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의 계절
보스톤코리아  2023-06-12, 10:36:54 
“무슨 좋은 일이 생겼나/얼굴 들고 모두/ 환하게 웃고 있네.”

풀밭에 무리지어 노랗게 피어있는 민들레를 보고 어느 시인이 쓴 동요의 한구절입니다. 한국의 대표 아동문학가 강소천 선생님도 “길가에 민들레는 노랑저고리 첫돌맞이 우리 아기도 노랑저고리 민들레야 방실방실 웃어보아라 아가야 방실방실 웃어보아라”라고 노래하였습니다. 

오늘은 그 민들레가 지천으로 핀 계절에 걸맞는 이야기 하나 들려 드리려고 합니다. 

“옛날 아주 먼 옛날에 한 임금님이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 임금님은 불행하게도 일생에 단 한번만 명령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 났다고 합니다. 임금이면서도 신하들에게나 백성들에게 심지어는 가족들에게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말할 수 없는 처지가 너무 답답하여 봄바람부는 어느날 임그님은 궁궐밖 세상으로 나가 보았습니다. 

아무런 지위나 권력도 없이 평범한 백성들도 자기가 원하는 것을 친구나 가족들에게 말하며 자유롭게 사는 모습에 한나릥 임금인 자신은 단 한번밖에 명령할 수 없는 운명을 주ㅜ신 신이 너누 원망스럽고 화가 났습니다. 

밤늦게 궁궐로 돌아온 임금님은 그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을 어쩌지 못하여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웟습니다. 하늘에는 뭇한 별들조차 자신의 처지를 비웃는 것 같아 ㅇ더욱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별들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너희 별들은 모두 땅으로 떨어져 버려라!” 그러나 이를 어찌하겠습니까? 그것은 임금님 생애 단 한 번의 명령이 되어 별들은 그 즉시 땅으로 떨어져 노란 민들레가 되었다고 합니다. 

인류 역사의 어느 민족에게나 나름대로의 전설이 전해 내려오기 마련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신이 주신 명려이나 사명은 지엄하여 어떠한 경우에서라도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기독교 사상이 팽배한 이 시대를 사은 누리에게도 새겨볼만한 전설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영어로 Dandelion이라고 하는 민들레는 국화과 다년생으로 겨울에 줄기는 죽지만 이듬해 다시 살아나는 강력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 마치 밟혀도 다시 꿋꿋하게 일어나는 민초(民草)로 비유되기도 합니다 .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 분포되어 있는 토종 민들레는 흰색꽃을 피우지만 우리가 요즈음 주변에서 흔히 보는 노란 민들레는 유럽이 원산지인 서양 민들레로서 그 생태나 효능은 비슷하다고 합니다. 

한방에서는 해열, 소염, 이노제로 쓰이기도 하나 특별히 뿌리나 줄기에서 나오는 하얀 즙의 쓴맛은 고미건위(古味健胃)라고 하여 위장이나 간, 변비의 치료제로 높이 평가받기도 하며, 세계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당뇨병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여 민들레를 캐러다니는 사람들이 흔히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겨울이면 염화칼숨을 살포하는 길가나 노약을 많이 뿌리는 과수원 줌변에서 채취하는 일을 삼가하여야 할 것입니다. 

미국의 그로서리에서는 온실에서 재배한 것 같은 Dandelion잎을 판매하는 것을 볼수 있는데 샐러드나 수프의 재로로 이용한다고 합니다. 

화ㅈ창한 봄날을 택하여 햇변에너지 잔뜩 받은 민들레를 캐어 잎이나 꽅대는 살짝데쳐 고추장 양념하여 나물로 먹고, 꼿송이로는 술을 담그기도 합니다. 적당히 숙성된 민들레 술잔에 갓피어난 노란 민들레 한송이 띄우면 그 쌉살한 맛과 운치가 일품입니다. 

앞에서 소개하였듯이 민들레가 글의 소재가 된다는 이유로 우리 한국과 달리 잔디밭 가꾸는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민들레에게 강력한 제초제를 뿌리는 미국에 살면서 문화의 차이를 실감하면서도 “감사하는 마음”이란 꽃말이 전해지는 민들레에 대한 성경적 전설 하나 더 알려드리겠습니다. 

“노아의 말대로 땅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노아의 권고를 듣지않은 사람들은 후회를 하였으나 때는 늦었지요. 모든 생명들은 물이 목까지 차올라 곧 죽게 되었습니다.. 작은 꽃들도 아우성을 쳤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굳게 밎는 민들레는 조용히 기도로 애원하였습니다. 

“하나님 저를 살려주십시오” 땅의 가장 낮은 자리에 잇는 민들레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는
잠시 비를 멈추시고 바람을 불어 민들레 씨를 노아의 방주위에 살짝 올려 놓으셨습니다. 마침내 비가 그치고 햇빛이 비쳤습니다. 다시 바람을 일으키신 하나님께서는 민들레씨를 양지 바른 곳으로 보내 싹이 트게 도와주셨습니다. 

그리하여 해마다 민들레는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하여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피어난다고 합니다. 이것역시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보잘것없는 이들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을 되새기게 하는 이야기지요. 

전 문화체육부장관이었던 도종환 시인은 “민들레는 더국 말없이/ 더욱 진지하게/ 낮은 곳을 찾아서/ 뿌리를 내립니다.”라고 민들레의 겸손을 노래합니다. 

민/민들레 꽃처럼
유/유난히 빛나지는 않아도 
선 / 선하고 고운 마음으로 
회/ 회장의 임무를 다하던 모습 
장 / 장하고 장하여라 

보스톤한미노인회 회장 임기를 끝내는 나에게 보내주신 박필수 시인의 과분한 인사에 저 역시 “감사한 마음”을 전하여 드린 것이2010년이었는데 어느새 세월이 흘러 2023년 봄, 하루가 다르게 변화가 빠른 세상임에도 여전히 지천으로 핀 민들레를 보며 “민들레의 강인함으로/ 민들레의 소박함으로/ 그리고 민들레의 겸손함으로 살아가리라”는 각오를 하며 또 하나의 “민들레 계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보았지만 번번히 실패, 아마 이곳 토지이 맞지않나 보다는 생각으로 창가에 앉아 한탄만 하고 있는 동안 마당 한구석에서 조용히 알밤을 키우신 하나님 - 참 좋으신 하나님께 감사가 넘치는 참으로 아름다운 계절 2022년 가을이었습니다.

글: 민유선 전 노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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