리어츠 – 브래디, 2년 계약 연장 2016.03.07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정성일 기자 =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쿼터백 탐 브래디가 기존 계약을 2년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브래디는 미디어에서 40대까지 현..
창조경제 대표선수들 매스챌린지 정조준한다 2016.03.03
한국 25개 창업팀 보스톤에서 현지 워크샵 워싱턴 글로벌혁신센터(KIC) 워싱턴센터 주관 “창업팀의 양과 질적 향상은 창조경제가 성장한 것”
뉴잉글랜드지역 대표들 모여 보스톤총영사관서 3.1절 기념식 2016.03.03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편집부 = 주보스톤총영사관은 29일 월요일 뉴튼 소재 영사관에서 뉴잉글랜드 지역 통합 3.1절 기념식을 가졌다. 과거 총영사관..
하버드 생활은 제 인생 가장 큰 경험이에요 2016.03.03
국제 인턴, 봉사활동 지원 단체 아이섹 인터뷰
서브웨이, 풋롱 샌드위치 길이 보장한다 2016.03.03
지난 2013년 페이스북 사진으로 논란 시작 풋롱 샌드위치가 짧다며 소비자들이 소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